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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는 여름을 향해 가고있다.
두바이에는 계절의 이름이 두 개 있다. 11월 부터 4월 까지는 겨울이고, 5월부터 여름이다. 겨울에는 낮 기온이 40도 이하이다. 4월말에 가까와진 오늘은 38도 쯤 되었던 거 같다. 여름엔 해가 걸어져서 겨울보다 한결 덜 춥다. 베란다 문을 여니 대형 히터 앞에 선 것처럼 열풍이 내 몸을 휘감는다. 오늘 토요일은 사무소는 쉰다. 본사 결산 절차에 맞추느라 낮에 은행 일을 보고 왔다. 내가 만나는 HSBC 두바이 지점 은행원(인도인이 95%)들은 다음 중 하나 이상을 가지고 있다. '우리 은행에는 그런 규정이 없다'라고 말하기. 모르면서 아는 체 하기, 동문서답, 다음으로 미루기, 다른 사람에게 떠 넘기기... Guarantee Letter 예치금에 대한 확인서가 필요한 것이었는데. 세 사람에게 돌아가면서 설명하고, 전화로 매니저라는 사람에게 한 번 더 설명하고 나서, 그 내용을 다시 letter로 작성해서 제출하였다. 일주일 내에 잔고 증명을 받아 볼 수 있을까? 본사에서는 며칠씩이나 기다려야 한다는 걸 이해하기 어려울텐데... 오후 4시에 KBS 9시 뉴스를 시청하고, 오후 5시에 책 한 권 들고 아파트 아래 찻집으로 향했다. 늦겨울 달구어진 태양이 옆으로 비껴 있으니, 파라솔 아래에서는 차 한 잔 할 수 있겠지. 겨울 햇볕인데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10 디램짜리 딸기 주스가 시원하고 달콤하였다. 책을 한 시간 반 쯤 읽었다. 아싸, 해피 엔딩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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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목
2008-04-27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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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사나이가 어느 날 오후 즐기는 나른한 피곤함, 실 눈을 뜨고 힐 끗 쳐다보는 게으름. 천천히 사는 것의 즐거움!!! 문득 어느 영화에서 보았던 한 장면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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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룡
2008-04-2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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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하석의 삶에서 생 텍쥐베리의 알제리 사막비행을 연상한다. 낯선 문화에 대한 긴장, 나른하고 느긋한 일상으로의 복귀. 각기 다른 삶이 보여주는 지독한 패러독스. 그렇게 사는 것이 부럽고 좋아 보이더니 문득 내가 사는 모습을 본다. 어느 듯 나이는 50 고개를 넘어가 버렸고, 나는 여전히 무언가 부족하다면서 쫒기며 산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는다. "천국이든 극락이든 내 마음 속에 있다." 늘 아귀다툼을 하다가 간간히 정신을 차려보는 범부의 세상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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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
2008-04-3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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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우리 나이에 찻집에서 사람들이랑 씨부렁거리지 않고 책읽는 놈 박하석이 빼고 몇놈이나 되노? 부럽구만, 그 마음의 여유가... 하석아, 여름 잘 보내라. 한국 같으면 보신탕 아니면 삼계탕이라도 푹 고아서 먹이겠다만. 항상 여유롭고 밝은 얼굴 생각난다. 지금도 그 얼굴 그대로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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