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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빈이 지원금 현황
수만이가 1주일에 한번씩 통장 잔액을 전화로 통보해 오더니 이제 이메일로 보낸다고 했다. 메일을 열어본 나는 목이 메었다. 거기에 친구들이 안타깝고 정성스런 마음을 열어 정빈이를 살펴 주자고 한 성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 지난 금요일날 저녁에 정빈이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저씨, 저 정빈인데요..." "잠깐만 아저씨가 좀더 편하게 전화받을 테니 끊지 마라." 회의장에서 빠져 나와 복도에 쭈그리고 앉아 한참을 이야기 했다. "너 학원은 매일 나가냐?" "집에서는 복습하고 있냐?' "누나는 퇴원했냐?" 정빈이 목소리가 조금 더 밝아진 것이 느껴졌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밤에 두시간 반씩 학원에 나가 기초학습 보강을 받고 있다고 했다. 담임인 안태석 선생님께 전화했더니 좋아지는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는 말씀. 지 엄마가 정빈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집 떠나고 지 아버지 복수도 가정에 충실치 못하던 지난 몇년간 녀석은 심하게 방황했었다고 했다. 항상 집에 늦게 들어 오고, 돈은 있는대로 써버리고 공부는 관심조차 없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눈에 비친 정빈이는 지 애비를 닮아 착하디 착하게 생긴 게 사고를 칠 유형은 아닌 것 같았다. 지난 3주전 대진이랑 담임선생님이랑 중국집에서 정빈이를 만났었다. 도대체 무엇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녀석에게 모처럼 기회를 잡은 우리는 단번에 무언가를 주입해 본다고 법석을 떨었었다. "정빈아, 너는 잘 할 수 있다." "열심히 공부해서 일반계 고등학교도 가고, 대학도 가거라." "정빈아, 매일 자기 전에 마음속으로 <소중한 내인생을> 세번씩만 외쳐 봐라." 나는 선생님에게 1학기에 밀린 급식비와 학원 두강좌를 등록할 비용을 드리고 왔다. 그 날 나랑, 대진이, 그리고 선생님은 완전히 한마음이 되었었다. 선생님이 학원을 정하시고 사정을 이야기 해서 학원비도 많이 깎으셨다. 며칠 뒤 목동에서 선생님이랑 한잔 하면서 여러 궁리를 해봤었다. 간간히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 정빈이가 잘하고 있는지 물어 본다. 할머니를 정빈이 후견인으로 신청했는데 며칠 내로 등록될 모양이다. 후견인의 동의를 얻게 되면 핸드폰을 사주기로 했다. 정빈이와 소통을 원활히 하기 위해 꼭 필요한 물건이다. 4,5만원에 카메라폰을 살 수 있는 루트가 있었다. 매월 15,000원이 기본 요금이고, 최대 사용료는 월 25,000원으로 정했다. 겨울이 되면 게임을 조금만 한다는 조건으로 사무실에 있는 중고 노트북도 갖다 주어야지. 평일에는 학원 때문에 안되니까 이번 일요일날 저녁을 같이 먹자고 정빈이랑 약속했다. 친구들의 간절한 정성이, 그리고 먼저 저 세상으로 간 우리 친구 복수의 안타까운 염원이 정빈이의 가슴에 희망으로, 기쁨으로 피어나기를 기도해 보자. =============================================================== <곽수만 통장>(국민은행 234301-04-029979) 조회기간 2005.06.05 ~ 2005.09.05 계좌번호 234301-04-029979 총잔액 3,110,000 예금종류 보통예금 출금가능금액 3,110,000 거래일 적요 의뢰인/수취인 입금금액 잔액 처리점 구분 2005.07.26 현금입금 10,000 10,000 철산 2005.07.27 전자금융 조영찬 100,000 110,000 하 나 2005.07.27 인터넷입금 김태룡 200,000 310,000 신흥동 2005.07.27 전자금융 양화섭김복수아들 200,000 510,000 신 한 2005.07.29 연계입금 신석봉 100,000 610,000 철산 2005.08.02 전화이체 박세균 100,000 710,000 상계역 2005.08.03 납부입금 양화섭 10,000 720,000 수신팀 2005.08.08 전자금융 이용 100,000 820,000 우 리 2005.08.09 전화이체 안규윤 100,000 920,000 광주 2005.08.18 인터넷입금이용환 300,000 1,220,000 목동６단 2005.08.19 전자금융 김종회 100,000 1,320,000 제 일 2005.08.22 납부입금 이용 10,000 1,330,000 수신팀 2005.08.23 전자금융 강주완 100,000 1,430,000 외 환 2005.08.23 ATM이체 임성래 100,000 1,530,000 개롱역 2005.08.24 인터넷입금 류종현 100,000 1,630,000 대림동 2005.08.24 전자금융 박성주 200,000 1,830,000 조 흥 2005.08.24 CD공동입금김재육 100,000 1,930,000 조 흥 2005.08.24 인터넷입금 서경석 200,000 2,130,000 방배역 2005.08.26 전자금융 임기승 100,000 2,230,000 축 협 2005.08.27 CD공동입금옥찬호 50,000 2,280,000 신 한 2005.08.29 인터넷입금 김태성 200,000 2,480,000 보문동 2005.08.29 ATM이체 김홍업 200,000 2,680,000 이수역 2005.08.29 전자금융 김정식 200,000 2,880,000 하 나 2005.08.30 전자금융 조영찬 20,000 2,900,000 하 나 2005.09.02 전자금융 정길주 200,000 3,100,000 신 한 2005.09.05 납부입금 양화섭 10,000 3,110,000 수신팀 ================================================================================= 아이고, 열흘전에 순천에서 이경환이에게 현금 10만원을 받았는데 아직 통장에 못넣었네. 예금주의 양해를 구하지 않고 공개한 점은 미안하다. 어쩌면 지금은 공개가 필요한지도 모른다. 좋은 뜻을 같이 나누어 보자는 방법론의 하나로 말이다. 시간이 좀 지나서 이 자료를 다 지워버릴 것인지는 예금주들과 의논하고 검토해 보려고 한다. 약정금으로 10만원 이상, 그리고 매월 1만원 이상씩 4년간만 약정 송금해 주기 바란다. 매월 지원금 사오십만원이 되면 마감할란다. 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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