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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칩
 경칩. Susupark. 2006년 3월 6일 경칩에 나는 칩거했다. 몸살에 걸려 배가 아프고 식은 땀이 나고 근육도 풀리나 보다. 언 땅이 풀리면서 개구리 울음소리가 한창이다. 영암 월출산 도갑사 계곡에 벌써부터 산개구리들이 겨울잠에서 깨어나 울음 소리가 울려 퍼지며 올해에는 경칩 한 달 전부터 봄을 재촉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개구리의 출현과 산란 시기를 전국에서 오래 관찰하면 지구온난화의 진행 속도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양서류 모니터링 사업이 어느 대학에서 진행 중이다. 개구리의 출현과 산란시기가 지속적으로 빨라진다면, 그것은 바로 지구온난화가 그만큼 빨리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산개구리 종류와 두꺼비가 암컷을 유혹하는 구애 작업을 먼저 걸고 이어 이달 중순부터는 참개구리, 황소개구리, 청개구리가 차례로 합창 대열에 들어선다. 그러나 그보다도 훨씬 이전, 강추위가 쌩쌩 거리는 엄동설한에도 땀 흘리며 살아있는 산개구리 한 마리 있다. 김제 만경강 유역 지평선에서 해가 뜨고, 지평선에 해가 지는 곳에서 자란 들판 개구리다. 우물안 개구리 아닌, 넓은 자락에서 컸기 때문에 그 개구리에겐 차분함도 돋보인다. 암벽을 하면서 엎어지고, 뒤집어지면서 겸손을 체득했다는 그 개구리. 무엇에도 초연할 것 같은 수식어도 부족한 개구리지만, 젊은 날 미치도록 이 산, 저 산 떠돌아 다니고 싶은 시절도 있으련만 쨍그랑 쨍그랑, 외골수의 어느 쇳소리 하나도 나지 않는다. 이 산개구리 일찍 출현한 것은 한때 웃자란 것인가? 지구 온난화 탓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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