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예술/인문/사회

 

 

 

작성자 김태룡
작성일 2007-01-14 (일)
ㆍ추천: 0  ㆍ조회: 4232   
추사 김정희 서거 150주기 특별전(www.choosa.or.kr)
얼마 전에 추사 특별전에 다녀 왔습니다.
예술의 전당 서예관에서 2월 25일까지 전시됩니다.
전시품은 추사의 詩.書.畵 및 동시대 작가들의 여러 미술품 들입니다.

이번 추사전시회는 추사가 문화적, 인간적인 교류하던 흔적을 집대성하여 보여 줌으로써
추사가 왜, 어떻게 당대를 대표하는 절정의 고수가 되었는가를 설명합니다.
즉 추사의 글씨들을 2십대부터 서거 며칠전인 73세 때까지 보여 주고,
더불어 동 시대 대표 지성인들의 작품을 비교전시합니다.
또 그의 가족관계와 가족이 남긴 한글편지들도 나와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를 둘러 보고 나서야 왜 추사가 그토록 위대했고,
추사 사후에 수도 없이 많은 기획전시회, 연구 학술대회가 지금까지 가멸차게 지속되고 있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나는 추사가 고증학의 대가이고, 실학자로서 최고봉이었으며, 파격의 글씨를 창안한 예술가라고만 알았습니다.
그리고 추사체를 '뭔지 모르지만 멋있다. 아름다운 것 같다.'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추사가 당시 청나라를 비롯한 대표 지성들이 추구하던 인문학의 절대적 영역에서
천하평정을 하고 그 사실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19세기 초엽 영정조의 번성한 국력에 힘입어
우리나라에는 실학이 완성기에 이르렀고,
예술적으로는 겸제 정선으로부터 주도되어
표암 강세황,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으로 이어진 진경산수가 무르익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양명학에 이어 고증학이 새로운 학풍으로 주류가 되었는데
그 중 금석학에 대한 연구가 뜨거운 주제였습니다.

추사는 중국의 금석비문을 채집한 탁본 연구자료의 분석과 해석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 중국의 고전적 비문을 탁본하고, 우리나라의 비문을 보태었을 뿐 아니라
글자 자체를 한대의 예.전서와 구양순,조맹부를 통합하여 뛰어 넘는 독창작인 수준으로 재창조해냈습니다.
따라서 추사체는 文史哲에다가 藝를 보탠 경지에 이르른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추사는 북한산 매봉에 세워진 비가 진흥왕 순수비라는 사실을 밝혀 내기도 합니다.

또한 추사는 불교에 있어서도 대가의 반열에 이릅니다.
전북 일대에서 학문적 권위가 높던 백파선사와 불교교리 논쟁을 치열하게 전개하였고,
茶로 유명한 강진 白蓮庵의 草衣禪師와도 깊게 교류합니다.
추사는 초의에게 "一爐香室 ; 차 끓이는 향로에 향불을 피워 둔 禪茶一味하는 방"이라는 글씨를 보내줍니다.
( 저는 그 글씨를 전각한 편액 하나를 구해 제 사무실에 걸어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추사전의 다른 명칭이 <文字般若>입니다.
즉, 문자를 반야(불교에서 지혜라고 해석합니다.)의 수준에서 본 것이지요.
강남 삼성동의 봉은사에 가면 경판을 보관한 전각의 편액 즉, <板殿>이라는 글씨를 볼 수 있습니다.
추사가 죽기 1주일 쯤 전에 썼다고 하는 데 추사가 쓴 최고 명작 중 하나입니다.

전시회에 가서 어떤 사실에 대한 해석만 하고 온다면 학술연구회에 다녀온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어떤 전시회든 명작, 즉 Mastapiece를 대해 마주 서면
작품으로부터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기운이 몰아쳐 들어옴을 느낍니다.
전시회를 자주 찾고 작가를 많이 알면 그 감동이 더하겠지요.
그러나 전혀 문외한이라도 소위 불후의 명작을 대하면
작품을 해석하러 들기 전에 작품이 강하게 말을 걸어 옵니다.

이번 추사전에 가보시기를 권합니다.
추사의 자화상, 추사의 대작과 소작으로 구성된 서화들의 향기를 흠향하는 기회입니다.
다만 이 전시회에는 국보로 지정된 歲寒圖 등 대표작들이 나오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금년에 간송미술관, 국립박물관, 과천문예회관 등에서 다투어 전시회를 하다 보니
세한도 소장자인 어떤 개인이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보내지 않았답니다.

흥선 대원군은 석파라는 호를 쓰면서 난을 잘 쳤습니다.
파락호시절 난을 쳐주고 먹고 살았다지요.
그런데 대원군이 추사의 제자입니다.
이번 전시회에 가면 추사가 자신의 양아들에게 쳐준 난과 석파란을 다 볼 수 있습니다.
당대의 쟁쟁한 대가의 不作蘭 그림들을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이 전시회에 다녀오신 분들과 화달을 마친 후 소주를 마시며 추사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좋은 휴일 보내시기 바라며
  0
3500
16 [이사람] “5월의 기억…영화와 다른 감동 선물” 임성래 2010-04-22 2956
15 12월 1일(화) 7시 서울 아르페지오 클래식 기타 연주회 고정석 2009-11-19 13615
14 김동현 동문 국악연주 동영상 outsider 2009-05-07 3726
13 디즈니 감독들의 창의력 비결 김훈종 2007-10-01 4602
12 추사 김정희 서거 150주기 특별전(www.choosa.or.kr) 김태룡 2007-01-14 4232
11 원교와 창암 글씨에 미치다 [2] 최준호 2005-06-30 4611
10 Re..원교와 창암 글씨에 미치다 김태룡 2005-06-30 4197
9 정여립 사건의 진상 김태룡 2005-04-30 4820
8 15-18세기 韓國思想文化 강좌 개최 최준호 2005-03-04 4072
7 古建築 香氣 김태룡 2005-02-13 3847
6 윤석화의 <위트>를 봤어요. 김태룡 2005-02-12 3666
5 박규 이야기...(펌) 범희변 2004-09-04 23846
12