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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경제

 

 

 

작성자 김정식
작성일 2008-11-27 (목)
ㆍ추천: 0  ㆍ조회: 2466   
박현주보다 미네르바가 ‘경제 고수’
[박현주보다 미네르바가 ‘경제 고수’]
(2008 12/02 위클리경향 802호)

미래에셋 ‘중국 몰빵 투자’로 고객 손실 엄청나…
인터넷 논객 환율 폭등·주가하락 정확히 예측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태평성대에나 난세에나 영웅은 나오게 마련이다. 불과 1년 전 주식시장이 태평성대를 누릴 때 대한민국의 대표 투자사를 이끄는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은 영웅이었다. 투자자들은 그를 미국의 ‘투자 귀재’이자 ‘오마하의 현인’이라고 일컫는 워런 버핏에 견주었다. 투자자들은 ‘중국 몰빵투자’를 외치던 박 회장의 한마디에 무엇에라도 홀린 듯 너도나도 열광적으로 돈을 몰아넣었다. 마치 펀드를 안 하면 큰일이라도 나고, 미래에셋펀드를 안 사면 투자를 모르는 문외한인 양 이상한 사람 취급도 받았다. 그땐 그가 ‘현인(賢人)’이었다.

박현주 회장 예상과 달리 펀드 반토막
하지만 지금은 50대 초반의 베일에 싸인 ‘인터넷 경제대통령’이라고 알려진 사이버 논객 ‘미네르바’가 현인인 듯하다. 그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정확히 예측하고 각종 경제지표를 근거로 현 경제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 충고하는 외국계 증권사의 한 은퇴 직원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물 간 영웅과 새로운 영웅의 현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다. 박 회장은 몇 달 전 증시의 최저점이 1500이라고 했다. 미네르바는 500이라고 했다. 현 상황만 놓고 보면 둘 다 틀렸지만 투자자와 네티즌이 체감하는 신뢰도는 미네르바가 높은 듯하다.

네티즌들이 열광하는 미네르바의 경제 분석은 대한민국 펀드 자금의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는 미래에셋과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증권사인 삼성·우리·대우 증권 등의 전문 연구인력을 다 합한 것보다 정확하다고 평가받는다. 경제석학과 관료, 현직에 근무하는 전문가가 외국계 서울지점의 은퇴 직원 1명의 분석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박현주 회장은 올해 한 신문과 인터뷰에서 “우리가 중국으로 가야 한다고 말할 때 선진국의 투자전문가들은 중국의 잠재력을 이해하지 못하고 미국, 유럽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아마 우리가 아시아 신흥시장에 먼저 투자하면, 구미 자금이 뒤쫓아와 주가를 올릴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의 눈’으로 투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워런 버핏 등 서방의 구렁이 투자가들이 중국에서 재미를 보고 손을 털 때 “미국과 중국은 다르다”라는 탈동조화론을 펼쳤고, 무지막지한 ‘중국 몰빵투자’를 감행, 지금 투자자들에게 천문학적인 손해를 입히고 있다. 박 회장은 또 지난 9월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9월 위기설이 불거지자 여의도 본사 사옥에서 박 회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대표급 임원 25명을 참석시켜 “지금의 위기는 심리적 요인 탓에 다소 과장됐고 오히려 지금이 적극적으로 펀드에 가입할 시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앞으로 한국에서 자산을 형성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우량 기업에 대한 장기투자’가 최선이며, 강남의 부동산 성공을 되새겨볼 때 폭락을 견뎌가며 꾸준히 유지했던 사람들이 결국 큰 성공을 향유했듯이 길게 보면 우량 기업에 대한 투자가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하지만 미래에셋과 박 회장의 ‘예리한 예측’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은 끝모를 추락을 거듭했고 펀드는 반 토막을 향해 달려갔다.

박 회장은 또 지난해 펀드 열풍을 일으켰지만 현재 50%가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인 자사 ‘인사이트펀드’와 관련해 “자식에게 대를 물려주는 투자를 하겠다던 초심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성공과 실패의 차이는 누가 얼마나 바보스러울 만큼 일관성을 유지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변했다. 이후 박 회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에 대한 과도한 믿음 탓이었을까. 믿음이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최근 미래에셋이 보이고 있는 행태는 그야말로 적반하장이다. 최근에는 MBC <100분 토론>에 패널로 출연했던 미래에셋투자연구소 한상춘 부소장이 진행자가 “펀드가 반 토막이 난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나”고 질문하자 “지금까지 환매를 못한 것은 개인의 탐욕이나 기대 심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미 손실이 많이 난 상태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기 회복을 위해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말해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결국 미래에셋은 한 부소장을 전격 직위해제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한 소장은 아직도 미래에셋의 전무로 근무하고 있다.

투자자 소송 카페에 ‘정중한 협박메일’
미래에셋의 오만은 ‘협박’으로 절정에 치달았다. 미래에셋에 돈을 물린 투자자들이 인터넷 다음카페에 ‘인사이트펀드 집단소송카페’을 개설하고 집단 움직임을 할 기미를 보이자 미래에셋은 카페의 운영자에게 이메일을 보내 “혹시 허위 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당사 관계인 개인의 사생활 침해 등 민·형사상의 추가적인 마찰이 생길 우려가 있으므로 당사와 사이에 불필요한 인사이트펀드 관련 민사소송 이외의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여 주시기를 정중하게 요청드립니다”라고 ‘정중한 협박메일’을 보내 네티즌의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이 카페의 운영자는 메일을 받은 이후 지난 11월 15일 회원들의 1차 모임을 하고 모임의 명칭을 ‘인사이트펀드 비상대책위원회’로 정했다. 20일 2차 모임 뒤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의 대표 펀드인 인사이트펀드는 지난해 10월 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특정 지역이나 분야에 한정하지 않고 수익을 낼 만한 곳을 찾아 투자 대상을 자유롭게 옮긴다”는 전략으로 출시한 해외 주식형 펀드로 한 달 만에 4조 원의 시중 자금을 끌어모으며 큰 인기몰이를 했다.

하지만 올 8월까지 4조8000억 원을 넘기며 최고 설정액을 기록하던 이 펀드는 11월 19일 현재 설정액 4조6000억 원에 순 자산액이 1조9700억 원 정도로 평가되어 약 60%인 2조5000억 원을 허공에 날리고 말았다. 현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는 ‘신기루’로 판명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인사이트펀드의 몰락이 ▲분산투자라는 원칙 무시 ▲펀드 운용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투자자들의 ‘묻지마’ 식 투자 등 여러 요인이 빚어낸 합작품이라고 입을 모은다.

인사이트펀드는 ‘효율적인 분산투자로 시장 위험에 대처한다’는 홍보와 달리 대부분 운용 자금을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 국가에 투자해 손실을 키웠고, 당시 ‘직관에 따라 투자하는 펀드’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투자하는 펀드’ 등으로 홍보하고 심지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직접 운용한다”는 입소문까지 퍼져 ‘묻지마’ 식 투자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박현주 신화의 몰락 반대편에는 인터넷에서 새로운 신화가 탄생했다. 다음 아고라의 스타 논객으로 출발해 현재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미네르바’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 3월 미국판 서브프라임 사태가 한국에 영향을 미칠 것을 정확히 예측했고, 환율이 미동도 하지 않던 지난 8월 한국 경제의 대풍랑과 산업은행이 인수하려던 리먼브러더스의 부실화를 날카롭게 지적해 이른바 ‘미네르바 신드롬‘을 일으켰다. 그가 환율 폭등이나 주가 폭락을 예측하면 조회 수가 5만 건을 넘고 1000건 이상의 댓글이 달렸다. 거침없이 써내려가는 그의 독설은 자조 섞인 단순한 푸념이 아닌 단단한 경제 이론으로 꽉 차 있다. 네티즌이 열광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누리꾼 정부보다 미네르바 더 신뢰

미네르바 여신상.
한국의 부동산 거품 경고에서 시작한 그의 경제 논평은 세계경제의 모순을 차근차근 설명하고 위기를 정확하게 경고하면서 그를 온라인 최고의 스타로 탄생시켰다. 그는 한 월간지와 인터뷰에서 “주가는 한국(코스피)은 500선, 미국(다우존스 산업지수)은 5000선이 올해 바닥이라고 본다”면서 ‘끔찍한’ 전망을 내놓았다. 부동산에 대해서도 “강남 부동산 가격은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오는 2010년까지는 불황이 이어진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올 초 어설픈 환율 개입으로 자본시장 전체에 악영향을 끼쳤고 이로 인해 자본시장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닥쳐올 비상체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할부금 조기상환, 대출비중 축소 등을 주문했다. 미네르바의 인기가 치솟고 누리꾼이 정부보다 미네르바를 더 신뢰하자 급기야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 석상에서 미네르바를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 강 장관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포털 사이트에서 이름을 날리며 정부의 정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미네르바’에게 정부 방침을 설명하거나 자료를 제공하는 등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초 입장과 달리 정부는 그의 신원 파악에 나섰고 최근 IP 추적 등을 통해 그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미네르바는 “나이는 50대 초반이고 증권사에 다녔고 또 해외에서 생활한 경험이 있는 남자”로 파악됐다. 정부가 미네르바를 내사한 이유는 그가 잘못된 통계를 인용하거나 근거 없이 정책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고, 그의 글로 인해 한국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돼 경제 불안이 가중됐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해 정보를 미리 알고 재산을 불렸다고 지적한 것 등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국회 증언에서 미네르바를 조사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내비쳤다. 현재 미네르바는 살해 위협을 느꼈다며 절필을 선언한 상태다. 미네르바는 절필 선언 글 ‘이제는 마음속에서 한국을 지운다’에서 “국가가 침묵을 명령했다. 이 나라는 진짜 사람을 질려버리게 하는 나라”라고 반감을 드러냈다.

미네르바는 핵심을 꿰뚫는 정확한 상황 판단과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정보를 자유자재로 활용해 한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유시민 전 의원이 아니냐는 추측도 떠돌았다. KBS <시사투나잇>의 후속작 <시사360>도 지난 17일 첫 방송에서 ‘미네르바’ 신드롬을 다뤘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누리꾼에게서 편파·왜곡 방송이라며 거센 항의를 받았고 미네르바 본인도 다음 아고라 토론방에 올린 글을 통해 “방송을 보면 마치 조직 우두머리 마피아라도 되는 줄 알겠다”는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성균관대 김태동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미네르바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쪽의 전문가로 출연, 인터뷰를 통해 ‘그(미네르바)는 가장 뛰어난 우리의 경제 스승’이라고 극찬해 화제를 모았다. 한 신문 칼럼니스트는 가상칼럼에서 청와대가 미네르바를 ‘경제관료’로 기용하고자 찾고 있다는 기사를 실어 논란을 일으킨 바도 있다.

혼란의 시대에서 대중은 영웅을 만들고 싶어 한다. 누군가 영웅이 되어 이 혼란한 시대의 지도자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 그것이 미네르바가 비록 대중이 만들어낸 허상일지라도 그가 인기를 얻고 있는 까닭이다.

미네르바의 경제 위기 대비 ‘소시민 10계명’

① 실적에 대비해 최소 6개월치 봉급에 준하는 비상금 준비
② 3개월 분량의 생필품 마련(씀씀이 축소)
③ 유동성 확보를 위한 할부금 조기 상환
④ 대출 비중 축소
⑤ 재산 증식의 최선은 ‘저축’(펀드 NO)
⑥ 금·광물 등 실물투자(저점 터닝포인트 확인)
⑦ 풋옵션에 투자(고위험 유의) : 한탕주의는 울해까지-고 변동성 장세
⑧ 유흥·음식료 등 영업이익 높은 업종 창업
⑨ 부동산→매매가 아닌 전세 등으로 전환
⑩ 경기 최저점 투자 대비 현금 비중 확대

<김태열 기자 yol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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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11-27 23:30
잘 읽었다. 미래에셋에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설치하라니까 돈이 없단다. 현대 증권도 키움증권도 했는데. 부족한 2% 느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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