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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우연히 마주친 임병호
로마에서 컨퍼런스가 있어 갔다오는 길에 항공편 커넥션이 여의치 않아 파리에서 사흘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첫날은 루브르박물관에서 하루 종일을 보냈습니다. 정말로 나는 듯한 Nike상 앞에서 한참을 보내고... 내린 결론. 팔이 붙어있는 채로 온전하게 발견되었다면 매력이 덜했을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이튿날 새벽부터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데다가, 전날 루브르에서 너무나도 많은 발품을 판 탓에 다리도 아프고 해서, 같이간 편집장과 쇼핑이나 가자고 합의하였습니다(편집장은 여자가 아닌 남자임). Val d'Europa라는 파리 근교의 쇼핑 몰의 아울렛에서 신발 하나 사고...어슬렁거리다가 종업원이랑 농담하고... 그러다가 어느 가게에서 나오다가 딱 마주친 사람이 구레나룻이 덥수룩한 임병호 동문 부부였습니다.
세상에...
관광객이 많은 파리 시내도 아니고, 시내에서 30분은 족히 떨어진 외곽의, 그것도 웬만한 정보통이 아니면 찾아오기도 힘든 아울렛에서 고등학교 동창이랑 마주치는 것을 상상이나 했겠습니까. 이 부분에 임 동문의 어부인께서는 광주일고 51회가 아무튼 굉장한 동문이라며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임병호 동문을 만나 차 한잔을 나눈 뒤, 우리는 과감히 파리 시내 한복판 그것도 상젤리제 거리의 최고급 식당으로 진출해 와인을 마시며 회포를 풀었습니다.
우리가 누굽니까 1차로 끝날 수는 없죠. 다시 에펠탑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는 카페(Cafe de Suez)로 옮겨 또 와인을 마셨습니다. 아무튼 오붓한 시간을 기대했던 임 동문의 어부인에게 신재형이란 인간은 아닌 밤 중에 홍두깨 격이었겠지만, 저로서는 참으로 유쾌했던 파리에서의 저녁 시간이었습니다. 임동문 덕에, 그리고 미인인 데다가 사교적인 임동문의 어부인 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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