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하며 휴식하며
'휴식’ (울리히 슈나벨 지음)을 읽고 독후감상문을 여기에 올린다. 1. 나는 참 휴식을 누리고 있나? 휴식, 그것은 현대인이 절실하게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나 실제로는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아닐까?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기쁨을 주는 원천이 되어야 할 휴식은 자유시간을 내가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며, 일상적인 삶에 대한 나의 태도가 그 본질적인 부분이라고 저자에게서 배운다. 항상 더 많이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행복이 무릇 절제 안에 있는 것처럼, 덜 누림으로써 더욱 많은 기쁨을 차지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여 24시간 접속(connected) 상태가 유지되어 있는 오늘의 나는 불행하게도 늘 분주하고 산만하여 참 휴식을 제대로 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2. 좋은 휴식의 사례 저자는 좋은 휴식의 사례들을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주었는데, 그 첫 번 째 사례로 소개된 아웃도어 용품 전문기업 파나고니아 회장 이본 취나드는 경영철학 내용과 이를 실천하는 용기를 통해 시사점을 던져준다. 한 마디로 ‘자리 비움을 통한 관리’를 실천하는 그는 등산을 좋아했으며, 자유분방하며, 상식에 따라 행동하는 것으로 기업가로서 성공하고 행복을 누린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일하면서도 실제로는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는 21세기 대기업의 고민을 해결한 그의 지혜로운 그리고 결단력 있는 행동을 칭찬하고 싶다. 존 케이지는 고요함 속에 숨은 세상의 소리를 들려준 작곡가라고 소개되고 있는데, 책의 내용만으로는 나는 그를 충분하게 이해하기 어렵다. 모른 채로 놔 두어도 될 것이다. 단지 그가 전통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열정의 소유자인 것은 분명하다. 나는 독창회 관객으로서 또한 합창공연 참여자로서 사람의 목소리를 사용하는 음악의 세계를 종종 접하고 싶다. 금속이나 목재 또는 가죽으로 만든 악기 보다는 하나님의 지으신 세계 중 으뜸인 사람의 목소리가 나는 좋다. 에른스트 푀벨은 인간의 내면 시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실험한 두뇌 연구가라고 소개되었다. 격리생활 실험을 한 바 있다고 하는데 나는 격리실험에는 결코 참여하기를 원치 않는다. 산길을 혼자 걷기보다는 도심의 거리를 천천히 걸으면 지나가는 사람들과 자동차들을 완상하며 동시에 나 자신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다. 거기서 안정감 있는 행복을 느낀다. 에쉐 상모는 명상의 스승이라고 불린다. 말과 행동을 하나로 하는 인생을 살고,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멘토가 되어주었으며,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에 몰입하라고 우리에게 일러준다. 마음에 드는 코멘트이다. ‘카르페 디엠’을 외치며, 현재를 즐겨라! 존 레넌은 ‘I am only sleeping’을 작곡하여 게으름뱅이에게 찬사를 보낸다. 노랫말 ‘이리저리 정신 없이 뛰어다니지만 결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깨닫네’ 라는 가사를 통하여 그리고 그대로 행동하는 그를 바라보면 자유로운 존재로서 휴식을 잘 즐기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게 된다. 그가 쓴 책, 그의 노래를 모두 들어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살아온 인생의 과정 중에서 만난 그에 대한 이미지를 하나씩 떠올리며 나 스스로 이것을 재구성해서,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 게으름 모델을 찾아보자 도리스되리는 독일의 영화감독이다. 내게 주어진 해결과제들을 무조건 받아들여 그 수렁에 빠지지 말고, 내일 죽는다 해도 해야 할 일인지 나에게 물으며, 나의 참다운 휴식을 방해하는 것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라고 그는 말한다. “내일 죽는다 해도 오늘 저녁 재경 일고 51회 송년회에 참석할 것인가?” 나의 대답은 “예스!” 이다. 3. 오디세우스 전략에서 배우기 좋은 휴식, 나에게 어울리는 참다운 휴식을 찾아내어 실천방안을 정리해 본다. 시간을 낸다는 것은 관심을 표시하는 것일진대, 일과 중에 내가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창의적인 사고가 필요한 기획업무이다. 근무시간 중 오전에 두 시간 오후에 두 시간을 집중근무시간으로 정하고 그 시간에는 컴퓨터를 끄고 업무의 개선, 새로운 도전과제에 나를 투입하자. e-mail로부터, 정보의 홍수로부터, 소셜네트웤으로부터 나를 구해내자. 그런데 스마트폰은 또 어떻게 하지? 오디세우스전략을 생활에 적용하자. 휴식을 누리려면 다른 선택지들을 거절할 줄 알아야 한다. 오디세우스가 세이렌의 목소리에 홀리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를 묶었던 것처럼, 우리 내면의 목소리에 충실하자. 의사결정의 과정에서 본질과 핵심을 염두에 두고 신중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하여 선택을 하고 난 다음에는 더 나은 대안은 없을까 하며 새로운 선택지를 찾아 두리번두리번거리지 않겠다는 나의 어린 아들에게서 참다운 휴식의 길을 배우자. 4. 일하면서 누리는 참 휴식 일을 함에 있어서 참 휴식처럼 하자. 일이 자신의 몸과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내가 일의 주인이 되자. 휴식처럼 일하여 창조적인 예지와 야성적인 도전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사람이 되자. 또한, 휴식을 일처럼 하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자. 참다운 휴식을 위하여 준비할 것 들이 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얻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다스려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끊임없이 산만함에 시달리지 않고 순간의 행복을 음미하는 능력을 갖추자. 휴식은 연습을 필요로 한다. 휴식의 행복을 누리기 위하여 비우자 또 비우자.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읽고 느낌을 정리하여 독후감을 쓰는 것 또한 나에게 참 휴식이 된다. 휴식은 시간의 여백이다. 시간의 양이 아니라 그 깊이가 휴식의 질을 좌우한다. 일을 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거기에 집중한다면 그 일을 통하여 바로 참다운 휴식을 향유하고 있는 것이다. 끝. |
| 
|
ohintack
2011-12-09 16:55
|
어차피 앞으로도 오랜기간 무슨 일이라도 해야하는 우리 처지이고 보면 일을 휴식처럼 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지? 독후감 읽고 댓글 달기도 쉽지 않은데 책 읽고 독후감 쓰는 하석이 자세가 부럽네!!! 독후감 자주 올려주게나..... |
|
|
서경석
2011-12-10 09:50
|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얻은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다스려서 시간이 부족하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끊임없이 산만함에 시달리지 않고 순간의 행복을 음미하는 능력을 갖추자." 이 글귀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행복= 만족/욕망 아니겠는가. 우리도 이제 부터 비우고 또 비우는 연습을 해야겠다. 그러면 행복이 오지 않을까? |
|
|
|
강경탁
2011-12-12 15:27
|
‘이리저리 정신 없이 뛰어다니지만 결국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 깨닫네’ .... 참말로 좋은 말이여. 공수래 공수거인걸... 좋은 글 잘 읽었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