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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컴밍데이 행사비 모금
주형관이가 방명록에 글을 올린 것이 10월 28일이니까 내가 열흘만에 우리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 홈페이지가 활성화되어 <유익하고 재미있는 마당>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 동기 모두의 바램일 터이나 이렇듯 참여가 저조한 현상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졸업생이 100명도 안되는 시골 초등학교나, 중학교 <카페모임>도 참여율이 우리 홈페이지보다는 훨씬 낫다. 분명한 것은 이 현상은 <일고인>이 보여주는 특징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갹설하고, 졸업30주년 기념행사와 노후 동기회 활동자금 적립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일정액을 모금하기로 한 사실은 다 알 것으로 믿는다. 일년 전부터 손호상 총무랑 이리저리 따져보고, 헤아려 보다가 이제 행동단계에 들어섰다. 우리는 금년말까지 모금 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 나는 며칠전부터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 댔다. 안부를 묻고, 취지를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한다. 내가 맡아야 할 상대는 대략 130명 선이다. 아마 300통화는 해야겠지. 반응이 제각각이다. 자기부담분에 대한 이의제기, 돈의 쓰임새에 대한 지적, 이 일에 대한 감정적인 호.불호 등등등. 몇말씀 드리고 싶다. 1. 홈컴밍데이는 효율적이되 간소하게 치를 것이다. 2.우리 51회 재경 동기회가 움직여 오면서 모인 돈을 허투루 쓴 적은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3.자기가 내야하는 돈을 셈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일고 나와서 나이가 쉰줄에 이르러 해야할 인생 숙제중 하나를 돈으로 표현할 뿐이다. 4.손총무와 회장인 내가 모금을 권유할 때 원칙은 이렇다. " 능력대로 내자. 그러나 이런 일로 친구간에 감정 상하지는 말자." 띠라서 누구든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면 과감히 금액을 경감해주거나 아예 면제해 줄 생각이다. 우리는 채권채무를 정산하는 것도 아니고, 어떤 거래를 하는 것도 아니다. 친목 단체의 필요에 맞춰 기금을 만들 뿐이다. 어떤 사례 하나. 사업한지 5-6년 된 친구에게 300만원을 내라고 했다. 나도 그 액수를 권하는 데 큰 부담을 느꼈었다. "야, 내 사정 뻔히 알면서 그렇게까지 큰돈을 요구하냐? 그래도 사정이 그렇다면 내가 양보해서 내마. 그런데 내 이름으로는 200만원만 내고 싶다. 나머지는 김복수 아들 후원금으로 낼께." 다음날 그 친구는 곽수만의 통장에 타인명의로 100만원을 송금했다. 나 이번 12월 정기 총회 때 임기가 끝난다. 후임 회장을 백방으로 찾고 있으나 아직 적임자가 없다. 회장이 될 사람은 다음과 같은 요건을 구비해야 한다고 본다. <본인이 동기회에 헌신할 생각이 있을 것. 그간 활발하게 동기회 활동을 하였을 것. 많은 친구들이 회장깜이 된다고 추인해 줄 가능성이 높을 것> 그럴만한 친구를 찾아가서 회장을 맡아달라고 하면 자기는 자격이 안된다고 말을 흐린다. "야, 나같은 놈도 하고 있는데, 이제 니가 좀 해라." 이쯤 되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내년 행사를 위한 준비가 막바지인데 지금 교체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일견 그럴 듯 하다. 지금 내가 못하겠다고 하면 책임회피를 하는 꼴이 되고 행사준비에도 어느 정도 차질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 봐라. 경조사, 총동창회 행사, 지역구 행사, 총무와 사안별 협의 등으로 일년에 40-50번은 저녁에 출장나가고 있는 내 형편을. 나 월금쟁이하다가 5년 전에 사업한답시고 뛰어 나와 아직 제대로 건져 놓은 것도 없다. 사실 생업때문에 요즘에 몹시 바삐 살고 있다. 물론 마라톤도 하고, 문화유적 답사를 다니는 사치도 한다만 어찌 보면 그것도 살아가는 한 방편이지. 알 수 없다. 동기회 살림살이 하는 것이 내 인생의 가운데 토막인지도. 사정이 그렇다면 일년 더 하는 수밖에 도리가 없잖은가? 피할 수 없다면 즐기는 수밖에. 친구들아, 인간적으로 부탁 좀 하자. 금년 말로 예정한 기간 내에 여러 얘기 말고 수말스럽게 돈 좀 내주라. 많든 적든 낸 돈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보람있게 쓰도록 할께. 이파리를 벗어버린 나뭇가지에 찬바람이 불면 또 한해가 저물 것이다. 흘러 가는 세월을 담담히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태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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