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현 그리고 '한문공부'에 관심있는 친구들에게
이 글은 원래 12반 친구의 신동현에게 댓글로 썼던 글인데, 답장을 쓰다보니 우리 동창친구들에 <토요한문반>에 대한 홍보를 하고 싶은 맘이 울컥 솟아서 '자유게시판'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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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라고 해도 나이가 들었는데, 야자하기가 좀 쑥스러워서, 하소를 했지만, 니가 그리 말하니 그렇게 할께. 막상 만나믄 어쩔 진 모르겠지만. 친구들 중에는 하소하는 친구도 제법 있더라구.
글고 나 대전갈 일이 거의 없으니, 니가 광주에 내려오거든 연락해라. 암튼 밥 꼭 사라! 010-9657-57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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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의 문제점도 있지만 배울 점도 많아서, 문제점을 놓치지 않으면서 배울 점을 배우고 있네. 내가 분방하고 털털한 걸 좋아해서, 유교의 서열적 엄숙단정함을 오히려 숨 막혀하고 위선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거든. 그 분을 모시고 틈나는대로 한학을 배운지가 20년을 넘어서고 있지만, 예습 복습 암기를 전혀 하지 않고 그 날 책만 들고 가서 문장 흐름만 익히는 방식으로 공부하니까, 세월이 길지만 빵구난 곳이 많아. 그래도 이런 일이 있으믄 항상 여쭙고, 이번처럼 '잘난 체'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좋다네.
난 그 분의 한문실력을 얼마나 높은지 가늠하진 못하지만, 초등학교만 나오시고 한학만 평생하시고 '한시' 짓는 게 전공이셔. 주변 알아보는 사람들이 한시 실력이 높다고 하더라구. 스스로 말씀하시긴, 요즘 사람들이 한시를 모르느까 제법 잘한다고 칭찬하지, 옛 어른들의 실력에 비하면 높이쳐 말할 순 없다고 하시더라구.
아무튼 난 그 분을 만난 게, 내 삶의 아주 소중한 보물이라네. 한문실력이 어떠하든, 난 그토록 질박하시고 천진난만한 분을 본 적이 없어.( 때론 귀엽기까지 하다네. 흰머리 어른이 귀엽다?) 그 인간적 매력이 '천연기념물' 수준이야.( 공부하다가 꾸지람을 어찌나 낯뜨겁게 하시는지, 그게 너무 심하다는 불만이 있지만. 내가 몇 번 건의말씀 드렸어도, 그걸 못 바꾸시더라구. 요즘 많이 좋아지시긴 했지만. 그렇다고 옥에 티 때문에 옥을 버릴 수는 없쟎아? )
지금 이 글이 '자랑'같아서 좀 쑥스럽지만, 그 어색함을 무릅쓰고 '한문공부의 재미와 그 분의 매력'을 굳이 말하고 싶어서, 이렇게 재잘재잘 말하게 되었네. 이 동창회 마당에서 한문공부를 너무 고리타분하게 여기지 말기를, 그리고 우리 선생님 자랑도 좀 말하고 싶었네! 내가 직접 만난 사람 중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시지. 물론 한학자라고 해서 모두 이런 인간미를 갖는 건 아니야. 한문 한 사람중에도 똥폼으로 주눅주거나 교활하고 응큼한 사람이 많지. 지금 세상은 먹고사는 건 풍덩풍덩하지만, 이토록 인간적으로 '텁텁한 시골맛'을 찾아보기가 너무 어렵네. '텁텁한 시골맛'마저도 자기의 위선적인 포장도구로 이용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참으로 비극이야!
우리 친구들에게 이 '원조 시골맛'과 한문맛을 보여주고 싶어서 여러 동창친구들에게 권했지만, 사는 게 뭐 그리 바쁜지 모두 도중하차 하더라구. 안타깝지만 할 수 없지 뭐~! 니가 광주에 살믄 권유해 볼텐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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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나온 김에 동창들에게 알립니다.
* 매주 토요일마다 오후 2:00-6:00까지, 그 분이 기력을 다 하실 때까지 이 공부반이 유지될꺼야.(추석연휴와 설 연휴날 제외하고 비가 오나 눈이 오나)
* 지금은 2시-3시 [논어], 3시-4시 [당시], 4시-6시 [주역] ( 사서삼경을 비롯한 한국`중국 고전들 )
* 초보자 3명 이상이 모이면 <초보자를 위한 김영주의 한문특강>(매주 토요일에 1시간쯤 틈을 내어, 한 달쯤)을 하니, 신문의 한자를 불편해 하지 않는 정도의 초보자는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장소 : 태평극장앞 호랭이다리에서 백운동쪽 방향 서현교회 사이의 중간쯤, 한중문화여행사 건물에 뽀짝 붙은 10m막창 골목 - 일신한약방 자리의 '금계한문학회'
* 연락처 : 651-7219 또는 010-9657-5789(이왕이면 문자메세지로)
많이 많이 오셔서, 한문에 담긴 깊은 맛도 보시고, 우리 선생님의 '원조 시골맛'도 보시기를 적극 권장합니다. 그 맛에 들어가기가 쉽진 않지만, 세월 속에 점점 '그 치명적인 중독'에 빠지게 될 겁니다. 그 은근하게 곰삭은 맛이 끝~내줍니다.
37
ㆍ작성자
김석준
ㆍ작성일
2006-12-14 (목)
ㆍ추천: 0 ㆍ조회: 1777
나무의 송년사
새싹이 돋고 꽃이 필때
키가 자라고 잎이 커질때
그때는 모든게 순탄하리라 믿었읍니다.
따뜻한 햇살아래
부드러운 바람 맞으며 새소리 듣고 자라면
좋은 열매만 많이 맺는 줄 알았읍니다.
어느날 가뭄이 들어 목이 말랐습니다.
어느날은 장마로 몸이 물에 잠겼읍니다.
어느 날은 태풍이 불어와 가지를 부러뜨렸고
어느 날은 추위로 잎을 모두 떨구어야했습니다.
온 몸이 상처투성이고 성한 잎
온전한 열매 하나 없습니다.
하지만 나를 보며 슬퍼하지 마십시오.
나의 지난 한해는 최선을 다했기에
충분히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새해가 오면 나는 또 꽃을 피우고
잎을 펴고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상처와 아픔을 알지만--
-- 좋은 생각 중에서 ---
고병숙 회장님과 정태성 총무님 경하드리오며
고생하여주십시요.
36
ㆍ작성자
김용문
ㆍ작성일
2006-12-18 (월)
ㆍ추천: 0 ㆍ조회: 1588
Re..나무의 송년사
보고잡구나
어릴적 느그 집 앞을 자주 지난다
이제는 모텔촌이 되어버린
신세계 백화점 사거리 맞은편 동네는
골목을 꿰어 옛 철도다리를 향해 나올때마다
여기가 느그 집 부근이었거니 하고 지난다
무슨 긴말이 필요하랴
건강히 잘 지내라
35
ㆍ작성자
김석준
ㆍ작성일
2006-12-19 (화)
ㆍ추천: 0 ㆍ조회: 1691
Re..용문공에게
너 작년엔가 신평근이하고 골프할때(무안CC에서라고 들었음) 90개 친다고 해놓고
전반에 실실 치다가 후반에 even 쳤다메.
이번 광주행사때 못내려가 미안하고 지면통해 열심히 사는 너의 모습 느끼고있다.
옛날 기억 추스리게해주어서 고맙고 건강하자꾸나.
34
ㆍ작성자
정태성
ㆍ작성일
2006-12-15 (금)
ㆍ추천: 0 ㆍ조회: 1531
Re..감사합니다.
최선을 다해 충분히 아름다운 지난 한해를 보내고
또 꽃을 피우고 잎을 펴고 열매를 맺을 새해를 맞을 준비를 하며
멋진 마무리를 기원하며......
감사합니다.
상처와 이픔이 있더라도...
33
ㆍ작성자
신동현
ㆍ작성일
2006-12-12 (화)
ㆍ추천: 0 ㆍ조회: 1994
12반 친구들에게
이거 처음으로 우리 동창회 게시판에 글을 쓰게 됐는데, 조금 떨린다고 하면 너무 닭살돋는 얘기겠지?
아무튼, 우리 12반 친구들 잘 있으리라 믿는다. 얼마 전에 경렬이하고 태룡이 한테는(동기회 참석하지 않았다고 욕을 바가지로 뒤집어 썼지) 잠깐 전화해서 잘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만, 아직 연락 못한 다른 많은 친구들도 마찬가지일 거라 믿는다.
지난 주에 싸우디에 출장을 다녀오던 길에 태룡이한테 물어 봤던 것인데, 천하의 방방뜨는 김태룡이도 시원하게 답을 못하더구만. 그래서 묻는데...
우리 12반 교실 뒷벽에 누군가 팍팍 휘갈긴 힘찬 글씨체로 (사실 지금은 그 글씨가 어떤 형태였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다섯자인가로 구성된 한자경구를 써 붙여 두었던 것을 기억한다. 그 뜻을 이민성 선생님께서 설명해주신 것으로 아는데, '흙 한 삼태기가 부족해도 뚝이 완성되지 않는다'는 정도의 뜻이었다고 기억한다. 세상에 옳고 좋은 얘기는 쌔고 쌨기는 하지만, 그 얘기는, 세상에 흔해 빠진 그런 공자님 말씀들과는 달리, 우리 교실에 붙어 있었던 거라서, 그 뒤로도 항상 뇌리에 남아 있었고, 나이 들어가면서 생각할 수록 옳은 얘기거니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진작부터,
그 글씨를 누가 썼으며,
그 글씨를 누가 교실로 가져와 붙여 두었으며,
그 글의 원전이 무엇이고,
한자로 어떻게 썼던 것인지,
그리고 정확한 해석은 무엇인지,
가 항상 궁금했다.
이제 이렇게 인터넷이란 편리한 도구가 생겨서, 물어 볼수 있게 되었다.
누구 아는 사람 있으면 답을 알려주기 바란다. 그러면 대단히 고맙겠다.
대전에 오면, 혹은 내가 광주에 가서 만나게 되면, 톡톡히 저녁을 사겠다.
물론, 안 그런 친구들을 만나도 마찬가지지만 ...
누구 답장해주기 바란다.
그리고 년말이 다 돼가는데, 다들 송년회다 뭐다 해서 너무 몸 상하지 않고,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건강하고 복된 새해 맞기 바란다.
대전에서 신 동현
32
ㆍ작성자
김영주
ㆍ작성일
2006-12-13 (수)
ㆍ추천: 0 ㆍ조회: 1943
12반 신동현에게 답한다.
내가 12반인지라, 자네 글을 보고 아는대로 답하네.
그 때 그 시절에 한문으로 쓰여진 글씨가 교실 뒤에 높다랗게 걸려있다는 건 알지만, 무슨 글 무슨 내용인지 몰랐는데, 자네 이야길 듣고 새삼 생각이 나서, 내가 모시고 있는 한문선생님께 여쭈어서 알아냈네.
"爲山九仞에 功 虧가一籄라!"는 글귀인데, [논어]엔가 [맹자]엔가 나오는 글이라고 하시데 ... .
글 뜻은, 만들 위 ` 뫼 산 ` 아홉 구 ` 길이단위(8척) 인 ` 업적 공 ` 이그러질 휴 ` 하나 일 ` 궤짝 궤 - 여기에서 山은 반드시 '산'을 뜻하는 건 아니니까 자네 말대로 '뚝'이라고 번역해도 됨 - 九仞은 뭐 꼭 8x9=72라고 해서 72척 높이를 뜻한다기 보다는, 아홉 九라는 글자가 동양사회에서 아주 많다는 뜻을 상징하므로 여기에서는 '아주 높다란 높이'라는 뜻으로 번역하는 게 좋겠다. - 궤짝 籄는 자네처럼 '삼태기'로 번역해도 좋다네. 웬 산을 쌓는다냐? 할지 모르겠지만, 중국 동부지역은 평야가 어찌나 넓고 넓던지(자네가 중국 베이징이나 상해를 가보면 그 끝없는 지평선을 보았겠지만) 여기저기에 웅덩이를 파서 인공호수를 만들고 그 흙을 옆에 쌓아 인공산을 만든다네. 그래서 저런 한문구절이 생긴 거라네.( 공자와 맹자가 드넓은 평야지대에서 산 사람들이거든? 그래서 그리 높지 않은 자기 동네 '태산'이 그렇게 거창하게 높이 보였던거야! "태산이 높다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
그래서 자네가 기억하고 있는 뜻이 옳지만, 굳이 글자에 맞추어 번역하자면, "높다란 산을 만듦에, 아무리 열심히 노력했어도, 한 궤짝의 흙이 모자라서 완성을 보지 못하고 만다!"는 뜻으로 "무엇인가를 열심히 했지만, 그 마지막 마무리를 잘못 처리하면 그 고생이 헛수고가 된다" 또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했지만, 한 터럭 차이로 낭패를 보고 말다"는 뜻이라고 할 수 있겠네! 그래 우리가 살다보면, 작은 차이가 너무 크게 다가오는 경우가 많고, 조그만 잘못으로 그 동안 고생이 헛고생되는 일이 많지! 그래서 이제 이 나이가 되고 보니, 남한테 손가락질 받지 않는 정도의 평범한 삶을 산다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 그 동안 사느라고 고생 많았지? 그러나 앞으로 남은 날도 아마 40~50년은 될 껄?
아휴! 자네 물음을 접하고, 글 알아보랴! 재잘재잘 노가리 풀랴! 힘들어서 도중에 간단하게 쓰고 말려고 했는데, 자네가 말한 글귀 "爲山九仞에 功이 虧一籄라!"가 허리띠를 잡고 놓아주질 않아서, 이렇게 길게 쓰게 되었네. 글고 아직 마지막 흙 한 괘짝이 부족하지? 마저 쌓겠네!
*****
확실하진 않지만, 그땐 물빠진 모자쓰고 굵은 안경을 코에 걸고 다니는 변상섭(?)인가? 그 친구가 학동 증심사입구 '연진원'이라는 그림방에서 차밭을 가꾸며 동양화를 그리신다는 유명한 '의제 허백련 옹'에게 사정사정해서 겨우 얻은 글씨라고 했던 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
마지막 흙 한 괘짝마저 올리려니 힘빠져 죽는 줄 알았네! 이젠 밥사소! 꼬옥. 안 사믄 내가 힘들여 쌓은 '드높은 뚝'을 모두 허물어 위 글을 자네 기억에서 지워버리겟네! 아휴 남의 밥 얻어먹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
어머님 명복을 빌어준 동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졸지에 비명횡사하신 어머님 가시는 길에 많은 우리 동기들이 함께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새벽 4시에 득달같이 KTX를 타고 달려온 김태룡 재경 회장, 멀리 이천에서 하루 온종일을 각오하고 달려온 김유수, 이태리 출장 중에 소식 듣고 전화로 위로해 준 영원한 총무 서경석, 절에 어머님 위패를 모시는 문제를 도와 준 최준호, 미국 세도나에서 용맹정진 중 위로 이멜을 보낸 범휴 스님, 취재 등산 중에 빗길을 뚫고 달려 온 박기성, 사이판에서 조화를 보내고 또 바로 그날 밤 달려온 배순기, 출장길에 인천공항에서 위로전화를 걸어온 이상호, 어머님 영정 앞에서 눈물을 줄줄 흘리던 우리집 둘째아들 김종오… 또 제가 황망중에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친구들 모두에게 다시 한번 마음 속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상을 치루던 내내 이 친구들에 팔순잔치였으면 얼마나 좋아하셨을까 생각했습니다. 이것도 음식이라고 친구들에게 내 놓느냐는 호통소리가 곧 들릴 것도 같았습니다.
옥과 성륜사에 위패를 모시고 초칠제를 치루고 이번 일요일에야 올라왔습니다.
우리 어머님 편안한 곳으로 가시길 기원해 준 동기 여러분들게 감사드립니다.
일일이 전화로라도 인사를 드려야 마땅함에도 이렇게 게시판을 통해 인사드리는 점 널리 해량 바라옵니다.
모레 동기 송년회에 꼭 오세요.
모레는 연말 송년회를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내 웨딩홀에서 갖습니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부부 동반으로 모임을 가지려고 합니다.
모처럼 오시는 부인들을 위해서 1인당 5만원 상당의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아울러서 홈컴밍데이때 거금을 쾌척해 주신 분들께 자그만 선물도 드리고자 합니다.
왜 늘 하던 선릉역의 샹젤리제센타에서 바꾸었느냐구요?
1.부부 동반이므로 사람이 많아질 수 있다.
2.샹젤리제에서 10년 이상 개최했으므로 분위기를 바꾸고 싶다.
3.서부 지역 친구들에게도 좀 가까운 거리에서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4.식사후 노래방 설비를 공급받아 늦으막까지 놀 수 있다.
120석을 예약했는데 몇명쯤 올지 궁금합니다.
각 지역부서 온 연락을 취합해 본 결과로는 부부 합하여 80명을 넘지 못할 것 같습니다.
특히 강남, 송파, 강동 쪽의 참여가 매우 저조합니다.
들리는 말로는 '그렇게 먼곳까지는 송년회하러 못간다.'는 겁니다.
저는 3년이 지난 동기회장을 내놓을 작정입니다.
별 성의도 없고, 능력도 없는 사람이 동기들 후원 덕분에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이임식장이 너무 썰렁해 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지역부 간부들, 그리고 감사패를 받으실 분들은 꼭 마나님들 모시고 오세요.
김태룡 드림
29
ㆍ작성자
서경석
ㆍ작성일
2006-11-22 (수)
ㆍ추천: 0 ㆍ조회: 1943
Home Comming 2006을 보고
오늘 난 한국의 친구로 부터 귀한 선물을 받아들고 눈물을 글썽거렸다.
행사하느라 고생했었을것임에도 불구하고 잊지않고 최 준영군이 고맙게도 아일랜드까지 보내주신 CD를 통해그날의 감동을 되새겨보았다.
행사직후 재경 총무인 고 병숙군이 재경 참석자들의 면면이를 홈피를 통해 알려줬을때 머리를 애써 굴려가며 이름을 통해 친구들의 잔영을 기억해보았었다.
본행사의 전 일정이 담긴 동영상과 그날 찍은 사진, 추억의 영상등을 눈으로 보면서 아주쉽게, 여러친구들과 함께 했었던과 같은 감흥을 가졌다.
행사장 문앞에서 말끔한 제복의 조 인상이와 김 철이가 인사하는 장면부터 나오더군. 이 천희총무가 "어서오소~"하며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테니스와 록클라이밍 그리고 테니스로 단련된 몸매를 가진 박 승식이의 중절모가 어울리더라고............
몇날밤을 혼자 몰래 연습해서 힘찬 개회사를 했을 대회준비위원장 김 용문이에게 사회자인 손호상이는 "상당히 썰렁하군요"라며 좌중을 부드럽게.
근데 이게 웬일인가? 국민의례시 뒷모습이 보이는 신 재형이는 가운데 머리가 많이 빠지고 거의 백발인 걸 보면 그동안 고생한게 역력하더구나.
조 운식회장과 김 태룡재경회장의 인사말을 필두로 은사님의 소개시간엔 한분한분의 얼굴이 정말이지 30년전모습 그대로이신 것 같애.
근데 왜 내 담임선생님이셨던 3학년 7반 정 동석선생님을 사회자가 순간 빠트렸나 몰라..............ㅋㅋ
교가제창을 할땐 오랜만에 나역시 친구들과함께 불렀지. 물론 마음속으로.....
추억의 영상을 보는 순간 내가 왜 이나이먹도록 여기있지? 아까 저기에 내가 있고 친구들이 그대로인데 하는 착각을 하였지비.........
강만식이의 그날의 추억담이 함성으로 되살아나는것도 느꼈고.
간간히 나오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찍어 보낸 나와 내 가족의 사진을 보면서 가족사랑을 느꼈다.
그러나 이미 고인이 된 이 금해와 최근 세상을 등진 조 명규의 웃는모습의 사진은 또한번 가슴을 아리게하더구만.
이 민성선생님의 "절의정기 육영호....." 강의는 언제 또 들을지 모르는 좋은 7교시였지.
한마당에 나오는 이 우조밴드는 정말 짱이었어. 젊은싱어가 혹시 96년 체육대회당시 무대에서 이 우조가 노래할제 옆에서 춤추던 아들아닌감?
재경총무 고 병숙 어부인께선 대회전 참석독려 전화도 많이하셨는데 노래도 어찌그리 구성지게 잘하시는지.
김영주는 허리띠까정 풀어가면서 가장 질펀하게 잘 논것 같더라.
" 다시무등을 바라보며..."를 보면서 친구들의 서있는 자세가 달라진 것을 발견하였다.
학창시절엔 두손이 다소곳이 옆에 내려놓던가 아님 폼잡느라 옆으로 벌리든가하였었는데 행사도중 보니 50줄에 들어서그런지 대부분의 친구들이 뒷짐을 지는 자세로 서있더군. 그러니 어떤친구는 없던 배가 나와 보였어.ㅋㅋㅋ
암튼, 최준영군 고맙다. 보내준 CD잘 봤고 잘 간직하마. 그리고 기념품 수건 잘 쓸게. 혹시 각자에게 하나씩주는것 나만 더 준건 아닌지.....
최준영
2006-11-22 15:06
하나씩 주는 건 아니고, 기금납입 동문들에게 세트로 제공한 것임. 본래는 박스 안에 들어있고 그 위로 커버가 있었는데 박스가 너무 커서 박스는 빼고 자주색 커버만 동봉한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나오는 타올 중에서는 최고급 타올이다. 목욕타올 하나만 해도 28,000원 가량 한다. 특급 호텔에서도 보기 힘든 타올들이다. 같이 들어있는 스포츠 타올은 아일랜드에서 차 팔다 땀나면 닦아라.
28
ㆍ작성자
김태룡
ㆍ작성일
2006-11-08 (수)
ㆍ추천: 0 ㆍ조회: 2160
정빈이 소식(마지막)
올초에 보냈던 소식에 이어서 다시 이 글을 쓴다.
여러 친구들이 궁금해 하면서 근황을 묻길래 그에 대한 대답으로서,
특히 돈을 부쳐준 여러 친구들에게 보고해야 할 책임을 다하고자 몇자 적는다.
결론을 미리 말하면 우리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정빈이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나는 실패했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작년 이맘 때 맘잡고 공부하던 게 무척 기특했었는데...
잘하면 고등학교 이후까지도 챙겨주고 싶었는데...
가정환경이 어려운 중학생들을 기숙사에 재워 주고,
졸업시에는 30% 이상을 삼성그룹에 입사시킨다는
부산의<알로이시오> 고등학교에 보내고 싶었는데...
광명시장과 부산 서구청장의 추천서를 구하고, 캐톨릭재단과 협의하려고 여러모로 준비를 해 왔었다.
겨울방학 동안 잘 지나던 정빈이가 마음이 흔들린 것은 봄방학 무렵에 나타난 엄마 영향이 컸다.
애정 결핍증에 걸린 사춘기의 소년이 엄마 맛을 보게 되자 누구 말도 잘 안들으려 했다.
엄마는 정빈이를 맡아서 기를 형편이 못된다고 했다.
그래서 간간히 주말이면 불러내서 돈도 좀 주고, 투정도 좀 받아준 후 할머니집으로 돌려 보냈다.
문제는 정빈이의 생활 기준축이 이동해 버린 데 있었다.
원래 환경이 열악한 데서 성장한 녀석에게 엄마는 판단이 흐려지는 원인으로 작동해 버렸다.
학원을 빠지기 시작하고, 나를 비롯한 주변인을 자꾸 외면했다.
엄마는 자기 처지가 안좋으니까 애에게 엄하게 못 대했다.
학원을 여러차레 옮겨 다니다가 여름방학 중반부터는 공부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올 가을에는 학교 결석도 잦았다.
정빈이 어머니를 여러 차레만나 협조를 당부하면서 잘해 보자고 했지만
한번 빗나가기 시작한 화살은 자꾸 과녁으로부터 멀어져 갔다.
아예 집을 나가서 친구집에서 자면서 실망을 안겨 주고 있었다.
10월 중순 에는 학교 진학을 ㅇㅢ논하기 위해서 3명이서 우리 사무실에서 모였다.
저녁을 사주면서 '부산 학교에 가라.'고 간곡히 권유했다.
정빈이가 도리질을 치며 마다고 했다.
왜 그러냐는 물음에 '그냥, 나는 부산 안가요.'만 되풀이 했다.
학교 선생님들의 회유, 엄마의 당부도 소용없었다.
부천에 있는 미용학교에 다니겠다는 거였다.
속셈은 동네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은 데 있는지도 몰랐다.
결국은 광명정보통신고등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이제 정빈이를 먼 데서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다.
먼 데서 지켜보겠노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인터넷비용을 월 35,000원씩 지불해 주고 있었는데
애가 인터넷을 공부하는 데 쓰지 않고 엉뚱한 짓만 하길래 그마저 중단시켰다.
회한이 남는다.
정빈이의 인생에 디딤돌이 되어 주고 싶었으나
오히려 내가 걸림돌이 되지나 않았는지 모르겠다.
정빈이 잘되기를 고대해 온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돈은 곽수만 계좌에 700만원이 적립되었다가 349만원 쓰고 지금 351만원 남았다.
아직까지 월 별로 적립해 주고 있던 이용환,곽수만,이용,박정근,양화섭에게는
'이제 그만 하자.'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무어라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거듭 친구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한다.
태룡
27
ㆍ작성자
김태룡
ㆍ작성일
2006-10-26 (목)
ㆍ추천: 0 ㆍ조회: 1756
학생의날 기념일 지정 도보 여행을 다녀 와서
학생의날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하는 도보여행은 그 자체로 멋진 기획이었다.
파고다 공원에서 학생탑까지 깃발을 앞세우고
20~30명의 일고 동문들이 같이 걷는 모습은 남들 눈에 대단하게 비쳤을 것이다.
우리 동기가 맡은 구간은 독립기념관에서 공주방향 연기군 전의면까지 24Km였다.
우리는 36회 선배들과 함께 걷기로 약속이 되어 있었다.
일요일에는 모처럼 비가 내렸고, 날씨는 제법 쌀쌀한 기운마저 돈다.
같이 가기로 약속했던 사람들을 점검해 보니 나를 포함해 모두 4명.
7~8명쯤 같이 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모두 형편이 안되었던 모양.
서초동에서 출발하기로 한 36회 선배들의 버스에 올라타면 그만이었겠으나,
박춘용군이 꼭 서울로 올라와야 할 형편이고, 나 역시 귀경이 바빴다.
부득이 내 승용차를 운전하여 버스를 뒤따랐다.
독립기념관 부근 집합 장소에 모인 36회 선배님들을 보고 입이 벌어졌다.
광주에서 올라온 18명과 서울의 18명을 합하여 도합 36명이나 되었다.
여기에는 부부도 7쌍이나 있고.
이미 은퇴하신 분들이 건강을 위해 다수가 모인 것 같았는데
이처럼 성화을 이룬 것은
평상시에 동기간의 우의가 두터우신 데다
조홍규라는 걸출한 회장의 리더쉽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춘용이와 내가 마라톤을 할 채비를 했더니
석구가 자기도 달려 보겠다고 나선다.
신희석이는 선배님들과 도보팀에 남았다.
춘용이와 나는 좀 빨리 뛰고 석구는 뒤따라 뛰었는데,
평상시 등산으로 다져진 몸에 체중마저 가벼워서 그런지
석구 뛰는 폼이 사슴처럼 가벼웠다.
커다란 고개 하나를 넘는 것이 코스의 전부였다.
거의 30분 내내 언덕을 오르다가 1시간 쯤 내리 달려 도착한 곳은 전의역이었다.
요즘 대퇴부쪽 인대가 좀 말썽을 부려 내기량을 제대로 발휘하지는 못했다.
춘용이와 처음 같이 뛰는 터라 경쟁심이 생겨 겨루어 보려고 했는데
마지막엔 힘이 딸린다.
춘용이도 풀코스를 열번쯤 뛴 경력이 있는데다
기본 체력이 나와는 비교가 안되었다.
술자리를 줄이고 연습을 좀 체계적으로 하면 Sub-3를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점심을 마치고 총동장회 간사가 기념사진을 박았는데 아직 전송이 안왔다.
나중에 이 홈피에 올릴 것이다.
최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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