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김홍업 ㆍ작성일 2007-04-18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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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역할 애를 키운지 19년 만에 처음으로 아들 놈을 내가 직접 데리고 있어 본다. 딸 놈이야 이제 대학을 들어갔으니 지가 알아서 잘 살 것이고 이제는 그럴 나이가 충분히 되었다고 본다. 문제는 이번 인사 발령으로 하노이에 오면서 시작 된 것이다. 처음에 이곳을 절대 안 오겠다고 빡빡 우기던 아들을 마눌이 어떻게 꼬셔 가지고 오게 되었는데 거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된 것 같다. 참고로 아들은 이제 중3을 마쳤다. 여러 가지 회사 및 집안 사정상 아들놈을 내가 이곳에서 거의 2 주일을 데리고 있게 된 것이다. 그러니까 그 녀석은 지 엄마도 누나도 없이 아빠하고만 단 둘이 그 것도 호텔방에서 있게 된 것이다. 그러고 보니 그 녀석은 한번도 지 엄마나 누나와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처음 이틀은 아무 변화가 없이 잘 지나갔다 . 물론 그 것은 나만의 판단이었겠지만 어째튼 나는 일찍 아침 먹고 회사 나가고 저녁에 들어오고 간간히 중간에 전화하고 뭐 그렇게 지나갔다. 물론 밥 꼭 챙겨 먹어 라는 말은 수시로 했고 전에 같으면 전화 통화도 하지 않았으나 하루에도 몇 번 전화를 하면서 하여튼 한국에 있을 때에 비해 내 깐냥에는 관심을 갖는다고 최선을 다 했다. 전혀 그 녀석이 아직 학교가 결정이 안된 상태에서 하루 내내 호텔에 있어야 했다는 사실을 전부터 계속되는 습관처럼 별 의식이 없이 못 느끼고 이틀을 보낸 것 같다. 하지만 3일째인 토요일에 오전근무하고 일찍 와서 점심을 같이 먹으면서 몇 가지 형식적인 것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다가 갑자기 아빠는 회사에 나가지만 나는 하루 내내 호텔에 있는다고 한번 생각해봐! 아빠는 그런 생각도 해본 적이 없어? 약간 신경질 적인 말투다. 그러고 보니 그 말이 맞는 것 같았고 아차 싶었다. 응 그렇구나 미안해. 하지만 그 때부터 인지 하여튼 굉장히 신경질 적이 되고 물어 보면 토도 달지 않으면서 인정해 버리고 그렇지만 표정은 잔뜩 웅크려 있고 휴 그 놈의 표정을 보면서 나도 저 나이에 저랬나? 회상도 해볼 정도로 겁이 날 정도의 그 표정, 뭐 하자고 하니까 하기는 하는데 지 의도는 그 것이 아니라는 것이 온 몸에서 철철 넘쳐 흐르는 뭐 그런 것 있잖아. 정말 내가 성질이 나서 줘 패 버리고 싶기도 했다. 사실 나는 내 기억에 애들을 한두 번 정도밖에  때려 본적이 없는 것 같다. 그 것도 원칙적인 이유를 이야기 하면서 손바닥을 매로 때리는 정도였던 것 같다.  하기야 이는 나만의 잘못된 기억일수도 있지만 어쨋튼 그 정도로 마눌에게 전임하고 나는 그냥 저녁에 잠깐 아빠 왔다 하거나 토요일 일요일에 서로 식탁에 앉아 밥 먹으면서 쓸데 없는 이야기나 하면서 지내왔다. 뭐 오늘 날 우리세대의 아빠의 모습이라는 것이 다 이렇지 않을까? 어쨋튼 그러면서도 순간순간 넘어 갔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이 곳의 일을 다시 시작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이 받아서겠지만 이 녀석은 정말 인내가 한계에 이른 것 같았다. 그 후로 무슨 협의할 일이 생기면 알아서 해 라고 대답은 해놓고 행동은 어슬렁 어슬렁 굼벵이 같은 모습을 자주로 보게 되었다. 우리 나이엔 무슨 일이든지 우리의 경계선에 모든 것을 집어 넣어 놓고 일을 하는 오랫 동안의 습성이 몸에 베서 이탈하는 것을 보면 그냥 못 넘어가게 생활화 되 버린 내가 그런 모습을 보니 정말 속이 터지지 않겠나? 그래도 뭐 그런 상태가 있을 수도 있다고 보고 넘어 갔으나 정말 내가 정말 더 짜증이 나는 일이 있었다. 약간은 지나 나에게 중요하고 그 것을 빨리 결정해야 할 일을 협의하려 했더니 엄마오면 엄마하고 상의 할게 그렇게 알아. 참, 이 녀석이 눈앞의 아빠는 관두고 저 멀리 한국에 있는 엄마와 그 것도 일주일은 더 있어야 오는 지네 엄마와만 대화하겠다니…… 그 후로 나는 나와 이 녀석과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으로 분석을 해 봤다. 하여튼 지네 엄마가 돌아왔다. 나의 여러 가지 협박에 못 이겨 그리고 강제적으로 내가 회사에 전화하여 이삿짐 비행기표를 더 놀다 들어오려는 마눌의 예정일보다 많은 날들을 뗑겨 무조건 빨리 들어 오게 하여 하노이에 들어왔다. 녀석은 약 4일 전부터 얼굴이 펴지며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아빠와 말도 다정스럽게 했고 물론 한 단계 더 넘어가면 바로 짜증이었지만 어째튼 그랬다. 지네 엄마 오기 전 이런 일도 있었다. 운동 연습하러 가는데 시작 직전에 지네 엄마가 전화가 왔다. 연습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이 녀석이 하는 말이 걸작이다. 오늘 왜 이렇게 잘 맞을까 생각해 봤는데 이유는 딱 하난 것 같아. 엄마와 통화한 것 외에는 다른 것이 하나도 없었거든. 사실 나도 얼른 마눌이 들어오길 잔뜩 기다렸다. 매일 쳐다보는 이 녀석의 건건이 보이는 짜증나는 말과 행동 표정들을 도저히 내가 더 이상 감당할 수가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공항에서 확인이 되었다. 이 녀석도 반가워 손을 사정없이 흔들었지만 내가 더 세게 흔들었던 것 같다. 물론 마눌에게 점수 따려고 하는 제스처이기도 했겠지만. 나는 내가 굉장히 극심한 노이로제 상태였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마눌이 오고 다음날 아침 출근을 하는데 내가 무척 안절 부절하면서 출근했다는 것이다. 오늘 호텔 체크 아웃을 해야 되니 아들 빨리 깨워서 나 없어도 제대로 되게 하고 저 녀석 여기저기 흩어진 옷들도 정리 잘해서 호텔에 뭘 놔두고 나가는 것이 없도록 하라는 등등 왔다 갔다 하면서 이것 저것 주워서 목적 없이 정리해 놓으면서 하여튼 마눌의 나중 이야기가 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남편이 얼마나 불안한 상황이었는지 그리고 그대로 몇 일만 더 갔으면 폭발해 버렸을 것 같았다고 이야기 하여 나도 회상해 보니 정말 어느 한계점에 이르렀던 것 같았다. 어째튼 그날 출근하여 일을 하는데 뭔가 나의 머리 속을 꽉 붙들어 메고 있었던 것들이 한꺼번에 느슨해 지면서 사라져 버리는 느낌을 가졌다. 그런 것 있잖아. 잔뜩 지속적으로 두통에 시달리다가 두통약을 먹고 나니 몸도 마음도 안정이 되면서 얼굴에 웃음이 저절로 나오고 마음이 포근해 지면서 콧노래까지는 아니어도 뭐 흥이 나는 것 같은 그런 상태…… 결국 마눌이 나의 두통약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이 일을 경험하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지만 그 중에서도 마눌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다. 그러니까 마눌은 항상 애들과 직접적으로 지내면서 그 녀석들의 모든 것들을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던 것이다. 한참 자라는 나이의 감수성 예민한 애들을, 사춘기를 지나면서 온갖 짜증을 내는 애들을, 수많은 요구사항을 쉬지 않고 주장하는 애들을 마눌은 큰 방패막이로  나와 애들 사이에 발생할 수도 있었던 많은 갈등들을 걸러 줬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것을 모른 체 나의 일에 전념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고마운 마눌! 지금은 너무나 마눌에게 잘 해주고 있다. 물론 그 것은 아마 나만의 착각 일 수도 있겠지만. 왜냐하면 그러다가도 순간적으로 짜증을 낼 때도 있는 것을 보면. 아들 녀석에게도 많은 것을 느꼈다. 내 기준으로 이 녀석의 모든 것을 판단하려 들어서는 안되겠구나 또는 나의 바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 애들일 수도 있구나 라는 것 등등. 아들 녀석도 이제는 많이 안정이 된 것 같다. 나에게 어깨동무도 하고 어쨋튼 지도 뭔가 느낀 것이 많았는지 약간은 행동이 달라 보인다. 혹시 나만의 또 다른 착각인지는 모르지만……   3월 1일에 하노이에 도착하여 이제 집도 얻어 수리하여 들어갔고 회사 일도 많이 눈에 들어 온다. 이곳 하노이는 정말 많은 발전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시 주변 곳곳에 불도저들이 땅을 파대고 건물들이 올라가는 것을 보면...... 물론 옷 매무새도 많이 깨끗해지고 과거 아무렇게나 스리퍼 같은 것을 찍찍 끌고 다니던 것에 비하면 정말 많이 달라졌다. 더구나 과거에는 비만자를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살찐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뺄려고 운동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이고. Daewoo Hanel electronics co.,ltd. 전화 : 84-4-875-9661~5 (222) 핸펀 : 84-904-807-344 ( 베트남에서는 0904-807-344) 동문들 혹시 오면 전화주길 바랍니다. 준영아, 산과 바다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용문아, 골프장이 7 개로 늘어 났다(과거는 1곳). 그리고 방 춘식 동문도 같이 하노이에 여전히 있다.(한국통신 하노이 소장) 하노이에서 김 홍업

정태성 2007-04-19 11:09	관악산 등반을 끝으로 갑작스런 발령으로 소식 궁금했다.장문의 글 쓰느라 고생많았다. 얼마나 할말이 하고 싶은지 심정 알겠구나..스트레스 덜받고 건강히 지내길 바랜다.혹시 갈 기회 있으면 연락하도록 하지..

최준영 2007-04-19 15:56	홍업이 소식 반갑구나. 고생 꽤나 했지? 예전에 있었던 곳이라 해도 여기서 몇년 지내다보면 새롭더라. 적당히 아는 게 더 정착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아예 모르면 모든 것을 그러려니 하고 참고 가지만 전에 살았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은 왜 이게 안되지 하면서 짜증이 나지. 나도 재작년 미국서 1년 살면서 그걸 느꼈거든. 무사히 가족과 합류해서 정착한 거 축하한다. 베트남에 내가 아는 친구가 있는데 사이공에 있다더라. 놀러 오라고 하는데 시간이 안맞아 못간다. 올해 안에는 한번 갈 작정이다. 가면 꼭 얼굴 한번 보자. 산과 바다도 가고...

김태룡 2007-04-20 10:29	야, 홍업아! 너 나이 묵으면서 속드는갑다. 각시 무서운 거 알게 되었으니. 그건 그렇고 문장 정리 좀 안허냐? 원광석 그대로 시장바닥에 내놓은 것 같잖아, 위의 니 글이. 그런대로 재미도 있긴 하다만. 여건만 되면 베트남으로 확 뛰어 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