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작성자 정맹수 ㆍ작성일 2009-06-04 (목) ㆍ첨부#1 jsg5.jpg (1,022KB) (Down: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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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이가 학교 온 날 나름 뜻을 세우고, 꼴에 선생이라고 교단의 한 자락을 차지한 지 어언 25년. 세월이 갈수록 선생 노릇 하기 힘들어지고, 만만하게 보았던 이 노릇이 아무나 해서는 안 될 참 귀한 일이라는 생각만 늘어가던 차에 오늘 친구 성균이가 학교를 찾아왔다. 지난 5월, 1학년 6반 반창회에서 만나 소주 한 잔 하면서 나누던 얘기를 참말로 몸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다는 말에 반 아이들에게 피자를 쏘겠다는 약속만으로도 좌중을 즐겁게 해주더니, 바쁜 시간을 내서 짧은 시간이지만 학생들에게 좋은 얘기도 들려주니 내 마음은 마냥 벅차고, 이 벅참을 함께 나누고 싶어 처음으로 글을 써본다. 성균이랑은 이런 인연이 얽혀있다. 강원도 동해안 통일전망대 가는 길에 명파 마을이 있고, 그 곳에 육군 하사 정하사가 77년부터 80년 4월까지 근무하던 차리 포대가 있다. 그곳에 더블백 메고 성균이가 찾아들고, 어쩌다 둘 다 사격지휘소(FDC)에 배치되어 무전병인 성균이와 벙커에서 지내게 되었지만 잘 배려해 주지 못했던 기억이 제대 후에도 오래 동안 자책감으로 남아있었다. 그후 간간이 소식을 알면서도 선뜻 연락을 못한 것도 그런 자책감에 가위 눌린 탓이 컸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29년만에 반창회를 통해 만나게 되니 그 기쁨이 얼마나 크던지,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더라. 친구의 기를 살려주고 싶다고 거금을 쓰고, 반 아이들에게 직접 인생 얘기도 해주고... 오늘의 이 만남으로 학생과 학부형들 뿐 아니라, 동료 선생님들의 부러움을 받게 되어 남은 학교에서의 생활에서 어께에 힘 좀 들어가게 생겼다. 친구에 대한 고마움을 담아 오늘 성균이가 우리 반 아이들에게 열정으로 삶을 얘기하는 사진을 첨부해서 다른 친구들과 그 기쁨을 함께 하고자 한다. 성균이에게 허락도 없이 이런 글을 쓰고 사진까지 실어서 미안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마음이 그러고 싶은 걸. 한 번만 더 봐주게, 고마운 친구여.

김상순 2009-06-05 07:24	어쩌겠는가. 내 마음이 그러고 싶은 걸. 글읽는 이의 마음도 훈훈해집니다. 새 얼굴, 새 소식으로 다양해지는 유월입니다. 다들 오늘도 유쾌한 하루되시길 바랍니다.

임성래 2009-06-05 10:30	정~말 맛있는 피자~! 고마운 친구의 멋진 모습~!! 그리고 좋은 선생님의 진솔한 글~!!! ^*^

김홍업 2009-06-05 11:27	흐미, 성균이 참말로 오랜만에 얼굴 본다. 대학 졸업 후 몇 년 후 언젠가 정 오차 형과 해주하고 여러사람 만날 때 보고...... 글고 몇년 전엔가 나에게 메일 한수 보내 주시고...... 근데 세월 허벌나게 많이 변해부렀구만. 같이 소식 전해 준 맹수 동문, 땡큐 소우 마치!

이영목 2009-06-05 12:08	둘 다 멋져불어!! 성균이 이마가 점점 넓어 보이누나.   근디 나도 명파마을 바로 아랫동네에서 군발이 했당게. 포다리로, FDC 근무하던 아해들 엄청부럽더군. 삼청교육대 보초까지 서느라 하룻밤에 두 번씩 보초서고 실탄 반납하고.. 그 시절을 어찌 견뎠는지... 지그지글 끓는 참나무장작 난로가 있던 에프디시, 참 눈물 빠지게 부럽더라구.

서경석 2009-06-05 15:18	진정 아름다운 지교네 그랴. 정 선생의 학생들, 학부형들, 동료교사들에게 프라이드도 올라 갔을 것이고 정 사장의 인생 강의, 요즘 보기드문 산교육일세 그랴. 정 사장의 여유로운 강의모습, 벗겨진 이마와 풍채로부터 인격이 보이네 그랴.

정태성 2009-06-08 17:40	드뎌 지난 그날 1-6반 모임에서 한 이야기 비밀로 해 달라던 것을 실행 했구나..1-6반 모임에서 만남을 좋은 인연으로 이어져 기쁘다..7월 7일 7시에 가락시장에서 보자..

최준영 2009-06-08 21:24	좋고도 좋은 일이여. 근데 재적 35명에 피자를 몇판이나 가져간거여. 얼핏봐도 한 20판은 될 것 같은데, 애들 배터졌겠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