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老松軒 ㆍ작성일 2011-01-01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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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된 도리, 사장된 도리, 자식된 도리, 친구된 도리  부모님께 자식된 도리는 효도이며, 친구에게 친구된 도리는 청하지 않아도 나서서 친구를 돕는 것이겠지요.    자식으로서 최고의 불효는 부모님께 걱정거리를 안겨드리는 일입니다.  잘나간다고 생각했던 장남이 회사를 때려치우더니 덜컥 사업을 벌였으니 어머님 걱정이 오죽 하셨겠습니까?  살아 생전에 어머님께서는  자식들에게 "나는 암시랑토 안해야."라는 말씀을 입에 달고 다니셨습니다. 한쪽 눈 시력을 상실한 다음에도 어머님께서는 "나는 암시랑토 않해야. 니만 잘되면 원이 없다."  면서도 정작 제게는 궁금한 일을 물어보시는 것조차 어려워 하셨습니다. 저도 잘된다고만 말씀드렸습니다.  사업이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경영자로서 최소한의 도리가 직원들에게 제때 월급을 주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또래 공무원 봉급만큼은 주겠다고, 학력 차별없이 대우하겠다고 마음 먹었고, 그리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사업 자체를 털렸습니다. 본사에 라이센스를 뺏겼습니다. 작년 10월에...  멍했습니다. 정신을 추스리고 매출 채권을 몽땅 직원들에게 넘겼습니다. 받을 봉급, 퇴직금, 실직 위로금...직원들이 쓰던 컴퓨터도 직원들에게 가져가도록 했습니다. 지난 11월 중순 사무실 문을 닫았습니다. 100년을 쓸 것이라고 작정하고 들여논 사무실 가구가 아까웠습니다. 수십억을 털리고 몇천만원이 아깝다는 게 웃기는 일이지요. 전날 자정을 넘기는 시각까지 중앙일보 후배 녀석이 옆에서 눈물을 글썽이며 나 대신 억울해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인 나는 덤덤했습니다. 직원들에게 할 도리를 못했다는 자책이 앞섰습니다.  젊었을 적 부모로서 자식에게 해 줘야 할 게 내가 겪었던 고민을 겪지 않게 하거나  짧게 겪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제는 부모로서 최소한 도리로 빚을 물려주는 일만은 피해야 할 텐데 하는 걱정이 내 머릿 속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터뜨리는 게 정상인 스트레스조차 참고 있는 아내가 불쌍하지만 내색하지 못합니다. 충격을 받았는지 수능을 망친 고3 막내놈 눈치가 보입니다. 그렇게 벌써 석달을 보냈습니다.  친구된 최소한의 도리가 친구들에게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 존재가 되는 일일 거라고 짐작합니다. 걱정해 준 친구들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올해는 차근차근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내딛겠습니다. 일어서야 걸을 수 있고 남에게 손도 내밀 수 있다고 합니다.

임성래 2011-01-01 14:06	그러네~ 일으키고 일어나는 게 일인가 보네~ 걸려넘어지고 쓰러져 누웠던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일은 이미 이뤄지기 시작하리라~ 밝아온 새해와 함께 심기일전 건안건승을 기원드리네~ ^0^

김태룡 2011-01-02 04:46	老松軒이 일어서서 걷는데 내가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 사는 일이 이리 어렵구만. 조만간 한 번 보세.

김상순 2011-01-02 18:05	신재형이 걱정말게. 내가 신재 형이라고 형으로 호칭하고 싶은 것은 15년 전에 사업에서  넘어지고, 나는 10년을 두문불출 킁킁 앓기만 했는데. 신재형은 느낌이 훨씬 다르네. 곧 떨고 일어날 것이라 확신하네. 내공이 다르니 회복도 다를 것이야. 5년 전에 빈 손으로 서울왔을 때, 김태룡이 나를 도우려고 진심을 다 했는데. 벌써 따뜻한 마음으로 걱정하는군. 다들 따뜻한 마음으로 함께하고자 하니 힘 내시게. 나도 목동에서 나름 행복하게 일어섰지 않겠나. 오히려 크게 성장한 면도 있었다네.  올해는 시집도 한 권 내려하네. 조만간 한 번 보세.

배민영 2011-01-03 09:18	어려운 현실을 누군가는 불편할지 몰라도 불행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할일이 더 많이 있을 테니까 (약간 내생각이 가미된 말이다 )자신이 이런 상태를 친구에게 솔직하게 고한것 자체가 자신감이 넘쳐나 보인다 세상만사 마음먹기에 달린것  같다 . 힘네라

강경탁 2011-01-03 09:32	그동안 홈페이지에 이름이 올라오지 않아 궁금했었는데 이리도 어려운 일이 있었구만. 좋아하는 친구가 힘들어할 때 손한번 제대로 내밀 수 없는 내가 안타깝고 한심할 뿐이네. 스스로 일어서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는 수 밖에..... 나는 신재형이라는 사람을 믿네. 이영목 22222222222222 1/3 10:06

박하석 2011-01-03 10:07	신재 형, 새해 복 많이 받으시게.

김유수 2011-01-03 11:28	작년 1월경이었던가? 자네 사무실을 방문헀을 때 라이센스에 대한 우려를 하더니만 그것이 현실화 되었구나. 요즈음 홈페이지에 老松軒의 글이 안보여 무슨 일이 있나 햇더니만... 七轉八起의 정신으로 다시 일어나리라 밑네. 近日內로 한번 보세.

이건태 2011-01-03 13:58	지난 10월에 한국에 가서 서대문 족발집에서 처음 만났을때 했던 ' 건태야! 나 망했다' 라는 말이 아직도 귀에 선하구나. 그러면서 모든 사람들이 신재형이니까 바로 일어설꺼라고, 극복하리라고 생각하는것이 부담스럽다는 말도 --- 그래도 이런 너를 위해서 하느님은 누군가를 이미 보내셨을 것이라고 믿는다.

서경석 2011-01-04 13:28	친구에게 친구된 도리는 청하지 않아도 나서서 친구를 돕는 것이겠지요. 라는 첫 귀가 가장 마음에 와 닿는 구만. 실제로 신 재형군은 그렇게 실천하고 삽니다. 이제 그에게 친구들이 베풀어야 하겠습니다. 전근하고 사무실을 옮기고(양재동에서 압구정으로) 새로운 부서 업무 파악한답시고 오늘에야 홈피에 올라왔드니만, 통한의 아픔을 글로 적어 놨구만. 암튼 재형아 긍정의 힘을 우리는 믿자 잉?

nicencool 2011-01-05 12:15	어찌 그런 사정이 있었구먼! 지금에서야 무슨 말인들 뭐하겠나... 잘 추스리고, 새해엔 앞으로 위로 올라 가는 일만 있기를 바랄께. 언제 다시 에펠탑 보며 와인 잔을 기울일 날을 기대해보며... -_-

최준영 2011-01-05 14:59	오뚜기 신재형, 힘내라!

노상언 2011-01-06 08:45	자녀사랑이 끔찍하던 재형아...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하고, 미련없이 빨리 넘겨 꿋꿋이 서거라~!

송의열 2011-01-06 12:06	재형아 힘내라!!  뭐라 말해도 위로가 되겠냐마는… 조용히 너를 위해 기도할께. 하나님은 능히 이길만한 고난을 주신다고 말씀하신다. 이겨내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