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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supark    
작성일 2016-03-25 (금)
ㆍ추천: 20  ㆍ조회: 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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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겡키데스카? ”
오겡키데스카?
Susupark. Jan/28/2012

오겡키데스카?
와타시모 겡키데스.

올해 연구소 산악회 시산제가 속리산에서 있었다. 법주사를 지나 천왕봉을 거쳐 문장대까지 등산하고서 하산하는 산행이었다. 능선 및 등산로에 눈이 쌓여있어 내리막길은 제법 미끄럽다.

속리산은 소나무가 많다. 입구의 정이품 소나무를 시작으로 경내의 소나무들, 바위속의 1000년 고송 속에서 끝낸 속리산(俗離山)은 송리산(松裏山)이었다.

눈 덮인 능선들이 파도타기 서핑처럼 마루가 밀려갔다 밀려오는 것 같다. 천왕봉 밑, 하얗게 눈으로 덮인 헬기장에 자리를 펴고 상을 차렸다. 한 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며 제를 올린다. 옆 작은 접이 의자에 나 또한 같이 등반했었던 Y*의 추모제를 겸해 군고구마와 막대사탕을 놓고 꼬마 제상을 차린다.

저 쪽 능선의 신뱅이 빙벽폭포을 향해 “Y야, 오겡키데스카? ” 안부를 묻는다.
“와타시모 겡키데스. 형님 나도 잘 있소. 걱정 마오.” 메아리가 백두대간 댓재를 거쳐 속리산 능선을 한 바퀴 타고 돌아나와 내게 답장을 전해 올 것 같다.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에서 여자 주인공이 겨울 산에서 조난당해 숨진 남자 친구를 찾아 하얀 설원 위에서 애타게 외치던 오겡키데스카?가 생각나는 산행이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딸애와 적당한 영화가 없을 까 찾다가 이름만 들었던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러브레터는1990년대 일본영화이지만 아직도 눈 내리면 가장 보고 싶은 영화 톱 3에 들어간다.

누군가에게 치유가 되고 다른 누군가에겐 추억이 되는 시간 여행이 있다. 영화에서는 하나의 기억이 잃어버린 시간을 일깨우며 과거와 현재라는 서로 다른 시공간을 교차시킨다. 두 여자가 한 죽은 남자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며 각자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렸지만 어둡지 않은 착한 영화다. 하얀 꿈처럼 어딘가를 부유하게 하는 몽환적인 OST가 따뜻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아름다운 설원 위에 주인공인 ‘와타나베 히로코’가 누웠다가 참았던 숨을 내쉬고 자리를 털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그리고 이 여자가 2년 전에 겨울 산에서 사망한 연인이 그리워서 중학앨범 뒤에 있는 주소로 편지를 보냈는데 황당하게도 답장이 오면서 이야기는 이어진다. 묘한 편지를 주고 받던 그녀는 그 사람이, 죽은 연인과 동명이인인 ‘후지이 이츠키’이며 그의 중학교 여자동창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이 한 장의 편지로 인해 과거로의 여정속에 한 남자에 대한 추억여행도 시작된다.

1917년 프로이트 이후 정신분석에서 슬픔에 대한 애도의 작업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must’이다. 떠나 보낸 대상에 대해 슬픔의 감정을 외부로 표현하는 애도는 삶에 있어서 중요한 작업 중 하나라고 소설가 김형경은 <좋은 이별>에서 강조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편견과 적대감, 폭력의 위험이 생겨날 수 있다. 더욱이 근대 이후 이성과 합리를 중시하는 사회가 제례행위를 생략하거나 간소화시키면서 현대인들에게는 심각한 심리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알려져 있다. 전통 굿인 씻김굿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망자가 이승에서 풀지 못해서 맺혀있는 한을 풀어 주어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행위이다. 하지만 본질은 죽은 자의 영혼을 빌어 삶과 죽음의 화해가 이루어지고 오늘의 산 자는 망자를 떠나 보내면서 그 상실에 대한 심리적 매듭을 짓는다. 시산제도 제물을 준비하여 산악회의 안전과 번영, 회원들의 건강을 산신령께 기원하는, 현재까지 생략되지않고 살아남은 제례 의식 아닐까?

“만나서, 알고, 사랑하고, 그리고 이별하는 것이 모든 인간의 공통된 슬픈 이야기다.” ‘S. T. 코울리지’란 사람이 말했다. ‘코흘리개’도 아는 말이다. 하지만 애도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병 난다. 나이 들어 갱년기 증상에다 우울증에 시달린다. 이번 시산제는 기본적인 목적 외에도 속리산에서 같이 등반했던 악우의 추모제를 할 수 있어서 나를 위한 애도의 산행이 되었다.

언젠가는 히말라야에 가서 촐라체 북벽에서 떠나보낸 K**에게도 ‘오겡키데스카?’를 전해야겠다.

* Y는 2009년 12월 25일 속리산 신뱅이폭포에서 빙벽등반 중 얼음이 무너져 사망하였다.
** K는 2011년 11월 11일 동료와 히말라야 촐라체 북벽 등반중 추락사고로 사망하였다.
 

 

 

 


이름아이콘 임성래
2016-03-25 13:23
그려~ 와타시모 오겡키데스~!^^ 할 수 있게 되네~
칭구 차분한 글 읽음서~
   
이름아이콘 susupark
2016-03-28 09:14
회원사진
오겡키데스까? 사진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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