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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야,병하야! 고생 많구나!!
목요일 오후가 되면 심신이 좀 지쳐 있다. 일년 반을 끌면서 진행해온 프로젝트를 마감할 무렵이라서 업무 강도가 높고 스트레스도 상당하다. 그러나 어쩌랴, 동기모임을 챙겨야 할 팔자인 걸. 분당 모임에 갈 일이 심란하다. 자동차를 두고 대중교통으로 서현역 근처 음식점에 도착하니 7시 10분이다. '어, 아무도 없네?' 내가 시간을 착각했나 보다. 7시 25분쯤 총무 윤병하가 오고, 좀 있으니 배춘채 회계사가 발렌타인을 한병 들고 왔다. 박창훈 변호사는 자기 생일날이라서 집에서 약식으로 생일을 쇤 뒤 등장하고. 그리고 정말 오랫만에 방기웅이가 나타났다. IT계통의 회사를 운영하는데 신수가 좋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역회장 이상기가 도착했다. 등록된 분당 지역구 회원이 17명인데 5명이 참여한 것이다. 윤병하 총무가 이번에 적어도 3번 이상씩 전화를 한 모양인데 성과가 실망스러워 답답한 심정을 토로한다. 서로 위로하면서 용기를 내자고 했다. 어느 지역구나 대체로 이런 모습들이다. 지역회장이나 총무만 힘을 쓰지 전체적인 결집력이 약해진 게 틀림없다. 동기 모임의 책임자로서 자책감이 든다. 활성화시킬 수 있는 묘수가 없을까? 최선을 다하는 것, 내 열정이 다른 친구를 감동시키는 것, 그것 말고 내가 무엇을 더할 수 있겠는가? 내 하는 일의 특성상 외근업무가 많다. 지난 달부터는 차를 타자마자 핸펀을 꺼내 들고 동창회명부를 곁눈질하며 전화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매일 10~20통씩 전화를 해 대고 있다. "야, 요새 잘 지내냐? 홈컴밍데이 하는 거 알고나 있냐? 니는 형편이 좋은 특별회원이니까 좀 두둑히 쏴주라. 그래, 다 형편이 그런건 나도 안다만 부탁 좀 헐께. 10월 28일에는 각시랑 광주가는 버스 탈꺼지? 돈은 다음주까지 꼭 좀 보내주라. 또 연락하자." 이젠 멘트를 달달 외워 자동으로 나온다. 돈 보내오는 사람들 면면을 보면 전화가 좀 효력이 있는 것도 같다. 병하야, 어제 분당에서 영등포 오는 버스를 탈 생각이었는데 니가 택시 태워주고 차비까지 넣어줘서 무척 고마웠다. 어제 수고 많았어. 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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