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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아침 햇살 속에 한강을 달리다.
오늘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토달(매주 토요일 오후에 안양천에서 하는 장거리 훈련)은 안될 것 같아, 출근을 달려서 해 보기로 했다. 마침 오늘은 논현동으로 나갈 일이 있었다. 갈아 입을 옷을 배낭에 넣고 집을 나서니 아직 어둠이 덜 걷혔다. 천천히 안양천을 빠져 나가는데 강바람이 쨍쨍하고 볼따구가 얼얼하다. 한강 합류지점을 지나 성산대교 쪽으로 돌아가니 "여의도 기점 7Km" 팻말이 보인다. 숫자만 보면 계산하려 드는 버릇이 또 도진다. "1Km를 몇분 몇초에 맞추어 뛰어 볼까. 이 속도면 풀코스 기록이 어떻고, 지금 이 컨디션에 가장 알맞는 속도가 어떻고...." 어쨋든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상정하며 매 Km 표지판을 지날 때마다 시계를 보면서 계산을 해댄다. 말로는 "속도 신경쓰지 말고 달리기 자체를 즐기자."하면서 실제로는 늘 계산에 분주하다. 아마도 팔목에 시계를 차고 뛰는 모든 달림이가 다 그러리라. 대체로 1Km를 4분 40초 정도로 뛰어 본다. 모든 것이 정상이다. 호흡도 고르고 다리는 탱탱한 탄력으로 가볍게 주로를 뒤로 밀어낸다. <목동마라톤클럽>에 가입한 후로 목동운동장과 안양천 중심으로 훈련을 하다 보니 정겨운 한강변을 오랫만에 달린다. 오늘 아침 기온은 대략 영하 7도쯤 되는 것 같다. 입에서 나는 더운 김과 두피에서 흐르는 땀 때문에 뒤통수쪽 머리카락에는 얼음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강가에는 기러기, 백로 등 물새가 한가롭다. 밝게 떠오른 햇살이 반대편 아파트에 반사되어 강물이 황금색을 띤다. 간간히 달림이들이 지나가고 있다. 여의도를 지나 한강철교, 반포대교를 넘어서자 속도가 좀 무뎌지는 느낌이다. 신경 끄기로 했다. 주로 자세교정에 역점을 둔다. "힙을 앞으로 밀고, 가슴을 가볍게 쳐들되 상체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몸에 가볍게 붙인 팔을 뒤 쪽으로 힘차게 치면서 팔꿈치가 리드미컬하게 다리를 리드하도록. 상체와 하체의 발란스를 유지하고, 운동에너지를 최적 사용중인지 늘 점검" 실제로 레이스에 들어가면 단전에 모아진 힘의 양에 따라 기록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 힘은 연습을 통해서만 축적된다. 말하자면 마라톤이란 훈련할 때 단전이란 저금통에 동전을 쌓았다가, 시합에 나가 그걸 하나씩 빼쓰는 운동이다. 다른 변수란 거의 무시할 수준이다. 얼마나 정직하고 단순무식한 운동인가? 나는 그 무식함이 맘에 들어 마라톤을 좋아한다. 한강대교 너머 신축중인 아파트들이 보인다. 이제 강북이 새로 개발된다고 하니 강변에 전망좋은 아파트를 하나 장만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서 한강이 바로 연결되니 달리기하는데 도움이 되겠지... 한가하고 사치스러운 생각을 접고 달리는데 집중한다. 20Km를 넘어서면서 다리가 좀 무거워진다. 몸에 피로감이 생기니 응달진 곳을 달릴 때는 강바람의 추위가 제법 매섭게 느껴진다. 압구정동 한양아파트쪽 토끼굴을 통해 나왔다. 논현동 시가지를 향해 천천히 달렸다. 신호등의 파란불을 기다리는 데 배가 고파온다. 길가에서 김밥 하나를 사서 우적거리며 먹었다. 아주 만족스러운 토요일 훈련은 두시간 만에 끝났다. 내일은 대천 해수욕장 백사장을 두시간 동안 달려볼 생각이다. 나는 토요일은 강바람 속에서, 그리고 일요일은 바다바람 속에서 내 다리가 원하는 만큼 뛸 수 있다. 기쁘다. "내 인생에 축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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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해성
2007-01-1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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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배!!!! 대단한 청년이 되어가는 김태룡.. 10Km 를 한시간 넘게 허덕거리는 장년 제 해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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