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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피면...
 해당화 susupark. 2005. 05. 24. 해당화는 예로부터 선비들로부터 사랑 받는 꽃이었다던데 우리집 사랑채 울타리에도 진붉은 해당화가 넘쳐 났었다. 윗대 할아버지들이 꽃을 좋아하셔 함박꽃, 동백, 영산홍, 자목련, 복숭화, 난 등 화단을 꾸미셨는데 요즘 보니까 해당화는 무관심 속에 사라지고 찾을 수 없다. 해당화는 바닷가 모래땅에서 잘 자라며 4~7월에 꽃이 피고 가을에 빨간 열매를 맺는다. 꽃잎은 분홍색, 진분홍색, 검붉은색 등으로 빛깔이 다양하고 때로 흰색도 있다. 해당화 곱게 핀 바닷가는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는 일이다. 자주 출장 가는 월성에는 바닷가 산책길에 해당화 화단이 조성되어 있다. 바닷바람과 상큼 시큼한 꽃•잎•가지로 가득 찬다. 척박한 모래땅에 뿌리를 박고 피어오르는 꽃송이들은 아스라이 긴 바다를 바라보며 떨어지곤 한다. 아스라히 피어나는 것은 또한 아스라한 기억을 다시 일깨운다. 이때는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던 동요, 장수철 시 ‘바닷가에서’나 속으로 불러볼 일이다. 주말에 근무 할 때 약간의 억울함과 지루함과 피곤함이 스며 있을 무렵 바다에 저무는 해를 바라본다. 시선 속엔 가는 봄이 아쉽고 떨어지는 꽃잎이 오가피처럼 촘촘히 박힌 가시 줄기처럼 안쓰럽다. 한용운의 시처럼 해당화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그리움의 상징이었다. 당신은 해당화 피기 전에 오신다고 하였습니다. 봄은 벌써 늦었습니다. 봄이 오기전에는 어서 오기를 바랐더니 봄이오고 보니 너무 일찍 왔나 두려합니다. 철모르는 아이들은 뒷동산에 해당화가 피었다고 다투어 말하기로 듣고도 못들은체 하였더니 야혹한 봄바람은 나는 꽃을 불어서 경대위에 놓입니다그려. 시름없이 꽃을 주워서 입술에 대고 "너는 언제 피었니" 하고 물었습니다. 꽃은 말도 없이 나의 눈물에 비쳐서 둘도 되고 셋도 됩니다. '해당화' 한용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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