recreation
여가생활

 

 

 

작성자 박기성
작성일 2003-07-27 (일)
ㆍ추천: 0  ㆍ조회: 2356   
아들과 함께 하는 동해안 물금 따라 걷기
전제: 늦장가를 들어 외아들이 초등학교 2학년이다. 일곱 살 위의 누님도 처지가 같아 5학년짜리 조카도 있다.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서 화단농사(화단에 야채를 가꾸는 짓)를 지으며 사는데 이들과 조카를 5월부터 교환학습시켰다.

19일은 초등학교 방학날이었다. 주의력과 교치성이 부족하고 표준 체중을 10킬로그램이나 초과하는 조카를 석 달 동안 데리고있었지만 별로 나아진 바가 없었다. 그렇다고... 방학이 되었다고 그냥 서울의 저희 집으로 보내기가 뭐해 궁리해 낸게 "동해안 물금 따라 걷기"였다.
통일전망대에서 강릉까지 하루에 20킬로미터씩 걷기로 했다. 10년 전에 혼자 해본 '한국식 백패킹'이다. 쇠뿔은 단 김에 빼랬다고 20일 오후 여섯 시에 바로 출발했다. 고물카에 조카와 아들과 여편을 싣고.
화진포해수욕장에서 첫 밤을 맞았다. 김일성과 이승만의 별장이 있는, 클럽 메드에 빌려줘도 손색이 없는 절대미의 자연이다. 올 초에 (군의관으로 있는 조카의 예약으로) 바닷가 송림 속에 있는 군인 콘도에서 꿈에도 그리던 1박을 해봤는데 대통령 팔자가 부럽지 않았다.
다음날 통일전망대까지 8킬로미터를 왕복했다. 두 소년은 다리가 다리가 아프다느니, (우리 아들놈은) 업어 달래느니... 첫 날의 예상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끝내 목표를 달성하고는 저의기 보람을 느끼는 듯했다.
22일에는 종일 비가 내렸다. 그래 '물금 따라 걷기'를 포기하고 동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송지호반의 왕곡마을을 찾아갔다. 한국산악회 회원으로 허영호의 첫 8000미터 마칼루와 첫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대장을 맡았던 분이 은퇴해 살고있는 고향이다.
그분, 함탁영씨는 서울로 출타 중이었다. 그래서 대한산악연맹 청소년분과위원장 정계조형에게 전화를 걸었다. 정씨는 주문진 근처의 향호 호반에서 사슴농장을 한다.
이분도 서울에 계셨다. 그럼에도 비어있는 사슴농장 위치를 자세히 알려주며 얼마든지 묵으라고 하셨다. 우리는 너와집 구조의 넓은 농가 부엌에서 밥과 술을 먹으며 아궁이의 군불을 즐겼다.
23일에는 향호리에서 북쪽으로 10킬로미터쯤 떨어진 동산해수욕장까지 걸어갔다. 아침은 콘프레이크로 때우고 점심은 든든하게 해먹였다. 그리고 한낮 땡볕 아래 모래밭에서 세 시간을 놀게했다. 이날 지나간 해수욕장은 여덟. 한 달만에 유럽 몇십 개 나라를 여행했다는 건 자랑이 못 되지만 일 주일에 해수욕장 몇 십개를 다녀왔다는 건 아무리 드러내도 지나치지 않다.
다음날은 남쪽 연곡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이제 아이들 다리 아프다는 소리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목표를 4킬로미터 남겨놓고 발이 묶였다. 연곡면 영진리 바닷가. 파도가 심해 떠밀려온 다시마를 건진다고 온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있었던 것이다.
노호하는 바닷가의 다시마 줍기, 이거 정말 해볼 만하다. 여자들이야 당연히 좋아하겠지만 남자도 한 번 해보면 빠져나올 수가 없다. 써는 파도의 물금을 쫓아가 가마우지처럼 목표를 낚아채는 묘미가 꼭 사냥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아이들까지도, 백사장을 핥으며 물러가는 물끝에서 다시마를 건질 수 있기에 온가족이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마지막날은 연곡해수욕장에서 경포대까지였다. 그 대미에서 우리는 서울 사람들을 기다렸다. 여편(영화감독 이미례)과 친한 배우들 셋이 찾아오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가랑비 날리는 해수욕장에서 술 마시다 축구하다, 축구하다 배구하다 향호 가의 너와집으로 돌아갔다.
홍천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아들과 물금 따라 걷기를 다시 하기로 약속했다. 포항에서 통일전망대까지 보름 동안 국토 순례를 하고 그걸 책으로 펴내기로 했다. '아빠와 함께 하는 동해안 물금 따라 걷기'라는 제목으로.

PS 1. 종필이 오랜만이다.
    2. 김정호 연대장 글 한 번 올려라. 나 요즘 전략전술 지식이 필요한 글을 쓰는 중인데 한 번 만나고 싶다.


211.194.32.79 이강일: ㅂ학년 부터 3 학년 까지 줄곧 지겹게도 같은반 으로 있는 친구 , 불어
반 학생  박기성 이 아닌가 ?
눈이 크고 육사 합격한 김정호 와 친한것 같은걸 보면 그대의 박기성
이 맏구먼
반갑네  친구 !  
김정호 는 어디서 연대장 하고 있다는가 ?
홍천 이야기 잘 보았네
내가 한때 강원도경에  근무 를 하면서 홍천 옆에 있는 인제군 에서
좀 근무 를 했지  
사실 정년퇴임 하면 강원도 인제 에 있는 원통 부근에서 마지막 여생
을 보내고 싶을 정도로 좋은 곳이지 . 나도 강원도 인제의 추억이 많다

친구  기성이 !
좀 못난 이강일 이나 기억을 하고 있는지 궁금 하구먼
나는 출세도 못했으나 우리 연락이나 하고 지내세    -[07/27-19:40]-

219.249.247.83 이영목:  기성이 오랫만이다. 화진포,송지호 왕곡말,향호리,연곡... 정겨운 이
름들이다.80-83년 군생활했던 곳이지.고성,강릉,주문진,하조대,거진 우
아래로 john na ge 훑어 가며 32개월을 기었제. 향호리에선 빼당하면
서 주문진출신 방우를 갈궈 난생 첨으로 멸치회도 뺐어 묵어도 보고.
누구 '국난극복기장'이라고 기억나는지 몰라. 81년에  John 두환이 쿠
데타 성공기념으로 모든 군발이에게 나눠준 것인데 꼭 훈장 모냥이었
던 것으로 기억돼. 14개월만에 첫 휴가 나오 던 날 향호리 다리밑 바닷
속으로 그 쓰가발 놈의 물건을 던저 불고 소주병나발 불고 바락바락 악
쓰던 기억이 새롭다.다시마줍긴 조개파기에 비하면 조또 아니다. 81년
여름인가,  해수욕시켜준다는 미명 아래 사각빤쓰 바람으로 철조망 너
머 향호리 앞바다에서 조개파기 울력헌 걸 생각허먼 지금도 치가 떨린
다. 군대 식깡 두 개가 다 차도록 쇠스랑이로 긁고 맨 손인 놈들은 그
야말로 가마우지 모냥으로 깨구락지질을 해서 손꾸락으로 조갤 긁는
디, 서너 시간 그짓허고 나면 말그대로 이빨이 떨린다.다음날 포대장놈
은 그걸로 벼라별놈한테 짜웅허고...  부대똥푸기는 내가 자원한   -[07/27-22:11]-

219.249.247.83 이영목: 짤라져부네...
똥퍼서 향호리 철조망너머 모래파고 묻었다는 야그여.
야튼 건승허고, 이미례감독님 새 영화 찍으면 광고해라.
말 나온 김에, 호경아! 심수봉 가수님 신곡 나오먼 광고해라잉..  -[07/27-22:22]-

218.237.82.234 김태룡: 기성아, 강일아.
솔직히 말해 나는 느그들 잘 모른다.
그러지만 이글에 뒷소리를 붙일 인연의 끈이 있구나.
나는 우리 나이로 27살인 1982년 6월에 인제하고도 원통 안쪽의 서화리에
서 일빵빵으로 군생활을  2년간 남짓했다.
몸고생, 마음 고생을 좀 했지.
한 일년간은 GOP에 들어가 있었다.
6월 초쯤인가 어느날 사계청소를 한다고 하여 비무장지대 통문을 열고 들
어가 나무와 풀을 베어내는 작업을 했다. 그 때는 북으로 도주하는 우리
병사들이 하도 속을 썩여서 식별하기 편하게 빨간색 츄리닝을 입혀서 들
여 보냈다.
난 부식을 받으려고 지게를 지고 중대본부까지 5Km를 걸어 내려갔었다.
소대에 온 편지를 수령하려고 중대 내무반(행정실)에 들렀는데 거기 낯익
은 얼굴이 있었다. 조규용이가 의무대 대위 자격으로 병력들이 사계청소
하러 들어갔다가 지뢰를 밟는 일이 생길 것에 대비해서 지원나와 있었다.
3학년때 같은 반이었는데 워낙에 뜻밖의 만남인지라 우리는 별로 할말도
없었다.
규용이가 자기 수통을 내 것과 바꾸자고 했다.
거기에는 소주 3홉이 가득 들어 있었다.
나는 그 소주를 소중히 보듬고 들어와 우리 내무반 애들이랑  -[07/29-16:33]-

218.237.82.234 김태룡: 뒤에 써진 긴 글들이 짤라져 부러서 복기하는데 제대로 써질랑가?
     
     마치 꿀처럼 입술에 발랐다.
     규용아, 내 그 보답으로 멋지게 한번 대접하마.
     
     제대 말년에는 연대단위훈련인 RCT를 한계령의 지류인 북천과 진부령 일대에서 했었다.
     
     기성아, 네 글이 나를 땡기는구나.
     쉬는 시간에 고무공으로 하루할때면 날리던, 놀기 좋아하는 그 개성이 글속에 살아 있구나.
     
     반갑구나
       -[07/29-16:41]-

61.74.10.143 박기성: 강일이 자네 글을 읽고 누군지 한참 생각했네. 앨범을 찾아보먼 금방이
겄제만 그건 자네에 대한 도리가 아닐 것 같어서. 떠올르드라고. 그림
을 좋아했던 친구. 2학년때는 방과 후에 같이 미술실도 자주 갔었지.
학교 앞 소슬대문 있는 집에 살았고. 지금은 경찰에 몸담고있나 보지?
반갑네. 광주에 내려오면 들르라는 사람은 1개 분대쯤 되는디 뭐가 바
쁘다고 올 초에는 조카 결혼시에도 못갔지 않은가? 그쪽으로 내려갈 일
이 곧 생길 것 같으니 연락 한 번 하세. 전화번호 좀 올려놓게. 나는
011-9143-8848이시.   -[07/29-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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