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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을 거덜내고 시스템으로?
나는 1999년부터 놈현이 되면 승산이 있다고 떠들었고, 또 몇몇은 놈현 캠프로 보내기까지 했단다. 우리 다들 그랬겠지만 작년 선거 전날부터 선거일까지 나는 정말 1천통도 넘는 전화를 날렸다. 투표하라고... 놈현이 찍으라고... 선거는 끝났다고 생각하고 느긋하게 방학으로 뉴질랜드에서 귀국한 세 자식들과 함께 알프스스키장에서 투표하러 돌아오면서도 계속 전화를 했더니 우리 큰아들놈 왈 "아빠, 경상도 싫어하잖아. 근데 왜 그래? 놈현이 되면 아빠한테 좋은 일 있어?" 그날 경상도 정권의 출범을 축하하며 폭음하고 돌아오니 아내 왈 "전라도 사람들 참 불쌍해. 경상도 정원의 탄생을 이리 즐거워 하다니." 그말을 듣고도 나는 웃었다. 그런데... 안기부와 검찰의 호남인맥. 그들이 과거에 무엇을 했건 그들은 40년 경상도 정권의 보수, 수구 시스템을 온몸으로 막아내며 개혁의 선봉에 섰던 사람들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그나마 국민의 정부가 가능했다. 그런데 친DJ라는 이름으로 싹쓸이 해버렸다. 그 빈자리를 과거의 보수 반동 이데올로기에 뼈속까지 젖어있는, 그리고 지난 대선 국면에는 이회창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 인과응보로 수구 검찰은 단번에 나라종금 로비건으로 놈현의 퇴임 후 수사라는 족쇄를 흘리고 있다. 제 덫에 제가 걸린 불법 포획꾼의 형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개혁 세력을 제거하고 보수수구세력들로 개혁의 시스템을 짠다고? 지금까지 개혁세력의 지역적 토양이 되고 정신적 자양분이 되어온 호남 인맥을 거덜내고 개혁정당을 만들겠다고? 웃기는 일이잖아? 우리 친구들 가운데 보수적인 집단에 몸을 담고 있는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그 집단 내에서는 그 누구보다도 더 개혁적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광주라는 토양이, 문화가, 정서가, 그리고 우리 친구들이 그들의 양심을 담보하고 있다고나 할까. 이명재 전 검찰총장이 나라종금 로비를 받았음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그는 아직까지 건재하다. 어느 메이저 언론도 그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는 수천만원을 부산고검장시절 나라종금으로부터 받았다. 바지 사장은 전라도고, 오너는 부산사람인데, 기사를 보면 바지 사장 전라도, 친DJ까지만 나오고 만다. 부산하고 대구는 참여정부, 놈현 정권의 성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안기부 박정삼 차장에 대해서는 지랄발광을 하고들 자빠진다. 전라도에 그것도 광주일고를 나왔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눈엣가시처럼 느껴진 것이라고 추론하면 너무 지나친 발상일까? 하지만 고민은 놈현이가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으면 우리 민족은 어찌되냐는 것이다. 성공해주면 좋겠는데... 참여정부 반호남 세력의 선봉장으로 놀랍게도 유인테 정무수석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여기서 첫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이라는 이야기다. 울분을 토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이놈의 유인태를 낙마시켜버려야 한다. 이놈의 자식이 호남인맥의 학살자다. 놈현이 지금이라도 실패한 대통령의 길을 벗어날 수 있는 첫단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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