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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에 다녀와서
네팔에 다녀 와서 # 장면 1 84세(남), 75세(남), 68세(남), 65세(남), 64세(남), 61세(남), 60세(여) ‥‥ 우리 동네 노인정 회원 명단이 아니다. 나랑 안나푸르나 로얄 트레킹을 같이 한 참가자 15명중 일부의 명단이다.  ⇒ 75세 아저씨와 함께 84세 할아버지가 계셔서 어른 대접을 받지 못하였다. 뭐든 2인자는 그런 법이다. # 장면 2 카고백(한 개당 약 15㎏ 내외이다) 3개를 짊어지고 포터가 산을 오른다. 신발은 슬리퍼. 그 앞으로 트레킹참가자들이 뒷산 나들이가듯 가벼운 배낭 하나씩 둘러메고 걷고 있다. 포터 하루 일당은 70루피, 우리 돈으로 약 천원이다. 시내 여행사 광고문구에 나온 일당금액이므로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초저가임에는 틀림없다. (트레킹 참가 인원 15명에 지원 스탭은 18명, 가이드1, 셀파3, 요리팀8, 포터6명이 따라갔다)  ⇒ 지게는 없고 짐을 이마와 끈으로 연결하여 운반한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예상밖의 대답을 한다 이 일 때문에 몸이 망가지는 일은 없다고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도 없지만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직업인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 장면 3 새벽 4시 20분. “야, 경탁아! 경탁아!” 소리는 작지만 급하고 높은 톤으로 명수가 나를 깨운다. (옆에 같이 자는 사람 때문에 소리를 크게 낼 수는 없다) “저기 봐라!” 이 소리에 깨어 창문을 통하여 밖을 보니 교교한 달빛을 받은 안나푸르나 남봉이 흰 두건을 쓴 듯 말 그대로 신비로운 모습으로 내 눈 앞에 우뚝 서 있다.  ⇒미명의 안나푸르나 남봉(2월 9일 아침 6시35분) 참으로 아름답다 # 장면 4 다랑이 밭(논),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의 다랑이 논이 관광상품이지만 아직 이곳은 말 그대로 생활의 터전이다.  ⇒ 끊임없이 펼쳐지는 다랑이 논밭 그 옆으로 길게 이어지는 트레킹로 너무나 척박한 산족들의 삶 4,200m 고지까지는 산족들이 이렇게 밭을 일구며 생활을 하고 있다 # 장면 5 춤추며 노래하는 아이들. 트레킹 시작 지점에 사는 아이들은 등반객들에게 사탕이나 쵸콜릿, 껌등을 얻기가 한결 수월하나 이 지역은 마지막날 코스이기 때문에 뭐 하나 얻어먹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이들은 초반 코스의 아이들과는 달리 뭔가 요란한 동작을 보여주며 과자를 얻어 먹는 것이다. 나도 애들에게 비상용으로 남겨 놓은 사탕까지 다 뺏겼다.  ⇒ 한 아이는 춤을 추고 나머지는 노래한다. 애들은 우리에게 ‘나마스떼～’라고 인사를 한 후 ‘스윗?’한다. 영어로 ‘sweet'이라는 말로서 사탕이나 쵸콜릿등을 달라는 말이다. (나마스떼 - 힌두교도들의 인사말로서 ‘내 안의 신이 당신안의 신에게 존경을 표합니다’라는 뜻이다) # 장면 6 카트만두 시내의 화장터. 강변에서 화장을 한 후 유분이나 유골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바로 강에 뿌린다.  ⇒ 의식이 다 끝나고 화장이 시작된 장면 이 곳은 힌두교 5대 성지중의 하나가 있는 곳으로 네팔 사람들중 일부는 죽음이 가까워 오면 이 화장터 근처의 양로원에 들어가 죽음을 기다린다 (양로원 입소 경쟁이 치열하고 한다 ) 신성한 갠지스강의 지류인 이 곳에 자기 몸이 뿌려지면 다음 생은 좀 더 나은 삶으로 태어난다고 믿는 까닭이다 # 장면 7 화장이 끝나고 유분을 강에 뿌리면 장례절차는 완료된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힌두교식 장례절차에도 뒤풀이가 있다. 일단의 청소년들이 유분이 뿌려진 곳에 삽과 괭이등을 들고 들어가 혹시 있을지도 모를 금붙이나 동전등을 찾고 있다.  ⇒ 강바닥을 샅샅이 뒤지고 있는 아이들 인생이란 무엇인가 ※ 산행후기 한진관광을 통하여 안나푸르나 로얄트레킹 코스를 신청하였다. 2월 5일부터 13일까지 8박9일 상품이었고 산에서는 4일간 숙박하였다. 여행의 목적지는 푼힐전망대(3,210m, 히말라야에서는 5,000m이하는 산이름이 없고 그냥 hill이라 한다)였으며, 여행기간내내 일기가 고르지 못하여 애를 많이 태웠으나 당일(2월 9일)만큼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하여 다울라기리, 안나푸르나, 희운출리, 마차푸차레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설산을 마음껏 바라 볼 수 있었다. 4일간의 본격적인 산행기간동안 전망대 등정은 3일째였고, 이 날까지의 느낌은 그냥 그랬다. 안나푸르나 산군을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본 것을 제외하고는 뭐 다 그냥 그랬다. 우리나라 산천의 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었기 때문이다. 4일째 되는 날(2월 10일)도 여전히 2,000m 내외의 고지를 무심히 하염없이 가끔은 행복에 겨워 걷고 있는데 갑자기 머리 속에 글자 하나가 떠올랐다. ‘크다’ 라는 말이었다. 히말라야는 컸다. 우리가 4일간 걸은 거리는 약 60㎞에 달하는 거리였으나 가도 가도 산 말고는 아무 것도 없었고,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산족-티벳몽골족) 살고 있었지만 소위 문명의 소리라는 자동차소리를 단 한 번도 듣지 못하였다. 우리가 트레킹한 지역은 히말라야 산맥 전체의 정말 극히 일부 (아마 0.1%도 될까말까 할 것이다)였는데도 말이다. 그러면서 산행내내 밋밋하기만 하던 내 가슴에 뭉클한 감동이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그렇다. 여건만 허락된다면 나는 당장 내일이라도 NEPAL(Never End Peace And Love)로 다시 날아갈 것이다. 그래서 다시 네팔의 산족들을 만나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척박한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그들의 속살을 들여다볼 것이다. 내 기억의 가장 저 편에 있는 그리운 풍경들을 이제와 다시 그대로 펼쳐 보여주는 이들 곁에 잠시라도 더 머물 것이고, 꽃쟁반을 들고 화사하게 미소지으며 어디론가 가고 있는 소녀들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더 볼 것이다. 그리고 그 곳에서 ‘행복’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것이다. 이제는 설산을 바라만 보는 대신에 그 설산의 눈을 밟고 서서 과연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것이다. 2007년 2월 13일 대치동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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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룡
2007-02-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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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기들 중 티벳이나 히말라야에 다녀온 자는 박기성, 이상운, 배춘채였다. 여기에 강경탁군이 추가되었군. 나도 머지 않은 장래에 반드시 티벳의 수미산(카일라스)에 다녀 오려고 한다. 경탁이가 얻어온 것이 마음의 평화인 듯 하다. 더 크고, 지속력이 강한 평화를 찾아서, 다른 표현으로 道를 구하기 위해서 卍行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경탁아, 설 끝나고 목동에서 보자. 윤희씨랑, 진호네랑, 명규네랑 네 평화를 나누어 갖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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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목
2007-02-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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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매!!! 깜짝이여!! 작년 봄만해도 다리에 힘이 있니 없니 기가허하니 마니 하더니, 그간 석구랑 지리산 댕긴다는 풍문을 들었다만, 일년도 안되아서 이것이 무슨 경천동지헐 성취란 말인가? 좋겠다 다리 짱짱해지고 생각이 너그럽고 깊어지고, 참말 부럽군. 난 3주전 최준영 일당들 이른바 '질러회' 식구들들이랑 등산장구 얼추 쇼핑해놓고 아직 까지 베낭한 번 안 짊어지고 앉아 있는디... 암튼 크게 축하한다!!!1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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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2007-02-1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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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안 백두대간에서 못 만났는데, 그 사이 히말라야를 다녀왔구나. 잘 다녀왔다. 부럽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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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2007-02-18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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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1에 나온 경탁이 상기된 얼굴이 운무속에서도 빛나는듯 하구나. 오늘에야 알았다. 평화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이가 경탁이인줄을,,,,,,,ㅋㅋ 경탁아 반갑구나. 건강하자꾸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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