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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함을 이기고 활기찬 봄을
 나른함을 이기고 활기찬 봄을! 전남의대 예방의학교실 손 석준(보건진료소장) 따스한 햇살이 좋긴 한데 봄 맞을 준비가 덜 된 까닭인지 심신이 지치고 졸음이 쏟아진다. 겨우내 우리 몸에 스몄던 겨울이 춘곤증이란 이름으로 또 한번 환한 봄의 눈꺼풀을 가리는 것이다. 마냥 감기는 눈꺼풀. 아무리 눈에 힘을 주어도 역부족이다. 낮이 길어지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의 불청객이다.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에 힘이 솟기보다는 오히려 몸이 나른하고 점심시간 이후엔 주체할 수 없는 하품, 졸음과 싸워야 한다. 강의실에 열댓명은 아예 얼굴을 팔에 묻고 단잠을 자고, 절반이상이 눈을 게슴츠레 뜨고 있거나 꾸벅꾸벅 졸고 있다. 여간 민망한 일이 아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봄이 앞당겨지면서 생체리듬을 잃고 춘곤증에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춘곤증은 봄이 무르익는 3월 중순에서 4월초에 나타나서 보통 1-3주일 가량 지속된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러나 겨울동안 움츠렸던 인체가 따뜻한 봄날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호르몬 중추신경 등에 미치는 자극의 변화로 나타나는 일종의 피로로 볼 수 있다. 봄이 되면 밤이 짧아지고 피부의 온도가 올라가며 근육이 이완되면서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춘곤증은 졸음, 특히 점심식사 후 포만감과 함께 찾아오는 졸음, 식욕부진, 전신 나른감, 피로, 소화불량, 현기증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드물게는 불면증,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세를 나타내기도 한다. 춘곤증은 몸에 특별한 이상이 있어서 나타나는 병은 아니며 말 그대로 봄철에 자주 나타나는 증세이다. 겨우내 운동부족과 영양부족 상태가 계속됨으로써 인체가 변화하는 기후와 자연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인간은 봄이 되면 긴장이 풀리면서 정신도 육체도 그 동작이 완만해진다. 신체적으로는 겨우내 움츠려 지내던 신체가 따뜻한 봄을 맞아 갑자기 활동이 많아지면서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겨울철에 비해 신체활동이 왕성하게 되고 각종 대사활동이 활발해짐으로써 에너지 소비가 많아져 쉬이 피로해진다. 영양적으로는 겨울 이후 신선한 야채의 섭취가 줄어들어 비타민, 무기질 결핍증으로 입맛을 잃고 나른해질 수가 있다. 또한 봄에는 개인의 신상변화가 많은 시기이다. 이에 따라 심리적 억압감으로 스트레스의 축적이 춘곤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춘곤증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비록 병은 아니지만 평소의 건강상태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춘곤증은 겨우내 과로나 피로했던 사람에게 잘 온다. 운동이 부족한 사람, 자주 과음을 하는 사람,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서 춘곤증이 잘 오는 것이다. 소화기장애가 있거나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 외부 환경에 대한 신체의 적응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도 춘곤증에 시달리기 쉬운 사람들이다. 춘곤증은 적당한 운동,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식품의 섭취, 여유있는 마음가짐으로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피로가 너무 오래 지속될 때에는 단순한 춘곤증으로 방심하지 말고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춘곤증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충분한 숙면으로 피로를 충분히 회복해야 한다. 그리고 봄철동안이라도 과음이나 흡연을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아침밥을 꼭 먹으라고 권한다. 신체가 피로하지 않도록 뇌의 활동을 돕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를 시작하라는 뜻이다. 아침을 거르면 허기진 상태에서 오전을 무기력하게 보내며 점심 때 과식을 불러 춘곤증을 가중시킨다. 특히 싱싱한 채소와 봄나물, 봄에 나는 과일은 졸음 퇴치에 아주 좋다. 더러는 커피로 해결하려는 사람도 있지만 강제적으로 몸을 통제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피로감을 더해줄 뿐이다. 수면학자들은 점심식사 이후에 10-20분 정도 눈을 붙이도록 권하고 있다.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기 위해 온수와 냉수를 교대로 목욕을 자주하고 적당한 운동으로 컨디션을 회복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물을 자주 마셔 노폐물을 빨리 배출시키는 것도 좋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므로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스트레칭이나 산책 등 적절한 운동으로 생체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양이는 쥐잡기를 잊어버리고, 사람들은 빚진 일도 잊는다. 때로는 자기의 영혼이 있는 것조차 망각하고 정신이 흐려진다.'고 하는 봄이다. 낮에는 자리를 박차고 바깥 바람과 햇볕을 쏘이며, 산보나 가벼운 운동으로 춘곤증을 이기고 활기찬 봄을 맞이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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