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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소령 달맞이 후기
 9월 9-10일 양일간 동문 6명이 지리산 벽소령 달맞이를 갔습니다. 비 때문에 달은 못보았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9월 9일 화요일 12시에 동광주 근처에서 김선출 김재수 김홍업 이대용 최준영 등 5명이 만나 출발! (서울 재경동창회의 이강석 동문은 아침에 버스로 구례로 미리 출발하였음). 시간 절약을 위해 점심은 곡성 휴게소에서 먹고 2시 30분경 화개장터에 도착하여 부식, 주류 등을 사고 의신에 도착한 시간이 3시 좀 못되었나. 아니나 다를까 국립공원 매표소 직원이 철수한지라 돈안내고 무사통과. 평소같으면 걸어가야 할 길을 차로 3키로 정도 올라가서 삼정에 차를 세우고 3시 15분 경 등반 시작. 비를 맞으며 쉴새없이 걸어 벽소령 밑 샘터에 도착한 시간이 5시 30분 쯤. 상추씻고 물받느라 떠들썩하고 있는데 미리 도착해 있던 이강석이가 소리듣고 내려와서 합류. 반가히 수인사를 나누고 산장에 도착하여 등록하고 바로 술자리 마련. 가져온 슬을 보니 소주 3리터, 영광토주로 담근 매실주 200cc, 양주(18년산) 700cc, 월남 토속주(닛머이주? 40도는 넘겠더라. 김홍업 제공) 700cc, 강석이가 화개장터에서 부터 지고 온 막걸리 1되(홍어도 같이) 등 보기만 든든하더라. 김치찌게 만들고, 홍어 펼치고, 돼지고기 삼겹살 구우면서 취사장에서 걸판지게 먹는다. 어차피 달은 없고 밖은 비바람 몰아치니 할일이라곤 술먹고 떠드는 일밖에 없더라. 옆 좌석에는 노부부가 같이 등반와서 단촐한 밥상 먹고 있더니 아줌마가 주춤주춤 와서는 술 좀 주란다, 아저씨 주게. 해서 양주 한잔하고 소주 200cc 짜리 통째로 주었더니 고마워 어쩔 줄을 모른다. 또 다른 좌석의 나이 깨나 먹은 남녀 혼성팀이 쭈빗쭈빗 한다. 애라 기분이다, 거기도 양주 한잔에 소주 한병 건네준다. 사실 우리가 너무 떠드느라 약간 미안했는데 약을 먹였으니 홀가분하다. 거의 2시간 만에 가져온 술을 거의다 비워 가는데(정말 빨리도 먹더라) 선출이가 상 때리며 노래를 시작한다. 모두 흥이 도도한지라 기왕이면 나가자 해서 가랑비 내리는 밖에 나가 사진도 찍으며 독창, 합창을 곁들여서 떠들썩하니 논다. 다른 사람들(한 15명 쯤?)은 다 잠들었는데 좀 미안하기도 하더라만 어쨌든 아무도 뭐라는 사람이 없다. 결국 술먹고 노느라 밥도 못해 먹었다. 혹시 모른다며 쌀이며 김치, 김, 떡 등 엄청나게 가져와 놓고는... 다음날 아침도 역시 흐리다. 이강석이가 추석이라 고향가서 할일이 많다며 먼저 내려간단다. 잠에서 막깬 홍업이랑 전송하고 나머지 친구들 깨워서 아침준비를 했다(8시쯤). 샘터까지 거리가 꽤 되기 때문에 어제 미리 물을 많이 떠와서 아침 할 정도는 남았다. 그런데 어떤 놈(이름은 밝힐 수 없음)이 그 물로 웬 처녀 세수물을 대주고 있는 것이 않은가. 어제 연하천에서 자고 새벽 일찍부터 걸어 벽소령와서 화장실 갔다 온 처녀란다. 제길 그냥 물티슈 하나 주면 될 걸, 그 귀한 물 마구 부어대며 선심쓰다니. 어쩔 수 없는 놈들이다. 결국 홍업이가 내려가서 다시 물 떠왔다. 근데 처녀 얼굴이랑은 지리산 기준으로 볼 때 수준급이더라. 어제 저녁을 안먹어서 그런지 밥들 엄청나게 먹는다. 술 중에서 딱 하나 남은 것이 매실주 200cc 한병. 그걸로 해장하고 9시경부터 하산. 내려오다 작년과 똑같이 계곡과 만나는 지점에서 목욕 시작. 해도 없는데 물이 얼마나 찬지 정신이 없다. 선출이 대용이는 그 와중에서도 깨벗고 들랑달랑. 1시간 쯤 놀다가 다시 하산해서 삼정에 도착하니 12시 30분 정도. 차몰고 오다 구례 터미널 근처 맛좋은 국밥 집에서 소머리 수육과 돼지국밥에 소주 2병 제꺽 비우고 광주로 출발. 광주 도착하니 3시쯤 되어 간다. 재수 내려주고(그날 서울 형님 집에 가야한다며 약간 안절부절하더라), 홍업이 택시 태워 보내고 봉선동 와서 대용이 내려주고 집에 도착한 시간이 3시 반. 기타 우리 행적은 <갤러리>에 사진 올려 놓았으니 참조들 하시게. 작년에 사진을 제대로 못찍어서 올해는 맘먹고사진을 100여장 정도 찍었는데 그 중에서 엄선한 20여장만 올린다. 같이 간 친구들은 풀사이즈 사진이 나에게 있으니 나중에 보내주마. 파일이 너무 커서(한장당 1.5메가) 줄여서 올린다.  손호상: 최교수, 온 나라에 비가 내리고 난리가 난다고 예보하는데 너희들만 달보려고 벽소령 갔다고? 그러니 달이 뜨냐! 비행기 타고 하늘에 있었던 놈들만 달을 봤다고 하더라. 그런데 니그들 달 보러 갔냐? 술 보러 갔 냐. 어떤 분이 한참 취해서 술 잔에도 달 하나 하늘에도 달 하나 물 위 에도 달 하나 했더니 소갈머리 없는 놈 대구하기를 그대의 눈동자에도 달 하나 했다나. 어젯밤 늦게 서울의 밤하늘엔 팍 조개진 달만 떠 있더 라. 그 위에서 놀고 있던 토깽이들 왈 땅에서 살기 힘들지 하길래 들어 와 잠을 청했다. 지리산에 질 내는 것 그만하고 술 좀 적게 마시고 건강하기 바란다.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있는 서울 한 자락에서 그냥 니그들이 부러워 몇 자 적었다. -[09/18-13:58]- susupark: 산행을 했는지 어쩠느지 궁금해서 몇번이나 들락거렸는데, 산행기를 보니 반갑지 그지없다. 취사하면서 실컷 북적거렸을 네들의 정겨운 광경이 이곳 대전에서도 보 이는 듯하다. -[09/19-21:5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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