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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軒 日記 抄
8월 6일 김대중 대통령 부속실장 김한정과 점심. 자서전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 중국 외교부장을 지낸 천지첸(錢其琛)의 外交十記를 필독할 것을 권하다. DJ의 평생을 얄타체제의 극복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젊은 시절 건준활동에서부터 4대국 보장론, 4+2, 6자회담에 이르는 그의 외교전략은 물론이고, 민주주의의 왜곡과 그 극복 과정, 서민경제...이 모두가 얄타체제 극복이라는 노끈 하나로 꿰어낼 수 있지 않을까, 등을 이야기 하다. DJ의 심장이 실제로 멈추었고, CPR로 소생되기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폐색전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다. 8월 10일 영복이 모친상. 50고개를 넘어서면서 좋지 않은 자리에서 반가운 친구들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규, 임창수, 김태종, 이상운, 김윤창, 김영주, 김헌, 김훈종, 박석면, 손봉국, 이천희, 장재홍, 정형순, 최동렬, 최준영, 등을 만나다. 8월 13일부터 16일 선암사에서 죄닦음을 하다. 새벽 3시반부터 담날 새벽 12시반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을 계속하다. 가져간 수건이 한광옥 의원이 93년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할 때 사무실 개소식에서 나눠준 것이었다. 참 오래된 새것이었다. 서울, 마산, 창원, 광주에서 모인 도반들과 절앞 식당에서의 2차법회는 작년과 비교해 분위기가 차분해졌다. 1. 한반도에 드리워진 얄타체제를 거두어 주실 것 2. DJ가 한 석달만이라도 사셨으면 하는 발원을 하다. 8월 15일 참으로 허망한 이명박의 8.15 경축사를 듣다. 8월 17일 24일 입대하는 큰놈과 막내아들을 광주에서 만나 함께 담양의 부모님 선산, 영암의 조부, 증조부 선산을 찾아 告有하다. 담양 남산의 어머님 묘에는 대나무가, 영암에는 산소 일부에 갈풀이 자라 있다. 올 가을에는 인부를 사서라도 영암 산을 좀 손봐야 할 것 같다. 8월 18일 외대부속외고 3학년 딸내미를 기숙사 데려다 주는 차안에서 문자가 울린다. 딸내미가 문자를 체크하더니, "아빠 놀라지 마, 김대중 할아버지 돌아가셨대." 하며 내 표정을 살핀다. 집에 돌아와 옷 갈아입고 세브란스로 향했다. 임시분향소라지만 옹삭한 자리가 기분이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자리에서 소위 동교동계로 불리는 올드보이들을 보니 반갑다. 의정부교도소에 있는 배기선 선배가 맘에 걸려 남궁진 장관에게 얘기하다. 류경현 변호사, 구본민 변호사 내외, 정석구 등 동기 얼굴이 반갑다. 이진순 KDI 전원장에게서 DJ노믹스의 생성과 그 실천과정을 듣다. 특히 "우리나라에 복지국가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의해 DJ때 비로소 시작되었다."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8월 20일 행자부가 꾸몄다는 국회 분향소가 엉성하기 그지없다. 화가 난다. 방명록이 달랑 세권 탁자가 두개... 기가 막힌다. 국회사무총장 박계동에게 말해도 오불관언이오, 행자부 직원들도 나몰라라다. 내가 직접 탁자 세개를 들여다 놓고, 행자부를 닦달했더니 겨우 방명록 세권이 더 나온다. 기가 막힌다. 동교동 비서실과 함께 움직이던 정석구에게서 SOS. 비서실 직원들이 머무를 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단다. 정세균 대표에게 얘기하니 대표방을 쓰라고 내준다. 정대표와 10여분 환담을 하다. 삼성의 이종진 상무(25회)가 이건희 회장 문상 건으로 이인용 부사장과 함께 와서 박지원실장에게 소개하고 어렌인지. 이종진 상무를 조순용 선배에게 소개하다. 정석구, 채영선, 배순기 등과 맛있는 산채정식으로 저녁을 먹고, 다시 국회에 들어와 12시 넘어서 석구와 시청앞으로. 시청앞 분향소 지붕 일부가 내려앉아 주위가 시끄럽다. 내가 소장하고 있는 사진을 정석구에게 내일 전달하기로 하고 귀가. 8월 21일 93년 DJ가 캠브리지에서 귀국 도중 예루살렘에 들렀다. 그때 요단강에서 이희호 여사 손을 주무르고 있는 사진. 애처가이자 경처가인 DJ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언뜻 보면 조강지처에게 용서를 구하는 남편 모습같기도 한 사진이다. 익살스럽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가슴 아프기도 한 사진이다. 장옥주 비서가 첨보는 사진이란다. 그럴 수 밖에. 내게만 있는 사진이다. 중앙선데이 전영기 국장에게 인편으로 사진을 전해주었다. 고맙다는 전화. 이번 주 중앙선데이에 게재할 거란다. 북한 조문단의 조문을 상주석 오른 쪽에서 참관하다. 김정일 화환 위치를 놓고 올드보이들이 왈가왈부. 결국 남궁진 장관이 위치 수정을 요구하기로 결론. 남궁진 장관 나갔다가가 원내대표실로 들어와 "확실하게 전달했으나, 문제는 내게 그것을 교정할 힘이없다"고 보고함. 저녁 무렵 상주석에 있는 이해찬 총리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다. 요즘 대장부엉이 까페에서 십만양붱에 꿈을 걸고 있다. DJ 이후 최고의 경륜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석구, 20회 장하석, 25회 중앙일보 이양수 기자 등과 저녁식사. 배기선 선배가 저녁 늦게 48시간 나왔다. 머리가 허옇게 변해 있다. 8월 23일 중앙선데이에 비교적 상세한 설명과 함께 "요단강서 ‘아내의 저린 손’ 주무르고 또 주무른 DJ"란 제목으로 사진이 게재되었다. 처가 식구들과 큰놈 입대 무운장구(?)를 비는 점심을 하고 들어와 영결식을 TV로 지켜보다. 눈물이 난다. 아내도, 장모도, 눈시울을 닦아낸다. 사람들은 다들 제 설움에 눈물을 흘린다고들 한다. 그러나 내 가슴속에는 피눈물이 난다. ...... 어떻게 만들어온 대한민국인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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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룡
2009-08-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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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軒이 참 장허이. 내가 나라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면 곧 주인이지. 객이라고 생각하면 객일 뿐이고. 염천에 고생 많았네. 어제 현충원 영결식 때는 석구가 헌화하는 모습이 여러차례 나오더구만. 아마 김대중 대통령 책임비서관 최경환이 같이 참여하자고 했을 거야. 또 석구 마음이 그 분을 한없이 위로해 드리고 싶었을 것이고. 석구는 몇 년 전에 한겨레신문사를 일년 휴직한 채 김대통령 자서전 집필을 도왔었지. 깐깐하고 깐깐하신 대통령 의중을 살려 가며 재임기간 동안에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경제적인 통계숫자를 정리하고 핵심인사를 인터뷰한 후에 잘 정리하여 대통령의 재가를 받아 둔 상태. 조만간 회고록,혹은 자서전이 출판될 것으로 안다. 다들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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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軒 |
이영목
2009-08-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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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선선배 잠시라도 나오셨다니 다행이다. 국장기간 내내 그 양반이 맘에 걸렸으나 차마 형수에게 전화도 못해봤는데... 화면에서 너랑 석구 얼굴 잠시 봤다. 애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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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松軒
2009-08-24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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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기사 보고 싶으면 naver 검색창에서 1. 요단강 치고 2. 이미지 클릭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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