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화 피면 2 susupark. 2005. Apr. 12.

해당화와 찔레는 장미와 한 집안이다.

장미는 해방 후 노래에 자주 등장하며 장미가 지닌 도회적이며 서양의 세련된 이미지완 달리 해당화는 바닷가나 시골 퇴비 냄새가 풍긴다. 찔레 역시 논둑길이나 산길, 대밭 울타리 등 농촌이 그려지지만 노래는 보다 신세대인 포크에 가깝다.

유독 해당화는 노래 대부분이 50, 60년대의 트로트 계열이며 대부분이 애절한 순정의 여인이다. 고봉산 ‘해당화 피는 내 고향’, 박재홍 ‘내가 심은 해당화’, 송민호 ‘해당화 사랑’, 이미자 한송이 해당화’, ‘섬마을 선생님’, 배호 ‘ 해당화 피는 마을’, 유갑순 ‘첫 사랑 해당화’, 안지영 ‘고향의 해당화’, 등이 있지만 근래 2002년 김두수의 ‘해당화’ 이외에는 들어보지 못한 것 같다. 민중가요 이외에는 70년대 이후에는 노래 소재로서 맥이 끊긴 것 같다.

산책로 어디선가 마술피리처럼 피어나오는 해당화 향기는 발길 한가한 객의 발을 붙잡곤 한다. 이미자 노래가 바람 따라 흘러 나올 것만 같다.

한 때 오지였을, 이곳 바닷가 시골 학교에도 갓 부임한 얼굴 하얗고 말쑥한 서울내기 선생님은 없었을까? 사모하는 선생님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던 절망적인 바다와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붉게 타오르는 해당화가 오버랩 된다. 해당화 피는 바닷가는 함부로 갈 일이 아니다. 섬마을 아가씨의 그리움이 가슴 한복판을 가시처럼 멍들게 할지 모른다.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에

철새따라 찾아온
총각선생님
…/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그리움이 별처럼,
쌓이는 바닷가에

시름을 달래보는
총각선생님
…/
서울엘랑 가지를 마오
가지를 마오. 이미자. 섬마을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