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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도덕성으로 무장한 노무현의 맹동
다음 글은 오마이뉴스 김욱 기자의 글입니다. 우리 동문들이 읽어볼만한 글이라 판단되어 전재합니다. 추미애는 왜 노무현과 싸우는가 [분석] 노무현의 지역주의· 햇볕정책에 대한 콤플렉스 때문 김욱 기자 추미애는 왜 노무현과 싸우는가? 이 한 가지 질문에 대답할 수 있다면 개혁정권으로서의 노무현 정권의 문제가 무엇인지 대부분 대답할 수 있다. 대선과정에서 추 의원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노무현 후보를 지원했는지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 의원과 노 대통령의 대립이 놀라운 일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정치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 우선 이 대립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아야만 한다. 이 대립이 심각한 것은 소소한 정책적 이견의 문제가 아니라 개혁에 대한 근원적인 철학 차이로부터 연유한 노선투쟁의 성격이 있다는 데 있다. 따라서 이 대립은 내년 총선을 정점으로 한국정치의 결정적 딜레마였음이 확인될 가능성이 있다. 근원적 대립의 원인은 노 대통령의 지역주의와 햇볕정책에 대한 콤플렉스다. 만약 누군가 노 대통령에게 필생의 과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틀림없이 지역주의의 극복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두말할 것 없이 그는 자신의 인생을 걸고 지역주의의 극복을 위해 우직하게 투쟁해왔고 그 업적이 평가되어 대통령에까지 당선되었다. 추 의원의 경우도 노 대통령만큼 자신을 희생하면서 지역주의와 투쟁한 것은 아니지만 그녀도 분명히 쉬운 길을 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에 와서는 바로 이 지역주의의 극복 방법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모든 것이 갈라진다. 노 대통령은 지역주의의 극복은 지역주의가 발생한 역사적 배경 또는 가치판단과 무관하게 가능한 것으로 믿고 있다. 이른바 저항적 지역주의냐 아니냐를 떠나 지금 당장 가치맹목적인 지역통합을 이루지 못하면 지역주의의 극복 방법이 없다고 본 것이다. 한마디로 역사의 부끄러운 유산은 이제 깨끗이 잊고(!) 하루빨리 전국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추 의원의 비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런 식의 신당추진은 한마디로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비록 (다른 당과 마찬가지로) 지역적 편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부끄러운 정당이냐(따라서 노무현 후보가 받은 표들이 부끄러운 표였냐)는 것이다. 추 의원은 지역적 편향이 있다는 사실을 이유로 민주당의 역사적 법통을 모욕하는 이유를 밝히라는 것이다. 이유가 뭔가? 간단하다. 민주당의 법통을 부끄러워해야만 영남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야 전국정당이 될 수 있고 꿈에 그리던 지역주의의 해결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결책은 민주당의 법통에 대한 부끄러움을 강요한다는 측면에서 신지역주의다. 이 때문에 추 의원은 "영남에서 서너 석을 얻는다고 (그것이 모든 역사적 가치판단에 우선하는) 전국정당이 되나"(<오마이뉴스>, 6월 5일자)라고 근원적으로 묻고 있다. 추 의원은 놀라운 말을 덧붙인다. 과거 역사의 유산 때문에 현 단계에서 이미 민주당은 주된 지지층인 호남인의 '계층적 소외'까지를 담지하고 있다는 것이다.(추미애, <민주당 당무위원회의에 부쳐>, 5월 30일자) 따라서 그녀는 오히려 민주당이 개혁을 동력으로 외연을 확대해 가는 것을 개혁정당의 지름길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호남=진보, 영남=보수 성향이 지역주의적 우연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누구의 생각이 맞든 이런 시각의 차이가 노 정권의 정책과 추 의원의 반발 사이에 건널 수 없는 심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 판도라의 상자가 돼가고 있는 특검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태도는 분명히 이런 문제를 의식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특검법은 신당을 위한 '김대중 발길질하기' 차원이었는가, 아니면 미래 대북정책의 절도 있는 진행 때문에 필요한 것이었는가? 후자라면 어떻게 국무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정협상안이 아닌 한나라당의 약속만을 믿고 그렇게 누군가에게 선물주 듯 선심 쓸 수가 있단 말인가? 당연하지만 이제 이 문제는 대북관계에서 보다 더 큰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추 의원의 시각에서는 이러한 태도가 햇볕정책의 포기로 보이는 것이다. 기자는 노 대통령이 자연인 김대중에 대한 영남에서의 악감정을 의식해 햇볕정책을 계승하지 않고 있다고 예단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왜 호남보다는 영남에서 햇볕정책의 지지가 약하며 노 정권의 대북정책은 햇볕정책의 포기쪽으로 기울고 있는가를 물어볼 필요는 있다. 이러한 현상이 우연이냐 아니냐를 분석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만약 노 대통령이 이 막중한 대북 정책까지도 지역적 콤플렉스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정말 큰 일이기 때문이다. 특검법과 한·미·일 삼각동맹 그리고 "북핵 해결전 남북정상 만남 곤란"(<오마이뉴스>, 6월 15일자)하다는 식의 대화거부는 누구의 지지를 받고 있는가? 노 대통령은 미국의 대북 봉쇄조치를 고려해서인지 남북 경의선 연결기념식을 한없이 초라하게 치르더니 다음날인 6·15 3주년 기념일에는 한가하게 우중 골프까지 즐겼다. 이러한 일련의 태도들이 추 의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어 청와대 초청만찬 거부와 홈페이지를 통한 정책반대 의견개진 그리고 국회에서 외교부장관을 맹렬히 추궁하는 등의 반발로 나타나고 있다. 추 의원의 입장은 분명하다. 중국을 대미 견제세력으로 활용하여 미국의 눈치만 보지 말고 남북대화를 통해 평화가능성을 대외적으로 확인시켜가며 핵문제를 풀어나가라는 것이다. 말하자면 햇볕정책의 계승이다. 지금 노 대통령과 추 의원의 입장은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그리고 이 입장대립은 민주당의 분란과 특검사태로 표면화되고 있다. 당내분란과 관련하여 추 의원은 구주류에게도 반성과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적 청산이 아닌 쟁점대립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추 의원은 민주당이 해체되어야 할 정당이라거나 햇볕정책이 포기되어야 할 정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 이것이 싸움의 이유다. 간단히 정리해보자. 노 대통령은 지금 지역문제가 어떤 역사적 가치판단의 문제가 내재돼 있는 '정당성' 싸움이 아닌 단순히 '지역/지역'의 대립이라고 믿고 있다. 따라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역사적 가치판단과 단절된 신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10석밖에 획득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전국정당을 지향해야 한다"(<연합뉴스>, 6월 16일자)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대북문제도 영남의 지지가 약한 햇볕정책보다는 미국을 등에 업은 압박정책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반면 추 의원은 민주당은 단순한 지역정당이 아니라 역사적 정당성과 소외계층을 대변하는 민주적 법통을 갖는 당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의 근거를 부정하면서까지 얻은 영남에서의 국회의원 몇 석이 지역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그리고 햇볕정책은 계승되어야 할 정책이지 지역문제 해결(신당)을 위한 수단으로써 접근하여 압박정책으로 변질된다면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노 대통령과 추 의원이 대변하고 있는 노선대립의 '기형적 현상형태'인 민주당의 분란과 특검사태는 분당이냐 봉합이냐 그리고 누가 희생양이 되느냐는 식으로 마무리되겠지만 이 노선대립은 앞으로도 나라의 운명을 태풍처럼 요동치게 할 가능성이 있다. 기자는 추 의원의 입장을 지지한다. 역사는 결코 진공상태에서 시작하는 법이 없다. 진공상태에서만 시작할 수 있다면 (선의로 해석된) 노 대통령의 방식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험을 고려한다면 '10석' 운운하는 노 대통령 식의 가치맹목적이며 위험주의적인 정치노선의 결말은 불을 보듯 뻔하다. 언제까지나 이런 식의 아마추어리즘이 행운을 가져다주지는 않을 것이다. 논리적으로 비판한다면 더 이상한 결론이 된다. 노 대통령이 진심으로 역사적 정당성과 지지자들의 의사는 무의미하며 오직 '전국정당'만이 가치 있는 것이라고 믿는다면 호남출신 의원들과 함께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으로 꿈에 그리던 이상은 간단히 해결되는 것 아닌가? 지금까지의 정책적 코드도 맞고! 그런데 만약 무엇인가가 이러한 선택을 막고 있다면 바로 그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기자는 역사적 의미에서 해체되어야 할 정당은 민주당이 아닌 한나라당이라고 믿고 있다. 이 나라 정치발전을 위해서 극우적 법통을 끊고 콤플렉스 없는 건전한 보수정당으로 새롭게 태어나기 바란다. 그리고 노 대통령은 지역문제 나아가 남북문제를 우격다짐이 아닌 역사적인 가치판단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풀어나가야 한다고 본다. 충분히 가능하고 또한 정도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아마 자신의 구상이 왜 신지역주의와 반역사주의로 흐르는지를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역'과 '역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치판단'의 문제를 제거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자신이 지역과 역사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한 의지(가치판단!)'를 갖고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에 웬만해선 그(들)를 말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추 의원이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노 대통령에게 추 의원의 한마디 한마디는 천금의 무게를 지니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구주류 정치인들을 '잡초'로 규정하고, 자신의 외교행각에 반대하는 학생들을 '난동자'라 부르면서 '분당'과 '압박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옳은 길이 아니다. 제발 지금이라도 잘못 방향잡은 나라의 운명을 돌이키기 위한 추 의원의 고언을 심사숙고하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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