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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가기 전에....
지난 5년간 불교 문화 공부를 같이 하던 도반들과 7박8일간 실크로드를 가기로 했다. 이번 30일에 출발하여 西安부터 시작되는 여행은 서역 4성을 지나 돈황,투루판의 여러 유적지를 돌아 보고 5월 8일 우루무치에서 끝나게 되어 있다. 인솔하는 선생님이 욕심이 많으신 분이라 이틀간을 기차에서 재울만큼 의욕적인 답사일정을 잡았다. 우리 일행은 돈황에서 7년간 살면서 막고굴 벽화를 다시 그려낸 徐 勇이라는 교수로부터 사전 교육을 받았다. 지난 겨울에 통도사 미술관에서 본 서교수의 그림들이 눈에 선하다. 부처님들이 서역 특유의 흙색과 회청색 속에서 아스라히 재현되고 있었다. 인간적이고 친근한 모습으로, 살아 숨쉬는 것 같다. 천년의 세월을 녹여낸 돈황의 유물들... 동서양의 교역로였으며 우리 문명의 또 다른 근원지였던 실크로드의 자연환경과 인문학적 여러 흔적들을 둘러보면서 내 삶에 의미있는 붓칠을 하나 더해 두고 싶다. 일행 중에 출판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각자가 쓴 여행기를 묶어서 출판을 해 보자고 제안했다. 나도 원고 한 꼭지를 써야 할 판인데 뭘 아는 게 있어야 쓰지 원.... 아무리 생각해도 막막하다. 나는 전문성이 전혀 없는 사람이니 그저 내가 아는것과 느낀 것을 조합하여 쓰는 수 밖에 없다. 西域紀行행에서 얻은 感興과 내 일상의 여러 反省과 誓願들이 어떻게 交感하는 지를 생활 속의 言語로 써나가면 어떨까? 막연하긴 하지만 흙먼지가 가라앉은 실크로드의 새벽길을 달리면서 얻은 靈感들과 내 삶의 과제들을 뒤흔들어 가면서 거기서 무언가를 건져낼 수 있을 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있다. 座禪,臥禪,行禪이라고 하던데 走禪이라는 말은 없나? "走禪一味!"라고 하자. 그럴 듯 하군. 5호 16국,남북조시대, 수,당,송,원 대의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한 가닥을 추려보고 문화사에 대한 개괄적인 지식을 섭렵해 두려고 일단 중국 천년의 박물관이라는 낱권 10개로 된 책을 샀다. 그리고 돈황 미술에 대한 해설서 한권도 주문해 놨고. 그런데 출발하기 전에 그 책들을 읽을 시간이 거의 안 날 것 같다. 일단 비행기 타면서부터 기차나 버스여행을 하는 동안 읽어 보려 한다. 이제 우리 나이 오십, 앞으로 살아 나가는 데 대한 호기심과 설레임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같은 시간을 살더라도 좀 더 의미있게 압축된 삶을 추구하고 싶다. 실크로드에서 무엇을 느낄지.... 동반길에 나서는 김규장 군이 있어서 한결 든든하다. 태룡 PS ; 실크로드를 출발하기 전에 박기성에게 한 수 지도를 받기 위해서 그의 가게 "여자만"으로 찾아가야겠다. 기성이를 만나면 범상치 않은 그의 중앙아시아적 분위기에 취해 가면서 묘한 흥분이 일어난다. 인사동의 "여자만"이 재미있을 것 같아, 즐거운 상상중....  박기성: 고맙다. 작년에 파미르고원의 무즈타그아타를 다녀오면서 교하고성에 들렀다. 47돈가 되는, 시간이 정지된 한증공간에서 소리 없는 음악을 들었다. 아버지의 산이라는 무즈타그아타는 올 7월에 또 간다. 작년에도 그렇지만 선배가 가자니까 가는 거다. 신문사 일을 어떻게 해야할지는 아직 모르겠고... -[04/18-11: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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