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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낭절제 후기
이번에 영동세브란스에서 담낭절제 수술을 받았다. 신장결석이 아니라 소위 쓸개에 돌이 있어 쓸개를 떼어내는 수술이다. 주변 몇몇 사람과 최승호한테만 알리고 조용히 끝내려고 했는데 조성영이가 공지를 띄우는 바람에 최준영이 수술받은 사실 전세계에 알려지고 말았다. 이놈이 지 여동생(27세. 성영이 대학교 때 낳았단다. 남매만 있는데 무려 터울이 20세!) 시집 안보내준다고 투덜거리더니... 누구 좋은 신랑감있으면 성영이에게 연락해라. 신부감은 내가 보증한다. 지금 광주사회조사연구소에서 주임연구원을 하고 있는데 아주 착실하고 똑똑해서 주변 사람들한테 무지 귀여움을 받는다.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준 최승호(병원에서 보는 사람마다 최승호 친구라고 떠벌이고 다니며 덕 많이봤다), 직접 면회를 온 서울의 회장단(최명규, 강주완, 정해건), 조성영, 양화섭 등 그리고 런던의 서경석, 헌병대장 조인상 등 전화로 격려해준 동창들한데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사를 보낸다. 덕분에 5일만에 퇴원해서 지금은 광주와서 잘 지내고 있다. 아직까지 특별한 후유증은 없고. 수년 전부터 일년에 한번쯤 배(명치 아래 5cm)가 무지아파 고생을 했었다. 음식을 먹은 후 30분 후 정도부터 슬슬 아프기 시작해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7-8시간을 간다. 아무리 자세를 바꾸어도 아픈게 그대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통증이 없어진다. 첨엔 위염, 십이지장염 등을 의심해서 초음파와 내시경을 했는데 별 이상이 없고. 나중엔 췌장 수치가 올라가서 췌장염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급기야 작년 초에 또 한번 아파서 혈액검사를 해보니 췌장수치는 별로인데 간 수치가 무지높게 나왔다. 이상운이가 CT를 찍어보라해서 찍고보니 쓸개에 돌이 다수 있다는기라. 쓸개 돌이 담도에 박혀서 아픈거고(박혀있을 때 무지아프다가 그게 장으로 빠져나가는 순간 통증이 순식간에 없어진단다), 담즙이 돌 때문에 제대로 흐르지 못하고 간이나 췌장으로 역류하다보니 간, 췌장 등에 손상을 준단다. 술끊고 음식 조심해서 회복하는데 한두달 걸린다. 작년에 상운이가 떼버리라고 하는걸 뭐 그까짓것 1-2년에 한번인데 참아보지 뭐하고 버티다가 급기야 올 5월달에 또한번 아팠다. 할 수없이 수술을 받기로 하고 세브란스 최승호한테 물어보니 복강경 잘하는 사람이 외과에 있다길래 방학 중에 날짜를 잡아 수술했다. 수술 후 보여주는데 은단만한 돌(까맣고 반질반질한게 영락없이 사리같더라)이 30 여개, 그보다 작은 것들(아직 사리가 못되어서 모양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놈들)이 수십개 나왔더라. 이놈들이 내 쓸개 속에서 놀고 먹으면서 나를 괴롭혀 왔다 생각하니 망치로 칵 깨버리고 싶더라. 담당의사 말이 내시경으로 돌만 빼는 경우도 있는데, 내 경우는 쓸개가 돌을 계속 생산하는 공장이라 아예 잘라내는 것이 낫단다. 개복수술을 하면 10cm 정도 절개를 하고 회복하는데 오래 걸리는데 복강경은 1-2cm 절개하면 되니까 회복도 빠르고 흉터(4개)도 별로 남지도 않더라. 단, 복강경은 사용하는 기구가 모두 일회용이고 고가여서 수술비가 개복수술에 비해 훨씬 많이 나온다. 참고로 5일 입원하고 MRI 찍고 수술한 비용을 보면 보험공제 빼고 내가 직접 지불한 돈이 320만원 정도 나오더라. 그렇지만 회복이 엄청 빨라서 수술한 날도 몇시간 후면 걸어다닐 수 있다. 지금은 부부생활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복근육도 회복되었다. 이번 주말에 지리산 가서 나머지 근육 몽땅 테스트 해볼 예정이다. 지난 주말에 김재수, 이대용, 김윤기, 이상운 등과 같이 해남 송호 해수욕장에 가서 가족끼리 하루 자며 놀고 왔는데 이상운이가 축하한다며 조니워커 블루를 한병 가져왔더라. 잘 먹었고 별 탈이 없는걸 보니 쓸개없이 사는 데 이상이 없나보다(어차피 쓸개즙은 간에서 나온단다. 쓸개는 그걸 보관하고 있다가 필요할 때 보내주는 역할을 하고). 수술 후에 혹시 소화가 안되나 걱정했는데 별 이상이 없다. 의사말이 너무 기름기 많은 음식만 조심하라고 하더라. 혹시 나같은 증상있는 동문들은 참고하라고 좀 길게 적었다. 의심나는 대목이 있으면 나한테 연락하면 더 상세한 정보를 알려주마. 난 이제부터 쓸개빠진 놈이니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  박하석: 준영이의 건강한 글이 무척이나 반갑구나. 준영이 화이팅. -[07/30-11:33]- 정대진: 최교수,수고했다.그라내도 성영이가 올린 소식보고 전화라도 해야지 했는데... 몸조심 자알 하고 광주가면 얼굴이나 보자. -[07/30-1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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