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ㆍ작성자 |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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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작성일 |
2004-02-03 (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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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추천: 0 ㆍ조회: 2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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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산중 캠핑
예전에 산에 가본 동문들이라면 다들 한번쯤 산에서 떨면서 잔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런 추억을 다시 한번 만들기 위하여 지난주 금요일(1월 30) 김재수, 이대용, 최준영 셋이 한겨울 캠핑을 갔다. 미친 짓 그만하라고 말리는 친구, 마누라들의 만류를 과감히 뿌리치고 화순 옹성산을 올랐다. 옹성산은 장교 출신들은 다 알겠지만 동복유격장이 있던 곳이다. 지금은 시설은 그대로 있지만 유격장으로는 사용되지 않고 일반에게 개방되어 있다. 산이 작긴 하지만 제법 가파른 곳이 있고, 산세도 괜찮은데다 정상 옆에 가면 탁 트인 조망에 동복수원지가 한 눈에 보이는 명산이다.
이미 대용이랑 두어달 전에 사전 답사를 하여 식수, 캠핑 장소, 땔감 조달 등을 치밀하게 구상하였던 바, 텐트메고, 침낭 넣고, 야전삽, 도끼, 톱 등을 준비하여 금요일 3시에 광주를 출발, 옹성산을 올랐다. 주차장에 차가 하나도 없는걸 보니 이 산 전체에 아무도 없나보다. 유격장(외줄, 세줄, 절벽 타기 등) 코스를 지나 한참 가니 평소 힘좋은 대용이 죽을 상이다. 80리터 베낭에 텐트 지고, 삽/도끼, 술차고 오니 그럴만도 하다. 지리산 대피소와 달리 야영을 해야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지고 올라가야하니 베낭 무게가 장난이 아니라서 모두들 힘들었다. 겨우 올라가서 일단 다시 내려가서 식수를 떠오고, 텐트를 쳤다. 대용이 텐트(5-6인용) 10년만에 사용한다는데 다행히 부품이 모두 있어서 무사히 텐트 완성. 그 다음은 땔감 준비. 예전에 미리 봐두었던 곳에 가니 벌목해 놓은 나무가 가득하다. 낑낑거리며 끌고 와서 톱과 도끼로 손질하고 불을 피웠다. 대충 불이 살아오르자 가지고 간 꼬챙이에 소세지 구워먹으며 음주 시작. 소세지 구워먹는 동안 재수가 가져온 돼지고기를 알루미늄 호일에 통째로 싸서 불 속에 넣어 굽는다. 돼지고기 익는 동안 역시 재수가 자겨온 홍합을 꺼내서 적사에 올려 놓고 굽는다. 구운 홍합 맛 죽이더구만. 적당히 물기도 있고 술 한잔 먹고 홍합 쭉 빨아먹으며 달과 별을 보는 맛이란! 휘영청 반달에 북두칠성, 오리온 자리 등등이 속속들이 보인다. 아, 여름이면 누워서 별을 볼텐데 아쉽다. 하염없이 타오르는 불을 보며 별 대화도 없이 망연자실하며 12시까지 술, 고기, 밥을 먹으며 즐겼다.
텐트 안에 들어가니 술때문인지 분위기 때문인지 의외로 아늑하다. 얼마만에 해보는 산중 야영인가. 그것도 겨울에 친구들이랑! 그런데 새벽이 되자 점점 추위가 엄습해온다. 옷을 껴입고 자는데도 동계용 침낭이 아니라 무지 춥다. 새우처럼 웅크리고 자다깨다를 반복하다 기상한 시간이 아침 8시. 어제 밥을 몽땅 해놓았는데 술과 고기를 먹느라 거의 못먹어서 코펠에 거의 그대로 있다. 거기에 그냥 물을 부어서 끓인 밥으로 아침해결하고 텐트. 베낭 다시 꾸린 다음 정상을 오른다. 정상에 올라 옆 소롯길을 타고 200여 미터 가니 절벽을 만나면서 길은 끝나고 동복 수원지가 한눈에 보인다. 전면에는 무등산 뒷편이 그대로 보인다. 우리가 신발이 닳도록 다니던 장불대, 서석대, 입석대, 백마능선이 손에 잡힐듯이 들어온다.30여분 경치를 보다가 하산. 동복면사무소에서 점심 사먹고 화순에서 목욕하고 집에 도착하니 3시쯤. 마누라가 오늘은 웬일로 이리 빨리 들어오냐며 의아해 한다.
사진 몇장 <갤러리>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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