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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三月 진눈개비, 春蘭, 그리고 鐵觀音
작년 봄 친척 장례식때 구례 洗心寺에 갔습니다. 그때 로비에 춘란 두분이 소복하게 꽃대를 올리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무척 탐스러웠습니다. 나라는 인간의 貪心이라는 게... 꽃망울이 마치 백자 달항아리처럼, 아니 전라도 장독처럼 빵빵한 게 관능적이까지 했습니다. 두세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지금껏 떨치지 못하고 있었는데...지난 주 금욜 아는 사람이 진도에서 珍嶋香蘭을 서른촉 가까이 보내주셨습니다. 꼼꼼하게 이끼로 뿌리를 감싸 포장해서... 꽃대가 이미 올라와 있는 게 맘을 설레게 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다가 또 제주에서 보내온 제주 小蘭 열댓촉을 받았습니다. 마치 소풍날 전 국민학교 아이처럼 맘이 설레고 다급한 게... 토욜 새벽 세시에 눈이 떠져 잠이 오질 않는 겁니다. 시계는 그리도 더디 가고... 난분을 사러 8시 서오능으로 갔더니,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난 9시부터는 시간이 없는데... 일욜 10시쯤 갔더니 다행히 문을 열었더군요. 그리하여 집에 진도향란은 2분과 제주소란 두분, 그리고 사무실에 진도 향란 한분을 모셨습니다.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마치 새 아파트 사서 이사하고 청소까지 깨끗이 한 다음 첫 밥상을 받은 기분이랄까요? 월욜 사무실 출근하니 난 화분 하나 더했을 뿐인데 분위기가 다르더군요. 그런데 오늘 삼짓날 꽃망울이 터지고 밖에는 진눈개비가 옵니다. 김종오가 가져다 준 鐵觀音을 마시면서 창가의 꽃망울을 보다가 창밖의 春三月 진눈개비를 바라보다 합니다. 올해는 야생란을 좀 야무지게 키워볼 생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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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
2009-03-04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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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그사람 그런 섬세한면까지 또 있었구만. 봄기운이 느껴지는때에 가까이서 향기와 사랑을 느끼는 우리 신사장. 부러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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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표
2009-03-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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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향란이 친구를 그윽하게 다둑였군요. 깊어진 여유에 진눈개비도 난향처럼 정겹겠습니다. 고은 시인의 그꽃이라는 시가 생각나군요. 내려가면서 보았네. 올라오면서 못 본 그 꽃. 내려오면서도, 우리를 반기는 꽃들을 보게 하듯 친구여 나이들수록 마음 속에 찾아드는 여적을 주어 고마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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