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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다, 해병대 지원 포기다.
아들만 둘 뒀다. 애들이 초등학교 6학년무렵에 방학 때 해병대 캠프가 있다고 해서 지원을 했더니 의외로 경쟁이 치열해서 탈락했다. 큰 애는 대학을 마치고, 아마 장교로 군대를 갈 가게 될 것 같다. 외국에서 만 7년을 공부한 작은애는 금년 6월에 군입대를 하기로 했다. 나는 애들이 어렸을 적부터 군대는 꼭 해병대에 가야 한다고 주장을 해 왔다. 물론 "한번 해병을 영원한 해병"이라는 거지같은 구호를 좋아해서 그런 건 아니다. 2년간의 복무기간동안 기왕이면 극한 훈련을 받아야 하고, 군기가 칼같이 잡힌 속에서 군생활을 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론이었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우리 나이로 스물일곱에 인제군 원통면 서화리라는 전방에서 딱총수 생활을 했다. 교련받아서 6개월 먼저 제대한다고 그 흔한 중대본부 행정병 한번 못해 봤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해양대학교 입교훈련시 엄청나게 고생을 한 바 있고, 해양대학교 1학년 여름에는 경남 창원에 있는 해병훈련소에서 1달간 대단한 훈련도 받았다. 결론은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군대생활 빡세게 한 보람이 충분히 있더라." 마누라가 찬성할 리가 없었다. 애들도 대충 시큰 둥하게 듣는 것 같고. 밥상머리에서 몇번 주워 일러 보다가 지난해 가을에는 작은 애에게 A4지 네장의 편지를 써서 설득했다. "인생을 정면돌파하면서 살자. 그 요령을 군대에서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해병대에 가라." 마침내 작은 아들이 이번 달 4월 초에 해병대 원서를 접수시켰다. 그런데 일정이 꼬였다. 아들은 5월 6일날 대학 학사일정을 마치고 미국에서 귀국해야 하는데 4월 초에 지원한 병력의 면접과 신체검사 일정이 4월 20일 전후로 잡혀 있다. 고민 끝에 병무청 간부로 있는 병민이에게 "좀 도와주라."고 전화를 했다. 일단 지원서를 취소하고 5월에 다시 신청하면 어찌어찌 방법이 나올 수도 있겠단다. 윗몸 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를 열심히 하며 준비하라고 하데. 백령도 앞 군함 침몰 건이 발생하자 마누라가 "손 쓰지 말고 자연입대 시키자."고 나를 설득한다. 어쩔 수 없이 해병대에는 못가게 되었으니 육군 보내자는 거다. 나는 다시 작은 아들에게 편지를 써서 내 뜻을 초지일관할 참이었다. 그런데,그런데,..... 해군함 침몰 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며칠 전부터 이명박 정부가 북한과 한판 뜰 수도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심지어는 조중동 꼴통들이 백령도 인근의 해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해괴한 논지도 펼치고. 당연지사 북한군이 물러설 태세는 아니다. 그렇다면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5도가 국지전의 시발점이 될 조짐이 농후하단 얘기 아니가? 나는 해병대에 보낼 계획을 접을 수박에 없었다. 굳건한 몸과 마음을 기르면서 국방의 의무를 다하자는 기본 취지가 애들 불장난하는 곳에 탄알받이로 던져지는 꼴이 나게 생긴 것이다. 어젯 밤에 "이건 아니다."라고 최종적으로 맘을 바꿨다. 대신에 6월 21일 논산 입대후 육군 최정예 부대로 보내는 인사청탁을 좀 해 보려는데 이게 불법일까? 군대생활 2년 동안, 작은 아들의 몸과 마음이 훌쩍 자라나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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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軒
2010-04-24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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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감불선생이 입대하려 했다는 말인 줄 알고 깜짝 놀랐네. 일단 아직 나이가 있으니 늦둥이 딸을 하나 시도해 보길 권하네. ㅎㅎㅎ. 아마 절세 미인 딸을 얻지 않겠나. 내외간에 인물이 출중하니. 참고로 육군과학화전투훈련단이라고 있네. 일명 전갈부대라고... 일년 내내 쌈 좀 잘한다는 공수부대, 해병대, 특전부대, 등을 불러 실전 훈련을 하는데 인민군 역할을 하는 부대지. 대한민국 최강이라네. 1년에 50주를 훈련으로 보내는데, 아이들 소문으로는 거기서 2년 있다 나오면 람보가 된다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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