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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누풀
고등학교 시절! 전남도청앞 분수대를 점거하고 최루탄 가스에 눈물 흘려가며 유신철폐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다 아직은 어린 소년의 힘으로 감당하기엔 세상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잠시 누워있는 풀이 되자던 잠누풀! 삼십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누워 있는가! 그대 마음속 깊은 뜻은 학동 배고픈 다리 포장마차에서도 황금동 니나노 선술집에서도 시인의 한 줄 시로도 풀 수 없어 가을밤을 빨갛게 물들인 사루비아 깨꽃을 유난히도 좋아했지. 우리의 이야기는 항상 사랑과 시와 혁명과 예술이었지. 생활은 하나의 혁명이어야 하며 인생은 하나의 예술이어야 한다고 했지. 이제 산수동 오거리 다섯갈래 여섯갈래 아나키스트 부족의 방랑은 끝났다. 고향집 감나무의 소불알만한 단감으로 만든 곳감처럼 달디단 여인의 입술에 그대 심장의 뜨거운 피를 불사르라. 월야의 땅과 하늘과 바람과 새소리를 안고 그대 항상 서있는 풀이 되라.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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