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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비 좀 멈춰주면.
 누가 비 좀 멈춰주면. 2003년 6월 15일 고속도로를 탈 때부터 오락가락하던 하늘이 산행시작할 때도 구름이 끼어있다. 리지 초입에서는 그런대로 괜찮더구만, 가다보니 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랑비에 속곶 젖는다고, 가벼운 이슬비지만 마음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어인 일인지 설악산 리지에만 붙으면 작년부터 비가 내린다. 산행기의 배경음악으로 ' 비노래' 어떤걸 쓸까 고심한다. Bob Dylon의 '소낙비'도, CCR의 'Who'll stop the rain'도, 신촌블루스의 '내맘속에 내리는 비'도, 현인의 '비내리는 고모령'도아닌, 일전 Smokie 공연의 opening song이었던 'It never rains in Sourn Califonia'도 아닌, 조영남의 '비는 내리고'를 택하고야 말았다. 그러께 10월의 천화대 등반 메모에 조영남의 '도시여 안녕'을 삽입했던 이유가 쪼끔. w 실장님은 천화대가 목표라 한다. 거기까지만 가면 자기로서는 암벽은 이제 끝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맘대로 빠져나갈 수 있을까? 들어오기는 쉬워도 ... c 실장은 이번에도 운이 없다. 이번 천화대 등반만큼은 꼭 데리고 가 달라고 간곡한 부탁을 하였건만 해외 출장가는 바람에 놓치고 말았다. 당분간 이번 산행은 그에게 비밀로 하기로 했다. 지난번 용아장성에서, 집에 있던 c를 얼마나 약올렸는데. 나이프 구간 리지를 지나니 왼쪽 능선에 에델바이스 군락이 나타났다. 이의 국내 이름이 솜다리인지 왜솜다리인지, 왜인지는 모르며 뚜아에무아의 박인희 발음대로 '에들바이스'인지 트윈폴리오 윤영주의 '에이델바이스'인지 독일식의 edelweiss인지 모르지만 나는 '에델바이스'란 이름이 친숙해서 좋다. '에이델바이스'라고하면 마치 다른 꽃 같은. 중학생 때 본 영화 Sound of Music이 생각난다. 40대 이상으로서 두세 번 보지 않은 사람이 없겠지만. "My fellow Austrians. I shall not be seeing you again, perhaps for a very long time. I would like to sing for you now. A love song. I know you share this love. I pray that you will never let it die." 트랩 대령이 고별을 암시한다. 기타 반주로 왈츠 리듬의 에델바이스를 부른 후 시상식에서 가족 모두가 한명씩 한명씩 무대에서 사라진다. 수도원의 커다란 기둥 뒤에 차례차례 몸을 숨기면서 탈출하는 장면에서는 숨이 막힌다. 관객으로서의 긴장과 등반의 긴장과는 어떻게 다를까? 꽃을 관찰하다보니 맘이 편안해짐을 느낀다. 노란벽 못미쳐서부터 제법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제법 미끄러워 사선침니 크랙을 힘들 게 오른 후 아쉽지만 왕관봉은 포기하고 설악골 쪽으로 하산하였다. 이후에 비는 더 세게 내려 그만둔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홈통바위로 하산시 내리막에서 프리스비처럼 미끄러지며 튀쳐나가는 낙석 때문에 앞선 사람들은 뒤통수에 촉각을 세우며 걸었다. 한달전에 삔 오른쪽 발목에 무리가 있어 오히려 암벽등반보다 힘들게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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