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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태룡
작성일 2005-12-28 (수)
ㆍ추천: 0  ㆍ조회: 2326   
수만이는 큰 복받을 껴.
사흘 전이었던가?
드디어 기다리던 소식이 전화기를 타고 들어 왔다.
"나 수만인데 복수 아들놈 소년가장으로 등록은 했다.
그런데 등급이 좀 낮아서 국가에서 지원하는 현금은 없고,
병원비와 학비만 면제 되니 그리 알아라."

뛸 듯이 기뻤다.
이제 되었다.
정빈이가 캐톨릭 수녀회에서 운영하는
부산 알로이시오 전자기계공고(www.boystown.hs.kr)를 갈 수 있게 되었다.
그 학교는 기숙사와 학비가 전액 면제 되는데다가
교육 내용이 튼실해서 취업이나 진학이 매우 잘되고 있다.
특히 삼성그룹과 자매학교라서 기능공 특채도 매우 많다고 한다.
이 학교는 등록되거나 확인된 불우 청소년중에서 중학교 내신성적으로만 선발한다.

이제 정빈이는 사회단체의 지원을 받을 루트를 확보했다.
연말에 국민은행, 현대증권 한국전력 등 대기업들이 소년소녀 가장을 돕는다고 법석들인데
거기에 등록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그간 모아둔 돈을 조금 헐어
정빈이 옷도 사입히고 용돈도 좀 줄 수 있을 것 같다.

철없이 이혼하고 집나간 엄마는 친권포기를 안해주고 있고,
국가유공자 연금을 받는 할머니 통장에 돈이 좀 남아 있다고 해서
정빈이는 규정상의 소년가장 등록요건을 못갖추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실제로는 아무도 돌보지 않고 있었다.
친인척 누구도 단돈 일원도 안내놓으려고 한다.
이제 중2짜리더러 어떻게 살라고...
광명시에서 평소 복지사회 활동을 하던 수만이가
동장과 사회복지사를 찾아가 설득한 끝에 소년가장 등록증을 받아낸 것이다.
수만이는 복받을껴, 그것도 아주 많이.

방학이 시작되면서 정빈이 영어 보충수업을 어찌할 것이가를 놓고
며칠째 고민을 했다.
마누라를 달달 볶아 학원 단과반에 알아보게 했으나 신통한 방법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EBS인터넷 강의를 듣게 하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장 새 컴퓨터를 하나 사주고 파워컴을 불러 인터넷선을 깔았다.
애가 얼마나 좋아 하는지....
이제 정빈이가 다른 집 애들처럼 핸드폰에 인터넷으로 무장을 해서 그러지
목소리가 밝아지고 힘이 생긴 듯하다.

컴퓨터 가져다 설치해 주며 한참이나 잔소리를 해댔다.
이번 방학 때 니 운명이 결정된다.
평시에는 죽어라 공부하고 주말 한나절만 푹 쉬어라.
그 땐 아저씨랑 국립박물관 가자꾸나.

지난 기말고사에서 정빈이는 놀라운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4일간 시험에서 내리 사흘을 새벽 4시까지 공부했다.
성적이 바닥에서 중간까지 단숨에 뛰어 올랐다.
영어는 어쩔 수 없었다.
그리고 친구에게 책을 빌려주고 못받아서 체육점수가 엉망,
도덕 시간에 졸다가 망친 것 빼고는 80점대가 여럿이고 국어는 91점이나 되었다.

기말시험 끝나고 학원에서 정답을 맞춰보자마자
핸드폰에 과목별 점수를 문자메시지로 보내 왔다.
고맙게도 정빈이가 삶의 의지를 되찾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힘을 보태준 친구들의 정성이 모아져서 꽃을 피우기 시작한다.

방학날 밥을 사주면서 말했다.
실업계 학교에 가더라도 열심히 공부해서 사관학교나 카이스트에 도전해 보자고.
그러기 위해서 중학교 영어 본문을 한주에 한단원씩 통째로 외우고
주말에 내가 그 결과를 확인해 보기로 했다.
정빈이는 만난 지 반년 만에 키도 10Cm나 자랐다.

정빈이라는 여리디 여린 애가 어느날 내 곁으로 다가와
전혀 예기치 않앗던 복을 소롯이 보내오고 있다.
언제부턴가 준비되어왔었겠지만
내 계산으로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이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감사할 따름이다.

친구들아!
병술년 새해를 맞이하여
두루두루 평안하고 기쁜 일이 가득 넘치기를 기원한다.

새해 인사를 가름하며
태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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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빈이 후원금은 지금 460만원 남았습니다.
매월 학원비, 휴대폰비, 인터넷사용료를 내 줍니다.
이번에는 컴퓨터도 사주었습니다.(899,000)

후원계좌는 곽수만, 국민은행, 234301-04-029979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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