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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문산 이야기 2
(보문산 이야기 2) (산악회 동료인 조성원씨의 글입니다.) 노래방이나 술자리, 회식 장소에서 자주 쓰이는 말로 십팔번이라는 말이 있다. 일 번도 아니고 하필 십팔번인지 한 번 쯤 다들 의심해 보았을 것이다. 알아본 즉 이 말은 일본의 대중 연극인 가부키에서 유래했다. 여러 장(場)으로 구성되어 있는 가부키에서 장(場)이 바뀔 때마다 막간극을 공연했는데, 17세기 무렵 '이치가와 단주로'라는 가부키 배우가 단막극 중에 크게 성공한 18가지 기예(技藝)를 정리했는데, .사람들은 그것을 가리켜 가부키 광언(狂言, 재미있는 말) 십팔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여기에서 십팔번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장기(長技), 애창곡의 뜻으로 쓰이고 있다. 나의 노래 18번 대한민국의 조씨 집안은 엄청 노랠 잘한다. 두말할 것 없이 대한민국의 노랜 조씨 집안이 평정했다. 이의가 있으면 얘기해도 좋다. 겁 안 난다는 말이다. 천사의 목소리 조 수미!! 그녀의 목소리에 대해선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드라마 허 준 테마 곡으로도 유명하지만, 클래식 격을 벗어나 부른 ONLY LOVE의 사랑의 전설 테마 곡은 이십만 장이나 팔렸다. 영원한 자유인 조 영남!! 그는 이혼도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별 짓 다하는 자유인이다. 그를 알 것 같기도 하다. 지금도 예쁜 여자 보면 고민하고, 열정이 살아나는 밉지 않은 구속받기 싫어하는 자유인. 패티 김이 말한 대로 장난기만 뺀다면 그의 노랜 한 폭의 그림 그리고 시원한 폭포수다. 한국의 애절한 호소력 조 용필!! 은유시인의 효시 조 동진!! 뒤를 이은 조 덕배, 조 관우, 조 하문. 발라드를 재 평정한 조 성모에 이르기까지 조씨 집안이 정말 한가락한다. 시원찮은 힙합이나 랩에 조씨 집안은 없다. 물론 지금 얘기는 내 편향에 따른 농이 반이니 귀담아 듣거나 문제삼을 가치는 없다. 사람 얼굴 생김새 다 다르듯 성대의 떨림과 목구멍을 울림통으로 해서 구강을 통해 나오는 목소리란 것 또한 천차만별이고 보니 그 노래 때문에 괴로운 조씨도 존재한다. 어느 드라마에선가 평소 말주변도 없고 노래까지 못해 완전 왕따에 진급도 못하는 걸 봤는데 정말 내 경우가 바로 그 꼴이다. 저번에 직원들하고 설악산 장수대로해서 대승령 넘어 십이 선녀탕을 다녀왔는데, 쉬지 않고 7시간이상을 걸어 다들 피곤한데도 차 속에서 노래자랑이라니 공포의 시간이 따로 없다. 그나마 어설프게 준비한 ‘삼포 가는 길’마저 누가 빼앗아 가버리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말이 나온 김에 한소리하면 그림이나 글은 그리고 쓰는 사람과 느끼고 읽는 사람이 비교적 확연하게 선이 그어져 있는데 반해 노래는 노래방이란 무서운 이무기의 등장으로 가능치 않다. 아마도 내가 대통령이 된다면 다른 분야와 보조를 맞추는 쪽으로 원상태 복구를 실행 할 것이다. 이제 동료들은 내 눈치 볼 것도 없이 숫제 노랠 시키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그대는 차디찬 의지의 날개로 시작되는 ‘수선화’실기 시험을 끝내 거부해 60점 기본점수만 받은 나다. 하지만 나에게도 나의 노래 18번은 있다. 듣는 음악은 무척 섬기는 ‘나’이기에 음악 흐르는 인터넷 찾아가 들은 지는 꽤 오래되고 취향이 뉴 에이즈란 장르에 가까워 꾸역꾸역 모아 논 CD 또한 300장은 족히 넘는다. 지금도 자주 찾고있는 그 인터넷 모임은 70년대 포크음악을 취급하는 곳이다. 나이도 엇비슷하여 동병상련이란 감정이 솔솔 불어 그곳 자유게시판이란 곳에 이런저런 일상의 이야기를 올렸는데 당시의 내 글 하나의 주제가 보문산이었으며 각각의 글 내용의 자질구레한 터치가 이런들 어떠리 저런들 어떠리 이래도 한세상 부어라 마셔라에 치중되다보니 자연스레 훤한 달밤 스스로 취해 조 껍데기 술 옆에 끼고 흥얼대는 모습을 연상하여 지금 흘러나오는 ‘소쩍새 우는 밤 ’그 노래를 들으면 내가 떠올랐던 모양이다. 그 날 이후 그 곡은 선사해준 어느 자상한 분의 특혜로서 당시 자타가 인정한 나의 주제곡이 되었다. 동요 포크 가수 이 성원! 나는 그 분을 잘 모른다. 모른다 하는 것은 여타 가수 아는 만큼 가수 이 성원이라는 공식 직함에 걸맞게 아는 것이 별로 없다 하는 것이다. 물론 대중가수로서의 그 분의 명성과도 무관한 것은 아닐 터이지만. 그럼에도 여타 가수에 대해 읊어대는 스캔들, 경력 같은 진부하고도 표피적인 말거리를 뺀다면 그 분에 대한 느낌만으로는 많은 것을 알 것 같기도 하다. 아무튼 몇몇 분들의 그러한 세세한 정서 덕분으로 나와 성씨는 틀리지만 한글말씨 이름은 똑같은 그 분의 노래를 평온하게 마신 적이 종종 있고 지금도 가끔씩 술이 취하면 그 분의 그 노래를 마음 내키는 대로 개작하여 흥얼대고 다닌다. 그 가사 대로 내가 ‘두주불사’의 주정뱅이로 낙인 찍힌다하여 억울타거나 슬퍼할 것 같지는 않지만 이왕지사 술꾼으로 보아줄라치면 고사성어에 나온다는 억센 말술에 ‘번쾌’란 장수 대신 빈곤이 넘치고 넘쳐 작은 정서에도 훌쩍대는 소인배로 보아주는 것이 보다 너그러울 것 같고 더 곱게 보아 ‘도연명’의 술 향 그윽한 음주 마을을 배회해도 무방할 것 같은 작은 난봉꾼으로 보아준다면 감사 할 것 같은 생각도 해본다. 물러나 하는 일 없이 살고 있으니, 즐거움도 없고, 게다가 요사이는 밤마저 길어졌다. 마침 좋은 술이 생겼으므로 매일 밤 마셨다. 홀로 나의 그림자를 마주보며 진창 마시고 나니, 홀연히 거듭 취하더라. 술이 취하자 되는 대로 몇 구절 시를 지어 스스로 즐겼거늘, 어느 덧 시를 적은 종이의 수가 많아졌다. 허나 앞뒤에 연결이나 차례는 없다. 이것들을 친구에게 적게 하여 웃음거리로나 삼고자 할 따름이다. 도연명의 글귀 음주의 이 서문처럼 이 성원의 노래 소쩍새 우는 밤은 호젓하다 하여 외롭거나 슬퍼할 마음은 전혀 없으며 안주가 시원찮아 두 손을 쪽쪽 빨며 빈 달을 안주 삼아 마셔도 입 언저리 흥건히 정서가 고이고 그림자가 벗이 되어도 마냥 다정스런 그런 소쩍새 우는 밤이 아니던가. 소박한 가사내용 그대로 그가 동요를 부르는 마음 알 것 같기도 한데 상주 살았다는 분이 어찌 보문산을 알고 가까이 느꼈는지 만날 기회가 있다면 한번 물어나 볼까. 이 참에 말하는 바 나의 노래 18번은 있으되 노래방에 갖추지를 아니하여 못 부른다 할 것이다. 소쩍새 우는 밤 보문산 기슭에 아름다운 사람 만나 기뻐서 막걸리 한 사발 꿀꺽 마시면 좋아라 오늘 밤 소쩍새 우는 밤 달빛은 나뭇가지 사이로 흐르고 젖어드는 평온 행복하여라 부어라 또 한잔 아름다운 마음 좋아라 오늘 밤 소쩍새 우는 밤 (들은 대로 옮긴 것이라 틀릴 수도 있습니다) 제가 그간 마음 닿는 대로 흥얼대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고픈 이 밤 보문산 그곳엔 한 사랑 마저 채우지 부어라 또 한 잔 마셔라 한 마음 취한 눈 그대로 별 밤 기대면 스러진 사랑 꿈꾸듯 다시 내게로 오네 추억 보고파 나선 그곳은 보문산 달 밤 남겨진 사랑 언제고 마중 나오지 부어라 그 추억 마셔라 그 세월 그리움 두둥실 밤하늘 물들면 낯선 타인도 단맛 그리움 되네 좋아라 오늘 밤 제가 그간 마음 닿는 대로 흥얼대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하고픈 이 밤 보문산 그곳엔 한 사랑 마저 채우지 부어라 또 한 잔 마셔라 한 마음 취한 눈 그대로 별 밤 기대면 스러진 사랑 꿈꾸듯 다시 내게로 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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