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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칼럼
작성자 김영주
작성일 2007-08-09 (목)
ㆍ추천: 0  ㆍ조회: 5370   
@[싸이먼 샤마의 미술특강]에 더욱 목마르다.
지난 7/23일~8/1일에 교육방송 다큐10(월~금 : 밤 9:50~10:40)에서, Simon Schama's POWER OF ART - 1. 바로크 미술의 이단아, 카라바조 · 2. 빛과 어둠의 화가, 렘브란트 · 3. 관능미의 조각가, 베르니니 · 4. 19세기 최고의 풍경화가, 터너 · 5. 고전주의 미술의 대가, 다비드 · 6. 정열과 고독의 화가, 고호 · 7. 입체파의 거장, 피카소 · 8. 추상표현주의의 대가, 로스코를 방영했다.
 
<카라바조의 '예수를 의심하는 토마스'>
  

언젠가 말했다. “좋은 다큐는 좋은 책 열 권보다 더 좋다.” 영국의 BBC 다큐와 일본의 NHK 다큐는 그야말로 보물이다. 30년전쯤에 J.브로노브스키의 [인간문명발달사]10부작 다큐에 홀딱 반한 뒤로, [실크로드] [인체의 신비] [우주대기행] [지구대기행] [식물의 사생활] [새들의 일생] [아름다운 바다] ··· 그리고 올해 [살아있는 지구]까지. 거기에서 차오르는 충만감과 감사함은 “가히 은혜롭다!”. 이번 여름방학에도 그 은총은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다.( 좋은 다큐여행은 여러분을 그 무엇보다도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BBC와 NHK의 다큐는 꼭 챙겨보시기 바랍니다. 그 좋은 도우미로 www.docuvideo.co.kr 을 추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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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코코 화가, 프랑스와 부셰의 '목욕하는 다이아나'>
  
 
 
 
 
 
 
 
 
 
 
 
 
 
 
 
 
 
 
 어린 시절엔 사진처럼 틈새없이 세밀하게 그려낸 게 잘 그리는 그림인 줄 알았다. 그래서 만화나 사진을 보고 그대로 똑같이 본뜨려고만 하였다. 그런데 색칠을 해 보면 그림이 오히려 찌질찌질 시들어 갔다. 색감을 잡아보려고 애써 보았지만,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았다. 좋은 그림과 좋은 사진의 빛감과 색감 그리고 구도감와 조형감에 점점 빨려들었지만, 돈이 없어서 더 이상 다가갈 수가 없었다. 멀리서 바라만 보았다. 작품 대상의 어떤 미묘한 표정과 독특한 느낌으로 작가의 개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돈 벌면, 그림과 사진을 젤로 배우고 싶었다. 돈을 벌면서 이래저래 배울 기회가 없지 않았지만, 시간과 정성을 많이 들여야 했다. 정열과 정성은 있었지만,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밀려 있어서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그 안타까움이 복받쳐 옆구리로 터져 나온 게, 다큐매니아이고 지금 이 ‘영화이야기’이다.

예술다큐와 예술사책은, 예술사와 사회사를 함께 통찰하는 눈으로 솜씨 있는 작업을 해야 하기에, 뛰어난 안목과 지극한 정성을 들여야 한다. 그래선지 아직도 아놀드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1953년)에 버금가는 업적이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 예리함과 냉철함이 감탄스러울 정도로 좋은 책이긴 하지만, 사회사를 통째로 읽어내는 안목이 약해 선지 책의 전체를 꿰뚫어내는 줄기가 보이지 않고 예술사와 사회사의 연결고리가 뚝뚝 끊어져 보이며, 음악과 춤에 관한 내용이 없고 건축에 관한 내용이 많이 약하다.( 그러니 [문학과 미술의 사회사]라고 하는 게 옳다. ‘창작과 비평사’의 번역(1999년)이 나빠서 이 책의 감동을 자꾸 가로막는다. ) 예술다큐나 예술사책을 즐기면서도, 항상 목마르다. 내 욕심이 너무 지나친 것 같다.
 
 <렘브란트의 자화상>                                                   <베르니니의 '성테레사의 희열'>
 
 
오랜만에 만나는 미술다큐이고, 그것도 BBC작품이라니 잔뜩 기대했다. 화가를 겨우 8명밖에 다루지 않아서 많이 허전했지만, 매우 좋았다. 연출력이 모든 부문에서 정성스러웠고, 미술다큐다운 품격을 갖추었다. 화가들의 인생과 개성에 발맞추어, 그들의 작품에 어울리도록 잡아낸 영상이 돋보였다. 카라바조 베르니니 고호는 개인 인생사에 많이 치우쳤지만, 렘브란트 터너 다비드 피카소 로스코는 그 시대의 사회상과 연결지어 해설하는 게 아주 좋았다. 카라바조 베르니니 터너는 두서너 개의 작품만을 기억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 그들에게 적셔들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오졌다. 그래도 내 지나친 갈증을 이 여덟 방울의 물로 채울 수는 없었다. 목젖만 간질간질, 더욱 목마르다.

어느 인생인들 구구절절 깊은 사연이 없을까마는, 수많은 예술가 중에서 그들을 선택한 이유가 점점 손에 잡혀 들어온다. 그들이 그 시대를 풍미한 천재일지는 모르지만, 그 주변에서 함께 살아간 사람들은 그 천재들 때문에 정말 힘들었겠다. 천재인지라 성깔이나 인생이 유난히 독특할 수밖에 없겠지만, 그 독특함으로 주변사람의 삶을 그토록 힘들게 하는 건 옳지 못하다. 주변사람도 그 천재 만재에 못지않게 또 하나의 소중한 삶이다. 천재들의 그런 괴팍함을,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거나 오히려 미화하려 드는 건 잘못이다. “지가 천재먼 장땡이야?”

*뱀발 : 이 프로그램에 뒤이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건물만 메트로해 보이고 내용은 메트로하게 실망스러웠다. 그 다음을 이을 ‘루브르 박물관’도 이리 실망스러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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