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트 잘 대니? Susu Park ’05. Dec. 24
(Danny Jung Jazz Christmas 12월 24일 저녁 8:00)

대니정은 나팔수다.
대니의 콘서트는 한마디로 되는 음악회 같다.
펑키에서 리듬앤블루스, 맘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리듬과 제스처와 테크닉이 하나로 어울린다.

서투른 그의 우리말은 때때로 강점이 되기도 한다.
위트가 섞이면서 관객은 무장해제 당하게 되고
태풍처럼 휘몰아치는 소리의 향연에서 관객은 바싹 긴장한다.

갤러리를 오가면서 관객을 향해 품어대는 마지막 곡 “September”는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가득 메운 2, 3층 모서리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가 흥의 정점으로 치닫게 한다.

연주 막간에 세션 멤버를 소개하며 그들의 연주실력을 뽐내게 하는 진행도 프로급이다.
특히 정재일의 쥐어뜯는 베이스와 노래 솜씨(겨울 눈노래였는데 제목은 생각나지 않는다.),
기타의 홍준호와 서로 줄다리기하듯 주고받는 연주는 마치 판소리와 같이 관객을 하나로 줄로 묶는다.

Britney Spears band의 Philip Martin의 Pecussion도 분위기를 돋구는데 그만이었고
Stevie Wonder와 공연했다던 Keybord의 Aaron Swinnerton은 능수능란하게 대니와 가장 어울리는 짝패가 된다.

‘탱고도 짝이 있어야.(It takes two to tango.)’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탱고를 추려면 둘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연주가 신나려면 관객들의 호응이 절대적이지만,
이를 이끌어내기까지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임하여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능력.
그리고 미흡할지는 모르지만 스스로 너무 분위기 좋다고 여기며 이 자리에 서 있는 것에
고마워하는 그의 lip service는 결코 밉지 않으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게 만든다.
크리스마스 전야를 가슴 푸근하게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는 연주였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미 프로그램에 나와있는 앙코르 곡 외에는 받아주지 않는다는 것.
또 초상권 때문에 실황 사진을 하나도 찍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미련이 남는다.
공연까지 여러 명이 관람했는데 노래 하나 올리는 것이라도
부디 저작권으로부터 눈 감아주면 더 바랄 나위가 없겠는데…

Merry Christmas and Happy New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