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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산행기
꽃 피는 봄날은 왜 이리도 서둘러가는지...(芳春傷客心) susupark. 2004. Apr. 11. 유성 들어오는 버스 창밖으로 살구꽃인지 벚꽃인지 햇살같이 밝게 지나간다. 우중충한 네팔과 비교되어 하얀 색의 눈부심이 두드러진다. 8일간의 산행중 5일간 내내 감기기운과 속이 안좋아 어려움이 있었다. 모든 일정은 J실장이 주선하여 먼 발치에서 외조만 조금 했기 때문에 긴장이 떨어진게 원인일 성 싶다. 2002년 쿰부 칼라파타르 등반대장을 맡을 때 이렇진 않았는데. 중간에 비도 오고, 바람도 불고, 다리도 풀리고, 힘들기 때문에 주위사람들의 유머가 활력소가 된다. 일행인 C과장의 트로트 한 곡조는 어느덧 향수에 젖게 만든다. 진달래과인 랄리구라스(rhododendron)가 랄리부르스를 추며 흐드러진 오솔길을 내려오다가 흥얼흥얼 입에 맴도는 곡이 있었다. 한참 부르다가 목이 메고 목소리가 잠긴다. 겸연쩍어 주위를 얼른 살펴보니 아무도 없다. 검은 선글라스까지 썼으니 누구 눈치 챌 사람도 없었고. 같은 실에서 근무했었던, 올 봄에 작고하신 J군이 평소에 잘 부르던 현철의 '내마음 별과 같이'였다. 부지런하고, 철인 삼종경기를 비롯하여 운동에도 평소 열심히 했었는데. 방사선치료 받을 때의 그 얼굴이 생각난다. 짧게 깎은 얼마 안되는 머리숫, 살집없는 얼굴. 회복을 다짐했던. 온 산야를 뒤흔드다 미련없이 뚝 져버리는 랄리구라스는 지나가는 객의 마음을 상심케한다. 인연이 끝난 듯. (芳春傷客心) 산 노을 두둥실 홀로가는 저 구름아 너는 알리라 내 마음을 부평초 같은 마음을 한 송이 구름꽃을 피우기위해 떠도는 유랑별처럼 내마음 별과같이 저하늘 별이되어 영원히 빛나리 강바람에 두둥실 길을 잃은 저 구름아 너는 알리라 내 갈길을 나그네 떠나 갈 길을 찬란한 젊은 꿈을 피우기위해 떠도는 몸이라지만 내마음 별과같이 저 하늘 별이되어 영원히 빛나리. 현철<내마음 별과 같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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