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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supark
작성일 2009-07-10 (금)
홈페이지 http://kaerisan.com/gallery/sspark.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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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베이비 6탄 (길영규 어부인 신문기사)
"책 읽기 힘들어 하는 우리 아이 '디스렉시아(dyslexia•난독증(難讀症))' 증상 때문이었구나"
오현석 기자 socia@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서울 자양고(高)의 특별한 '방과후 수업'
지능•시력 등 문제없어도 글 이해하는데 어려움
극복 훈련 3개월 만에 성적 오르고 집중력 향상


8일 오후 4시10분, 서울 광진구 자양고등학교 2학년 2반 최은희(17)양은 종례가 끝나자마자 별관 4층 컴퓨터실로 향했다. 각 학년에 16반까지 있는 이 학교 안에서 '17반'으로 불리는 '디스렉시아(dyslexia•난독증•難讀症) 극복 훈련' 방과 후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컴퓨터실에 도착한 은희는 특수 안경을 쓰고 컴퓨터 앞에 앉아 HTS(Home Vision Therapy System)라는 시각 훈련 프로그램을 켰다. 은희 말고도 20명이 컴퓨터실에서 HTS나 청지각 훈련기기 TLP(The Listening Program)를 이용해 디스렉시아 훈련을 받고 있었다.

30분쯤 모니터를 응시한 채 마우스 커서를 이리저리 움직이던 은희는 검붉은 특수 안경을 벗으며 "시험 전보다는 조금 나아진 것 같다"고 했다. 은희는 "지난 4월 '17반'이 처음 모일 때만 해도 "시장바닥처럼 시끄러운 '문제아 집단'이었는데 지금은 다들 밝고 차분해졌다"고 했다.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되는데…"

올해 초까지 은희는 선생님에게 자주 혼나는 학생이었다. 수업 시간엔 선생님 목소리가 끊임없이 웅얼웅얼하는 한 덩어리로 들렸고, 책을 읽을 땐 글씨가 꿈틀거려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도 없었다. 중학교 때부터 "말귀를 못 알아듣는다" "이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그러나 원래 이랬던 것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때까지 은희는 동화책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문제는 교과서 글씨가 깨알만해진 중학교 때 나타났다. 책을 두세 장만 읽으면 관자놀이가 아파왔다. 아무리 노력해도 2시간 이상 공부하는 게 불가능했다.

인터넷 강의를 들을 때도 눈과 관자놀이가 아팠다. 그래서 눈을 감고 설명만 들었다. 열심히 해서 성적을 올리고 싶은데 몸이 안 따랐다. 가족들이 "공부 왜 안 하냐"고 하면 눈물부터 났다. "해도 안 되는데 자꾸만 뭐라 하시니 속상했다"고 은희는 말했다.

그러던 은희가 디스렉시아 훈련을 받은 뒤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책을 서너 시간씩 읽는다. 내신 성적도 한꺼번에 45계단(전교 석차)이나 올랐다. 어머니 유말임(41)씨는 "신경질적이고 짜증만 부리던 아이가 밝고 애교 많은 성격으로 변했다"고 했다. 은희는 "예전엔 노력해도 안 되니까 주눅이 들었는데 이젠 뭐든 열심히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은희뿐 아니다. 자양고에는 3개월 만에 집중력이 놀랍게 향상된 학생이 19명 더 있다. 언어나 음성을 명확히 구분하거나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디스렉시아 증세를 가진 학생들을 학교가 찾아내 집중적으로 훈련시켰던 것이다.

 
 ▲ 서울 광진구 자양고‘디스렉시아 극복 훈련’방과 후 수업에 참가한 학생들이, 노원HB연구소 이명란 소장(앞쪽), 김계숙 교사(뒤 쪽 서 있는 사람)의 도움을 받아 시지각(視知覺) 훈련을 받고 있다./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제자를 이해 못 한 게 미안했던 교사들

국내 학교 최초로 시도된 '특별 프로그램'이지만 시작은 조촐했다. 지난해 10월 교사들 독서모임에서 디스렉시아 관련 책 한 권이 소개된 것이 출발점이었다.

'어, 이런 것도 있네'하며 신기하게 여긴 교사들이 책 부록으로 붙어 있는 디스렉시아 진단 설문지를 재미 삼아 일부 학생들에게 돌려봤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디스렉시아 증상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생물 과목을 담당해온 김계숙 교사는 "평소 '게으르다' '산만하다'고 생각해 혼낸 제자들이 디스렉시아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고는 충격이었다"며 "아이들은 작은 장애가 있었을 뿐인데 교사인 나는 계속 혼내기만 했다는 생각에 정말 후회스러웠다"고 말했다.

교사들은 전문가들을 찾아 나섰다. 전문의료기관 한 곳과 디스렉시아 전문연구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다. 김세진 교장도 특별예산을 편성해 적극 지원했다.

연구소가 2학년 학생 551명 전체(특수반 제외)를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한 결과, 51명이 시각적 디스렉시아였고 48명이 청각적 디스렉시아였다. 둘 중 하나라도 해당되는 학생은 70명(12.7%)이었다. 교사 20여명 중에서도 김계숙 교사를 비롯해 3명이 해당됐다.

학교는 면담을 통해 증상이 심한 학생 20명을 선발했다. 병원에서는 매주 한 번씩 간호사를 파견하고, 병원 원장은 한 달에 한 번씩 학교를 직접 찾아 학생들의 변화를 관찰하기로 했다.

훈련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다면 우리 애가 '실험 대상'이 되는 것이냐"며 걱정하는 학부모들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설득했다. 디스렉시아 증세를 나타낸 학생들도 처음에는 "모자란 애들 모아놓은 곳 아니냐"며 합류하길 꺼려 했다. 일부 교사는 "그게 효과가 있냐"고 의심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김계숙 교사와 최경선 특활부장은 학생과 동료 교사들에게 강의와 자료를 제공하면서 설득했다. '17반' 아이들과는 중간 중간 떡볶이 파티, 체육대회, 대학 탐방, 명사 특강 등을 통해 "우리는 못난 게 아니라 다를 뿐"이라고 다독였다. 요즘은 '17반'을 무시하던 학생들도 "선생님, 추가 모집 없나요?"라고 물어올 정도로, 주변 시선이 바뀌었다. 요즘도 담당 교사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시간마다 모여 디스렉시아 관련 원서를 함께 읽고 연구한다. 교사가 바뀌면 학생도 달라진다는 것을 자양고의 '17반'이 보여주었다.

디스렉시아

지능과 시력•청력 등이 모두 정상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와 관계되는 신경학적 정보처리 과정의 문제로 인해 글을 원활하게 이해하는 데 효율성이 떨어지는 증상. 일반적인 교육방식으로는 학습에 지장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아, 대부분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오인된다. 미국에서는 인구의 약 15%가 디스렉시아에 해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 입력 : 2009.07.09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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