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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냄새 풍기며 달리는 새벽
우리 동기들은 글을 참 아끼시는 분들입니다. 글쟁이가 즐비한 판에 홈페이지에 글 올라가는 꼴을 보고 있으면 속터집니다. 가자미 띠 출신인지 홈피에 들어와 곁눈질만 하고는 문닫고 나가 버립니다. 1년 반 전에 목동운동장에 마라톤클럽이 하나 생겼는데 놀라울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연회비를 내는 회원이 250명. 새벽반은 5시 10분부터 6시 40분까지 목동운동장 트랙에서, 저녁반은 9시 30분에 파리 공원에서 뜁니다. 하루 평균 12~15 Km를 다양한 훈련방법으로 소화합니다. 매주 토요일은 안양천에서 10 ~ 30Km 지속주를 합니다. 3월의 동아마라톤, 11월의 중앙마라톤을 겨냥하여 상.하반기마다 16주 훈련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선수 실력에 따라 상,중,하 등급 및 부상자 재활병동까지 운영합니다. 국가 대표 출신 감독이 무보수로 지도합니다. 지난 여름에 가입하여 몸을 만드는 중인데 클럽이 대단히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홈페이지(www>mokma.or.kr)에 들어가 보면 알 수 있지요. 오늘 아침 그 홈피에 올린 글을 하나 옮겨 싣습니다. 우리 모두 생활상의 이야기를 알콩달콩 나누는 홈피가 되도록 여기에 글 좀 올립시다. 기쁜 성탄, 벅찬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 요즘 들어 거의 모든 날 밤마다 술을 마십니다. 소속된 모임이 많으니 송년회가 빈번하고, 또 제가 사람만나서 사귀는 걸 좋아해서 그렇기도 합니다. 그보다는 거의 매일 술을 마시다 보니 해 넘어가고 저녁이 찾아오기 시작하면 술 생각이 솔솔 납니다. 알콜중독 초기상태인지도 모릅니다. 술이 얼마나 해로운지는 술 안마셔 본 사람은 잘 모릅니다. 돈,시간,체력이 무진장으로 소모됩니다. 더구나 술 마시면 쾌락을 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술은 만병의 근원이요, 만악의 출발입니다. 오죽하면 부처님이 다섯가지 금지사항(살생,거짓말,도둑질,음란,음주)에 포함시켰겠습니까? 술은 마라톤과 최악의 함수관계에 있습니다. 체중조절 불가, 근력 약화, 훈련강도 저하.... 최근 새벽 달리기 때 제 옆에서 뛰시는 분들은 제가 풍기는 덜 깬 술냄새 때문에 곤욕이실 겁니다. 죄송합니다. 어제 새벽에는 400M 15세트를 이를 악물고 따라 했습니다. 써브팀 꽁무니에 붙어서 했는데 몸이 무척 무겁더군요. 그래서 술좀 덜 마시든지 안마시겠다고 작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어제 밤에 바로 그 작심이 무너졌습니다. 오후 5시 역삼역 부근 결혼식 피로연에서 포도주 2잔, 뒤이어 제가 참여한 지 33년 된 모임의 송년회에 얼굴만 내밀고 벌주로 소주 3잔, 다시 부천실업고등학교(www.jalani.or.kr) 선생님들 송년회로 이동하여 소주 1병 + 맥주 여러 잔. 고등학교 동기 이규와 최명규가 미리 와서 소주잔을 비우고 있었음) 부천 학교는 지난번 중앙마라톤 때 우리가 음식물을 갖다 준 곳입니다. 그 학교에 갈 때마다 휴머니즘이랄까, 사랑이나 자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을 가득 안고 돌아 옵니다. 100명쯤 되는 불우청소년을 야간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끌어안고 몸부림치는, 자원봉사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직업이 되어 월급 150만원 밖에 못받지만, 가진 거라고는 학생들에 대한 애정과 눈물밖에 없으면서도 한없이 여리고, 착하고, 순한, 후배 선생님들과 소주잔을 부딪히는 데 거부하기 힘들었습니다. 금년에 이어 내년에도 전교생을 공연장에 6번 데리고 가는 비용을 만들어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대취했습니다. 아침에 속을 대충 비우고 운동장 트랙을 돌기 시작하니 위장 밑바닥에 가라 앉아 있던 알콜들이 혈관을 통해 다시 요동을 치는 지 술기운이 얼얼하게 올라 왔습니다. 조깅, 보강훈련, 코너주.... 코너주 8개 하고는 트랙에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이윽고 마무리 훈련을 하다보니 술이 다 깬 느낌입니다. 다시 다짐합니다. 술을 줄이거나 끊어야겠다고.... 내가 사랑하는 달리기를 위해서라도 술을 멀리 하겠다고. 내년에는 <술 덜먹자.>는 사업이 순조롭게 추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목마, 화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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