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날짜 : 2012. 11.06. 00:00
‘흡연, 음주, 운동부족, 스트레스….’ 우리 일상 생활양식의 변화에서 오는 건강문제에 대한 고민을 풀어줄 책이 나왔다.

‘日常에서 健康 바라보기-건강을 제게 주십시오’가 바로 그것. 이 책은 대학생들을 포함한 일반인에게 올바른 건강지식과 예방법을 소개해 이를 알고 실천함으로써 현대인이 자기 건강관리를 스스로 할 수 있는 생활태도를 학습할 수 있도록 내용을 정리해 담았다.

주요내용은 2부로 구성, 1부는 건강한 삶이라는 묶음으로 건강생활, 흡연과 음주 및 비만, 흔한 질환의 예방, 암에 관한 내용을 2부는 계절별 건강 가이드로 계절에 따라 유행하는 질병이나 흔히 발생하는 질환과 그 예방 방법을 제시했다.

대학생들이 경험했거나 앞으로 경험하게 될 생활과 관련된 건강문제를 제시한다. 지성인으로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교양을 쌓고 스스로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주체적으로 유지해 나가며, 나아가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형성해 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구성됐다. <전남대학교출판부·1만원>
 
 

추석 기념 신선대 야영기

- 출발 이전 과정 - 헌이 선출이 재수 준영이 다들 오랜 기간의 등산으로 부상과 질병에 시달림

추석 다음날 그러니까 10월 1일 월요일 오후에 신선대에서 야영을 하기로 했다. 요즘은 좀 뜸 해 졌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추석 무렵에는 지리산에 가서 달구경을 하면서 대피소에서 지내곤 하였다. 한 번은 하노이에 있는 홍업도 같이 가서 벽소령에서 즐겁고 보람있는 경험을 한 것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 있다.

이번에는 동창회장인 석풍 선생의 주창에 따라 무등산 뒷 편 신선대에서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면 좋으련만, 체력도 걱정이고 회요일에 근무가 있는 친구들도 예상외로 많아서 준호, 영목이, 윤기 등은 오려고 했지만 결국은 같이 하지 못했다. 그리하여 나, 석풍, 월연, 창산 그리고 총무 선생까지 5명이 최종 멤버로 남아 오후 3시에 산장에서 출발하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출발하려고 하니 짐이 보통이 아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신선대에는 물이 없다는 것이다. 저녁 식사도 해야 하고 술 한 잔 하고 나면 아침에 물도 많이 필요할테니 어림잡아 한 사람 당 4리터 정도의 물이 필요할 것 같다. 아참! 그러면 물 4키로, 술 3키로 그 외에 버너, 가스, 코펠, 텐트, 침낭, 겨울 옷 거기에 식사 준비까지 배낭이 20키로에 육박할 것 같다. 물은 꼬막재 샘에서 길어가면 올라가는 길은 좀 수월하겠지.

게다가 창산 선생은 지난 해부터 발목이 아프다고 하지, 월연 선생은 무릎이 안 좋다고 하지 총무님도 그리 많은 짐을 지지 못 할 것 같으니 이 짐을 어찌 지고 갈지 걱정이 앞선다. 그래도 여하튼 오랜만에 친구들끼리 야영을 하는데 2시간 정도야 어찌어찌 갈 수 있겠지 하는 자만심이 모든 걱정을 눌러 버린다.

하지만 막상 산장에 도착해서 각자 짐을 나눠서 배낭들을 보니 보통이 아니다.
 

보통 우리가 산장에서 꼬막재를 넘어서 신선대까지는 2시간이 좀 못 걸린다. 그런데 짐이 무거워서 인지 출발부터 허덕대기 시작한다. 10분 정도 밖에 안 되었는데도 벌써부터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특히 석풍 선생은 카메라까지 메고 헐떡거리는 모양이 한 여름 뙤약볕의 강아지 같다. 그래도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배낭의 크기를 보고 야영하느냐고 다들 부러워한다. 그 기분에 우쭐해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올라가는 길에 서너 번을 쉬고 서야 겨우 꼬막재 샘에 도착했다. 창산은 먼저 도착해서 물통에 물을 담고 있다.

백무동서 장터목까지 해거름에 무거운 맥주지고, 배지고 2시간도 안걸려 달려오던 창산이 발목아프다고 비실거리니 알 수 없는 세월이 한숨이 나와서, 누가 병명이 뭐냐하고 물으니, 창산왈, 그 질병의 명칭이 ‘자가면역질환’이란다. 월연이 우리조카가 10여년전에 감기기운으로시작한 병이 한탄바이러스인가? 백혈병인가? 하다 자가면역질환종류 뭐라하면서 손도 제대로 못쓰고 10여주만에 떠나드란애기를 했더니, 창산이 물을 뜨고 있다가 휘둥그레지면서 “뭐라고? 자가면역질환?“ 하더라. 쓰잘데 없는 애기해서 공포분위기 조성한다고 옆에서 누가.......

사실 창산의 발목이 부어서 걱정인데 원인을 잘 몰라서 걱정이 많다. 전대 병원에서 최종 진단은 ‘면역질환’이라고 한다. 그러니 창산이 놀랄 수 밖에...

 


다시 꼬막재 샘에서 출발해서 무등산 뒤편으로 넘어간다. 막 고개를 넘어서니 멀리서 신선대가 보이고, 눈 앞에는 가을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이 시기의 이곳에서 꼬막재를 올라가는 능선의 억새는 어느 곳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들 사이로 신선대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담양의 모습이, 오른편으로는 화순 이서의 모습이 보인다.

 

경치는 좋아도 힘든 것은 변함이 없다. 지친 몸을 이끌고 신선대로 올라간다. 예전에는 광일목장의 소들도 보이고 오고가는 사람들의 인적도 많아서 길이 수월했는데,
 
 
요즘은 사람들이 통 다니지 않는지 가는 길에 관목과 덤불이 수북해서 여간 귀찮지가 않다. 올라 가는 길에 잠시 쉬어 뒤편을 바라보니 무등산의 뒷 모습이 한 눈에 들어 온다. 무등산 오른쪽으로는 저무는 저녁 해가 구름에 가리고, 억새에 햇빛이 반사되어 아늑하면서도 고즈넉한 풍광을 만들어 낸다.

 

드디어 신선대에 도착했다. 평소 같으면 시간 반이면 충분할 거리를 2시간을 넘어 걸려 겨우 도착했다. 배낭의 무게도 한 몫 했겠지만 우리들의 체력도 예전만 못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일단 도착했으니 배낭을 풀고 짐을 꺼내서 정리하기로 했다. 우선 각자 가져온 각종 주류를 모아보기로 했다. 어이쿠!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나 많은 양의 주류를 가져왔을 줄이야! 이거를 5명이 오늘 밤에 모두 처리해야 한다니. 더구나 창산은 술을 안 하신다 그러시네.
 
 
 

그 걱정은 나중으로 미루고 야영을 왔으면 날이 어둡기 전에 텐트를 쳐야지. 각자 자리를 잡고 텐트를 치기 시작한다. 석풍 선생 2인용, 월연, 창산, 총무 각각 1인용 총 4개의 텐트를 치기 시작한다. 창산은 침낭 밑에 까는 깔판을 가지고 오지 못해서 텐트 밑에 억새며 잡풀을 부지런히 나른다. 20여분에 걸쳐 텐트를 치고나자 그럴듯한 야영장이 되었다.

이제 텐트도 다 쳤겠다. 즐거운 식사와 유흥만 남았다. 석풍 선생이 준비해 온 삼겹살을 구워가며 온갖 종류의 주류를 섭렵한다. 일단 복분자부터 한 잔하고, 그 다음에는 포도주, 그 다음에는 양주 등등 자알도 들어간다. 월연 선생은 자그만 스피커로 샹송을 틀어놓고 흥을 돋운다. 그렇지! 이만하면 족하지 아니한가?

 
 
  
 
무등산 뒤편을 신선대에서 보는 광경은 정말 멋있다. 특히 오늘처럼 친구들끼리 하룻 밤을 지새면서 이런저런 이야기에 적당한 알콜이 들어가니 신선이 부럽지 않다.

어느 정도 술이 들어가니 창산 선생이 드디어 발동이 걸렸다. 우선 하모니카를 꺼내서 한 곡조 해댄다. 가을 밤에 산에서 듣는 하모니카 소리가 좋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덩달아 총무님도 멋진 노래를 뽑아보고, 월연 선생은 마냥 흐믓한 표정으로 가을의 즐거움과 충만함을 온 몸으로 느낀다. 하기야 우리가 이런 즐거움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누릴 수 있겠는가? 그렇게 신선대의 가을 밤은 깊어만 간다. 그 이후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술 놔두고 양봉이 자는 것이 세월탓인가보다 하고 흉보다 나머지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벌써 창산 선생님께서 된장국을 끓여 놓으셨다. 알딸딸한 작취에 풋고추가 들어간 얼큰한 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으니 그 또한 산에서의 일미라. 아침 일찍 하산을 하려 했는데 가을 산에서는 텐트가 잘 마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깜박 잊고 있었다. 다들 텐트를 말리고 개느라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는데, 월연 선생과 나는 어제 밤에 미처 끝내지 못한 맥주들을 처리하다 보니 어느 새 배낭 정리가 다 되었다.

(나(재수)는 마실 생각이 없는데, 양봉이 억울해서 못지고 내려간다고 다먹을 때까지 못내려 갈꺼같은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다른사람 아무도 못먹겠다하고, 별수 없이 거들어서 겨우비웠다)
 

이제는 신선대를 뒤로 하고 다시 인간이 사는 세상으로 복귀한다. 다시 또 마누라 걱정, 자식 걱정, 부모님 건강을 걱정하고 시시콜콜한 인간사에 울고 웃는 세상으로 내려온다.

그런데 싸가지고간 음식가운데 유일하게 아침까지 먹지 못한 것이 있는데, 양봉이 특별히 준비한 메밀소바 라. 메밀육수를  정성드려 만들어 무우다져서 냉동까지해서 가지고왔는데, 도착하자마자 그것부터 먹자는 걸, ‘술 먼저하고 저녁먹고 야식으로먹자’하고 ,술먹고, 도시락먹고하다 못먹었다. 아침에 내려오면서 ‘버려분다, 버려분다 내가 만든 육수가 얼마나 맛있는데 ....화신모밀소바보다 훨씬맛있는데......’ 하고 뚜덜거리더라.
 
그래 모두 걱정마라, 먹을테니까 ‘그거 가지고 화실모밀 가서 직접비교해보자‘고 달래고 달래서 드디어 산장(옛날 숙박시설)에 도착해서, 화신모밀까지가서 비교하면서 먹기는그러고, 여기서 이거 먹고 화신모밀가서 먹어보자하고, 먹었다. 정말 한저금씩 먹어봤더니 역시 달지않고 매꼼한 맛과 똑쏘는 겨자맛이 일품이더라.

모밀맛 비교하자하고, 화신모밀와서 온모밀/마른모밀시켰다. 역시 마른모밀은 단맛(아마 조청맛같은데)이 우리입맛에 먹기가 참그렇더만. 역시 양봉 메밀소바가 훨씬 우수하더라.
 
 화신모밀, 옛날 맛 그대로고, 여전히 여사장님은 불친절하고. 메밀국수는 다른데 비교하여 아주 너무 쫄낏거리는 거 같고.......,
 
그리고 조용히 집에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